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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프랑크푸르트 프로젝트' 핵심 '키맨'은 재독교포 2세 윤모씨

중앙일보 2016.11.03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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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북쪽으로 25㎞ 떨어진 쇤네 아우스지히트가 9-13번지의 `비덱 타우누스호텔`. 최순실씨가 지난 5월에 구입했다는 이 호텔 외벽에는 간판을 뗀 흔적이 남아 있다. 차세현 기자

최순실(60·구속)·정유라(20)씨 모녀가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제2 근거지’로 조성하는 데 재독 교포 2세 윤모(48)씨가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씨는 프랑크푸르트 전 한인회장의 장남으로 정씨의 현지 독일어 선생으로 돼 있다. 한국에선 최씨의 ‘한국 아지트’ 테스타로싸 커피숍(서울 논현동)에 독일산 커피를 납품하는 등 최씨와 함께 여러 사업을 진행한 것으로도 확인됐다.

3일 최씨 측근 등에 따르면, 윤씨는 한국과 독일을 오가며 최씨의 현지 법인 설립 과정에 참여했다. 한국(최철 변호사)과 독일(박승관 변호사)을 잇는 법률라인도 구성했다. 그동안 수면 위로 드러난 적 없던 윤씨가 최씨의 ▶독일 ‘제2근거지’ 구상 ▶독일에서의 행적 ▶현지 법인 설립 목적 ▶자금이동 등을 가장 잘 아는 이 사건의 핵심 인물일 수 있다는 뜻이다.

윤씨와 최씨의 인연은 199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최씨의 전 남편 정윤회씨가 독일산 얀센 커피 등을 수입하느라 프랑크푸르트를 오갈 때였다. 윤씨 아버지는 당시 교민 사회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며 최씨 부부와 친분을 쌓았다. 윤씨 아버지는 “이 과정에서 아들(윤씨)이 최씨 부부의 통·번역을 맡고 서류 관련 업무 등을 처리하며 신뢰 관계를 쌓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후 윤씨는 프랑크푸르트에서 식음료·IT 등 여러 사업에 손을 댔다. 하지만 이 사업들이 실패하면서 "윤씨에겐 ‘사기꾼’ 딱지가 붙었다”고 한다. 윤씨 아버지는 “아들(윤씨)은 그후 한국에서 온라인쇼핑몰 등의 사업을 하며 독일과 이탈리아를 자주 오갔다”고 말했다.

최씨는 프랑크푸르트에 ‘제2 근거지’를 조성하기 위해 이런 윤씨가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윤씨는 한국서 최씨와 여러 사업을 진행하며 ‘동업자적 관계’도 구축된 상태였다. 최씨 지인들은 "윤씨는 최씨가 존대하는 몇 안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윤씨는 2013년 말 최씨 돈으로 유럽산 여행용 가방을 병행수입해 TV홈쇼핑에서 판매했다. 이 가방업체 등기부등본엔 윤씨가 대표이사와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다. 윤씨는 이듬해엔 최씨의 커피숍 ‘테스타로싸’에 독일산 커피를 직접 납품하기도 했다.

윤씨는 프랑크푸르트 현지에선 독어를 못하는 모녀를 대신해 ▶현지 법인 설립 담당 법률대리인 선임 ▶장기 체류용 주거지 구입 ▶현지 수행인력 조달 등을 맡았다. ‘총괄 집사’ 역할을 한 셈이다. 실제로 윤씨는 최씨의 법인 설립을 담당한 박승관 변호사, 최씨 모녀의 살림 및 정착을 도운 박모씨를 소개했다. 박변호사와는 어릴 때부터 함께 축구클럽을 한 선후배 사이였고, 박씨와는 ‘특별한 친분’이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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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씨 모녀의 독일 첫 정착지였던 예거호프 승마장 계약을 노숭일 K스포츠재단 부장과 함께 현지에서 진행한 것도 윤씨였다. 이 승마장의 프란츠 예거 대표는 “데이비드 윤이라는 사람이 실제 계약을 주도했다”며 “독어를 하는 사람은 그가 유일했다”고 말했다.

윤호진 기자 yoong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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