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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M] 마블 히어로 격돌, 내전은 시작됐다 '캡틴 아메리카:시빌 워'

중앙일보 2016.04.22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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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의 세계에선 언제나 모든 게 명쾌했다. 악당들이 지구 정복을 시도할 때마다 어벤져스 군단은 그들의 음모를 저지했고, 그 후 함께 샤와르마(Shawarma·어벤져스가 먹던 아랍 전통 음식)를 먹으러 가곤 했다.

그러나 이 싸움은 다르다. ‘캡틴 아메리카:시빌 워’(원제 Captain America:Civil War, 4월 27일 개봉, 앤서니 루소·조 루소 감독, 이하 ‘시빌 워’)에서, 어벤져스의 ‘양대 산맥’ 캡틴 아메리카(크리스 에반스)와 아이언맨(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은 국가가 수퍼 히어로의 활동을 관리하는 초인 등록법을 두고 입장이 팽팽히 엇갈린다.

‘퍼스트 어벤져’(2011, 조 존스턴 감독) ‘캡틴 아메리카:윈터 솔져’(2014, 앤서니 루소·조 루소 감독, 이하 ‘윈터 솔져’)에 이어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인 ‘시빌 워’는, 두 영웅 진영의 결전을 통해 향후 MCU(Marvel Cinematic Universe·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미래에 막대한 변화를 미칠 전망이다. 이제 내전(Civil War)은 불가피해졌다. 자유 대 질서 그리고 캡틴 아메리카 대 아이언맨. 이제 당신의 선택만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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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수퍼 히어로 영화계 트렌드는 ‘부부 싸움’이라 부를 만하다. ‘배트맨 대 슈퍼맨:저스티스의 시작’(3월 24일 개봉, 잭 스나이더 감독, 이하 ‘배트맨 대 슈퍼맨’)에 이어 ‘시빌 워’까지, ‘영웅 대 악당’이 아닌 ‘영웅 대 영웅’의 전투가 스크린에 연달아 등장하니 말이다. 단, 차이점은 있다. ‘배트맨 대 슈퍼맨’이 정의에 대한 서로 다른 철학을 가진 두 영웅의 싸움 이야기라면, ‘시빌 워’는 ‘지구를 지키는 일에도 통제가 필요한가’라는 이슈를 두고 대립각을 세운 두 집단의 결투다.

2006년부터 2007년까지 연재된 원작 만화 『시빌 워』(마크 밀러 지음, 시공사)는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맨의 대결을 다뤄 큰 화제를 모았다. 일부 영웅들의 경솔한 행동으로 민간인이 희생되자, 공식 허가받은 수퍼 히어로만 활동이 가능하도록 정부에서 ‘초인 등록법’을 발표한다는 게 원작 만화의 줄거리다. ‘시빌 워’에서는 어벤져스 멤버들의 과거 행적이 도마에 오른다. 악당과 싸우면서 불가피하게 미국의 뉴욕·워싱턴 DC, 동유럽의 가상 국가 소코비아 등을 초토화시켰기 때문. 사람들이 점점 어벤져스의 힘을 두려워하자, 미국 정부는 어벤져스 멤버들에게 ‘소코비아 협의문’에 서명하라고 압박한다. 이는 177개 국가가 수퍼 히어로의 활동을 감시·통제하도록 규정한 협의 문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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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제안을 가장 먼저 지지한 사람은 군인 출신 캡틴 아메리카가 아닌, 억만장자 기업가 토니 스타크(아이언맨의 본명)다. 원래 그는 정부의 간섭을 끔찍이도 싫어했다. 하지만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2015, 조스 웨던 감독, 이하 ‘어벤져스2’)에서 자신의 공포와 오만함으로 사악한 인공지능 울트론(제임스 스페이더·목소리 출연)을 만들게 됐고, 그 죄책감에 못 이겨 정부의 제안을 반긴다. 아이언맨 곁에는 뜻을 함께한 네 명의 영웅이 있다. 엄청난 애국심을 가진 군인이자 토니의 친구인 워 머신(돈 치들)은 물론, 미지의 국가 와칸다에서 온 영웅 블랙 팬서(채드윅 보스먼)도 정치적 이유로 아이언맨을 돕는다. 세계를 보호할 가장 합리적인 방법을 찾던 비전(폴 베타니)도 협의문의 내용에 찬성한다. 가장 의외의 멤버는 블랙 위도우(스칼렛 요한슨)다. 전편 ‘윈터 솔져’에서 캡틴 아메리카와 끈끈한 동료애를 다진 그는, 이번만큼은 아이언맨의 편에서 캡틴 아메리카의 마음을 돌리려고 설득한다. 루소 형제 감독은 “‘시빌 워’의 영웅들은 정치적 신념과 친분·원한 등 저마다 다른 이유로 진영을 선택한다. 그 명분을 설득력 있게 그리려 했다”고 말했다.

고석희 기자 ko.seokhee@joongang.co.kr 사진=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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