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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국내각 구체안 합의 못하다가 하야·탄핵 외치는 야권

중앙일보 2016.11.03 02:19 종합 3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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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우상호·국민의당 박지원·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왼쪽부터)가 2일 국회에서 청와대 개각과 관련해 회동을 했다. 야 3당은 김병준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을 위한 모든 공식 절차에 불참한다고 밝혔다. 여당만으로는 ‘재적 의원 과반 출석과 출석 의원 과반 찬성’이 필요한 인준 표결을 할 수 없다. [사진 오종택 기자]

야 3당은 2일 김병준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준을 거부하기로 합의했다.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 등 야 3당 원내대표들은 이날 긴급 회동을 통해 김 후보자의 인준을 위한 모든 공식 절차에 불참한다고 밝혔다. 국회의원 300명 중 새누리당 소속 의원은 129명이다. 반면 민주당 121명, 국민의당 38명, 정의당 6명, 무소속 6명을 포함한 범야권 의원은 171명으로 과반을 점하고 있다.

김병준 총리 후보 인준 거부 합의
우상호 “과거 야권 인사 내세운 꼼수”
김종인 “예상대로 헬렐레한 추천”
문재인 “해법 없으면 비상한 결심”
더민주, 하야 당론 결정은 못 내려
안철수 측 “거리 투쟁 논의할 것”

여당만으로는 ‘재적의원 과반 출석과 출석 의원 과반 찬성’이 필요한 인준 표결도 시도할 수 없다. 표결 전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지만 청문회를 개최할 청문특위도 구성할 수 없다. 야당이 입장을 바꾸지 않는 한 김 후보자는 인준은 고사하고 청문회장 문턱도 밟지 못할 상황이다.

야당은 “중립내각 추천 과정은 고사하고 전화 한 통 하지 않았다”(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제2의 최순실 내각 총리를 전격 임명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 토론회 축사에선 “‘엿 먹으라’는 식의 일방적 인선”이라고 비난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도 “과거 야권에 몸 담았던 인사를 내세우면 야당이 꼼짝 못할 거란 꼼수로 매우 졸렬하다”며 “민주당은 바보가 아니다”고 말했다. 총리 후보로 거론되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통화에서 “내가 헬렐레한 총리를 임명할 거라고 했잖나. 박근혜 정부 수준이 그 정도라는 것”이라며 “이 정부에 기대할 것은 없다”고 말했다.

야권은 그간 거국중립내각과 관련해 이견이 있었으나 이날 인선을 기점으로 대통령 하야와 탄핵 카드도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는 전남 나주학생운동 기념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적어도 국회에서 추천받은 총리 후보자를 중심으로 거국내각을 꾸려야지 청와대가 셀프 거국내각을 만든 걸 어느 국민이 받아들이겠느냐. 박 대통령이 (거국내각을) 거부했고, 앞으로도 해법을 찾는 게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저도 비상한 결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박 대통령을 ‘당신’이라고 부르며 즉각 사퇴를 요구했다. 안 전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어 “더 이상 박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아니다. 즉각 물러나라” 고 주장했다.

민주당의 의원총회에선 강경 발언이 쏟아졌다. 이해찬 의원은 “(여론은 1987년처럼) 6월 항쟁으로 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설훈 의원이 “이제 하야 얘기를 할 수밖에 없다. 우물쭈물하다가는 오히려 우리가 당한다”고 말하자 의석에선 박수가 터져나왔다.

의총에 이어 소집된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선 하야 요구를 당론으로 정할지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익명을 원한 최고위원은 “하야 주장이 월등히 많았고 탄핵을 언급한 사람도 있었다”며 “추 대표가 종교·시민사회의 의견을 청취한 뒤 이르면 3일 의총에서 중대 결심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추 대표 등 민주당 의원들은 여의도역 인근에서 시민들에게 홍보물을 나눠줬다. 첫 거리 캠페인이었다. 당내 운동권 출신이 주축이 된 더좋은미래·민평련 소속 의원들은 광화문광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박 대통령이 물러나는 게 해결책”이라고 주장했다. 안 전 대표 측도 “거리 투쟁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글=강태화·안효성 기자 thkang@joongang.co.kr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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