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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체험장·강의실…도서관 변해야 산다”

중앙일보 2016.11.03 01:08 종합 25면 지면보기
“도서관도 이제는 변해야 해요. 단순히 책을 빌려주고 정보를 찾는 곳이 아니라 새로운 정보를 토대로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 있는 공간이 되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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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서울 남영동 아메리칸센터에서 만난 사리 펠드먼(63·사진) 미국도서관협회(ALA) 전 회장의 말이다. 2015~2016 시즌 ALA 회장을 지낸 펠드먼은 26~28일 대구에서 열린 전국도서관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1876년 설립된 ALA는 회원 수가 6만5000여 명에 달하는 비영리기관이다. 이번 대회 주제인 ‘변화하는 도서관, 세상을 리드하다’는 펠드먼 전 회장의 전문 분야다. 지난해 ‘변모하는 도서관(Libraries Transform)’ 캠페인을 론칭한 주인공이자, 1977년 일리노이 공립도서관 사서로 시작해 쿠야호가 카운티 공립도서관장까지 40여년을 현장에서 지켜본 당사자이기 때문이다.

사리 펠드먼 전 미국도서관협회장
“고가 장비 갖춰 많은 사람 활용 돕고
지역과 연계, 시민 필요한 것 제공을”

그는 “한국은 디지털 기술이 매우 발달한 나라이지만 도서관 내 디지털 플랫폼은 이제 막 도입 단계인 것 같다”며 “미국에서는 다양한 디지털 기기를 직접 체험하고 활용할 수 있는 디지털 스페이스·메이커 스페이스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테면 3D 관련 서적만 빌려주는 것이 아니라 도서관에 구비된 3D 프린터로 이를 실제 구현해 볼 수 있도록 워크숍을 진행하는 식이다.

펠드먼은 도서관과 지역사회와의 연계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최근 정보접근권의 개념이 점차 확장되고 있습니다. 저희가 문헌정보학을 배울 때 정보는 책을 의미했지만 지금은 인터넷 뿐만 아니라 각종 신기술이 새로운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수단이 되는 거죠. 당시 책이 귀했던 것처럼 최신 장비는 개인이 소유하기에는 너무 고가잖아요. 지역도서관이 그런 고가 장비를 갖추고 모두가 활용할 수 있게 해야 정보격차, 지식격차를 줄일 수 있습니다.”

도서관의 문턱을 낮추고 단지 책을 넘어서 다양한 정보를 필요로 하는 이들과 함께 하고자 했던 바람은 점차 현실이 되고 있다. 그가 13년째 이끌고 있는 쿠야호가 카운티 도서관은 27개 지점으로 확장되면서 아이들은 로봇을 가지고 놀고, 노인들은 사진 강좌에 참여하는 등 다양한 정보와 콘텐트를 제공하는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민자들이 한창 유입될 때 영어 수업이나 시민권 강의 등을 개설하고 다양한 언어로 된 책을 구비한 것처럼, 한국의 도서관도 시대의 변화에 맞춰 시민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제공해줄 수 있어야 합니다.”

글=민경원 기자 사진=전민규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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