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너의 눈이 되어줄게…늦가을 따뜻한 동행

중앙일보 2016.11.03 00:49 종합 29면 지면보기
앞이 보이지 않는 장애인들이 마라톤 풀코스 완주의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곁에서 돕는 사람들이 있다. 달리기를 통해 이웃 돕기를 몸소 실천하는 것이다. 시각장애인들과 일반 마라토너가 함께 달리는 모임인 ‘빛나눔 동반주자단’이 그들이다.

시각장애인·일반 마라토너 39쌍
끈으로 서로 연결해 희망 레이스
참가자 1m 달릴 때마다 1원 적립
심장병 어린이 돕기 캠페인도

올해 결성된 빛나눔 동반주자단은 6일 서울 잠실~성남 순환코스에서 열리는 2016 중앙서울마라톤(중앙일보·대한육상연맹·일간스포츠·위스타트 주최)에서 희망의 레이스를 펼친다. 지난 1월 결성된 빛나눔 동반주자단은 풀코스(42.195㎞)에만 19쌍(38명)이 참가하는 등 총 78명이 이번 대회에 출전한다.
기사 이미지

시각장애인 마라토너 이철성(왼쪽)씨가 마라톤 도우미 김영아 씨와 함께 달리고 있다. 빛나눔 동반주자단은 매주 토요일 호흡을 맞춘다. [사진 빛나눔 동반주자단]

이들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매주 토요일 서울 남산 일대에서 훈련을 해왔다. 일반 마라토너와 시각장애인 마라토너가 손목에 끈을 묶고 뛰기에 두 명의 호흡이 중요하다. 일반 마라토너는 시각장애인 마라토너에게 끈을 당겼다 풀면서 주로의 상황과 방향을 안내한다. 이번 대회에 나서는 여성 일반인 동반주자 이미경(51)씨는 “앞 주자와 얼마 만큼 차이를 두고 달리는지, 앞에 장애물이나 턱이 있는지 알려주는 역할을 맡았다”면서 “혼자 달리는 것보다 훨씬 체력 소모가 크지만 파트너와 함께 달리는 뿌듯한 기분은 해보지 않은 사람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또 “함께 뛰는 두 사람의 호흡이 중요하기에 서로의 성격과 달리기 습관을 사전에 파악하는 것은 필수”라고 설명했다.

2~3시간 가량 함께 뛰면서 땀을 흘리다보면 서로에 대한 믿음이 생긴다. 빛나눔 동반주자단을 이끌고 있는 시각장애인(1급) 마라토너 김정호(45)씨는 “대부분의 시각장애인들은 앞을 볼 수 없기에 처음엔 무사히 잘 뛸 수 있을지 두려움이 든다. 그러나 결승점을 통과하면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앙마라톤에서 23번째 풀코스 완주에 도전한다. 4시간 이내에 골인하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중앙서울마라톤 주최 측은 이들이 안전하게 달릴 수 있도록 마스터스 부문 맨 앞에서 출발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중앙서울마라톤은 또 달리는 것만으로 심장병을 앓고 있는 어린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2004년부터 한국심장재단과 함께 ‘1m 1원 후원’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대회에 참가한 주자가 1m를 달릴 때마다 1원씩 적립해 경제적으로 어려운 심장병 어린이에게 수술비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올해는 선천성 심장병을 앓고 있는 생후 7개월 된 민성(가명) 군을 돕기 위한 모금 활동을 진행한다. 민성 군은 태아 때 초음파 검사부터 심장병 진단을 받았고, 지난달 24일 1차 수술을 받았다.

이찬원 한국심장재단 모금팀장은 “민성 군이 수술을 잘 받을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심장재단은 대회 당일,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심장병 예방 무료 검진도 진행한다. 한편 중앙서울마라톤에선 국내에선 유일하게 휠체어 마라톤대회도 함께 열린다.
기사 이미지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