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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시급한 군사력 발전의 핵심요소

중앙일보 2016.10.28 00:00
중견·중소 방산업체 육성 시급
방산 R&D 혁신은 군사력의 핵심
 
군사전략을 뒷받침하는데 필요한 무기체계 및 장비를 적시에 안정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가 장 핵심적 수단가운데 하나가 바로 강력한 방산(防産) 기반체계다. 그런데 한국 방산의 경우, 지난 40여년 이상의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에도 불구하고 선진국들로부터 핵심기술과 부품에 대한 의존과 종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자주성의 확보라는 의미가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완성품 무기체계에 대한 의존에서 기술적 의존으로 단순히 형태만 변화된 것이다. 항공, 함정, 감시정찰 등의 첨단 핵심기술 수준이 대단히 취약한 것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국내 방산이 첨단 핵심기술 R&D에 있어 특별히 국제경쟁력을 갖춘 기술 분야를 갖고 있지 않고, 지금까지 투자효율성이 낮은 R&D를 해왔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한국 방산이 한 단계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방산 R&D 구조에 대한 혁신이 반드시 빠른 시일 내에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중견·중소업체 ‘독립적 성장’ 필요
 
첫째, 핵심기술 및 부품을 제작하는 중견·중소업체들이 독립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제도와 정책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국내 방산정책이 체계업체(대기업)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것을 동일하게 중견·중소업체에 적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체계업체(대기업)가 사업을 수주하면 협력업체(중견·중소기업)가 한시적으로 성장하고, 그 다음에 사업수주에 실패하면 함께 어려움을 겪는 지금과 같은 구조는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 체계업체는 경쟁을 해도 중견·중소업체는 기술력에 기반해 독립적으로 사업참여가 가능한 구조를 만들어야 중견·중소업체를 육성·발전시켜 나가는데 필요한 구체적인 전략을 모색하는 것이 가능하게 된다.
 
방산원가 검증 개선
 
둘째, 방산원가 검증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 체계업체와 동일한 원가검증 잣대로 중견·중소업체를 통제하는 방식은 잘못된 것이다. 핵심기술 및 부품을 제작·생산하는 중견·중소업의 기술과 노력에 대한 대가를 반드시 인정해 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체계업체와 달리 중견·중소업체는 방산원가 검증을 시장가격 기준으로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핵심 원자재와 부품을 개발·생산하는 중견·중소업체에게는 인센티브를, 그리고 부품을 해외로 수출하는 업체에 대해서는 정부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어야 한다.
 
부품국산화 R&D 지원
 
셋째, 종합군수지원(ILS)을 효율적·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기존 중견·중소업체의 부품국산화 관련 R&D에 많은 지원을 해야 한다. 무기체계 수명주기비용을 보면, 체계연구 및 개발이 10%, 생산이 30%, 그리고 운용 및 지원이 60%를 차지하고 있다. 첨단화된 무기체계의 경우 운용유지에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기존 무기체계 및 장비의 효율적인 군수지원을 위한 하나의 방안으로, 앞으로 해외로부터 무기체계 및 장비를 구매할 시, ‘부품사용기록확인서’, ‘부품사용연한기록확인서’ 등을 확보, 그것을 토대로 중견·중소업체가 부품 국산화를 할 수 있는 품목을 선정, R&D에 돌입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우리 군의 장비유지 시, 고질적인 병폐가운데 하나인 부품부족 문제를 예방한다는 차원에서 대단히 중요하다.
 
중견·중소업체 ‘틈새전략’ 필요
 
넷째, 민간의 혁신적인 중견·중소업체가 군의 획득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연구개발( R&D) 프로그램을 마련, 제시해야 한다. 연구개발을 할 때에는 주요 무기체계 위주의 시스템 개발보다는, 주요 부품의 국내 생산 및 이를 통한 무기체계의 기술적 성능향상 및 개량을 유도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 이스라엘, 싱가포르처럼 방산 선진국들에서 통제하고 있는 주요 핵심기술, 구성품, 부품 등을 집중 개발하는 ‘틈새전략’(niche strategy)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해외로부터 무기체계를 직구매할 시에도 운용유지(성능개량)에 필요한 핵심기술 및 부품의 R&D에 곧바로 착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방위사업청이 2008년부터 시작한 ‘신개념기술시범사업’(ACTD) 예산은 바로 이런 기술개발 과제에 투입되어져야 한다. 지금처럼 군의 소요와 부합되지 않는 과제에 투자, 전력화로 연결시키지 못해 예산만 낭비(총 534억 원 투자예산 중 404억 원 낭비)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위에서 제시한 4가지는 현재 위기에 처한 우리 방산이 기술적 돌파구를 마련하자는 것이다. 또, 무기체계에 대한 R&D와 생산을 합리화하고, 경제적 합리성을 증대시키며, 규모의 경제를 확립하고, 국제시장에 성공적으로 침투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빠른 시일 내에 실행에 옮겨야 하는 방안들이다.

김종하 한남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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