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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기권 결론만 기억” 여당 “북에 물었는지나 대답을”

중앙일보 2016.10.24 01:27 종합 8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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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문재인(사진) 전 대표가 23일 ‘송민순 회고록’ 논란과 관련, 원고지 11장 반 분량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문 “사악한 종북 공세 끝장 볼 것”
하태경 “중재 않고 참석만 했다더니
문재인 자서전선 중재했다고 고백”

‘저의 길을 가겠습니다’란 제목의 글에서 문 전 대표는 2007년 11월 유엔 대북결의안 기권 과정을 직접 밝히지 않은 것에 대해 “10년 전 일인 데다 회의록 등이 없어 모든 일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기억나지 않는 대목을 기억나지 않는다고 밝힌 게 무엇이 문제인가”라고 반문하면서 “참석자들은 내가 결의안에 찬성하자는 입장이다가 결국 다수 의견을 따랐다고 하지만 결론이 기권이었다는 것만 기억날 뿐 찬성했다는 사실은 기억나지 않는다. 그래서 (처음엔 결의안에 찬성했다는 게) 유리한 대목임에도 불구하고 정직하게 기억나지 않는다고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2007년 11월 18일 청와대 서별관회의 이틀 전인 16일 안보정책조정회의에서 이미 유엔 결의안에 기권하기로 했다는 대목은 사실로 받아들였다.

문 전 대표는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회고록에 나오는 ‘(18일 회의 참석자들이) 이구동성으로 왜 이미 (16일) 결정된 사항을 자꾸 문제 삼느냐고 불만을 터뜨렸다’는 기술이 사실을 말해 주고 있다”며 “송 전 장관이 (16일) 결정된 사항을 뒤집기 위해 (18일까지) 두 번 이상 거듭 문제 삼았다는 뜻”이라고 했다. 그는 “국민을 편 가르고 증오하게 만드는 새누리당의 사악한 종북 공세에 끝까지 맞서 끝장을 보겠다”는 말도 했다.

문 전 대표도 이날 “안보실장이 주재한 회의를 마치 내가 주재해 결론 내린 것처럼 기술하는 중대한 기억 착오를 범했다”고 송 전 장관을 비판했다. 하지만 문 전 대표가 2011년 6월 발간한 자서전 『운명』에선 “안보 문제는 청와대 안에서도 의견차가 커 중재해야 하는 일이 많았다. 비서실장이 되고 나선 매주 안보정책조정회의 멤버로도 비슷한 역할을 했다”고 썼다. 또 “안보정책조정회의에서 통일부 장관과 외교부 장관이 토론 끝에 얼굴을 붉히는 일도 있었다”며 “청와대가 가운데서 중재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안보정책조정회의 참석만 했지 중재와 조정은 안 했다던 문재인! 자기 자서전엔 안보회의에서 통일부와 외교부 장관이 충돌하는 일이 잦아 자신이 주도적으로 중재와 조정을 했다고 고백했군요. 거짓말 하루도 못 가서 다 밝혀지는데. 또 내일부터는 물어보지 말라고 하겠군요. 이런 분이 유력한 대통령 후보”라고 썼다.

정진석 원내대표도 “모든 증거가 문 전 대표를 향하고 있다”며 “만약 검찰 수사였다면 증거를 부인하는 피의자는 당장 구속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건의 핵심은 결의안 기권을 북한에 물어보고 결정했는지다. 다른 말씀 마시고 이 질문부터 답하라”고 압박했다.

강태화·최선욱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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