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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뇌졸증’은 없다

중앙일보 2016.10.24 01:00 경제 8면 지면보기
요즘 같이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 자주 발생하는 병 가운데 하나가 뇌졸중이다. 뇌에 혈액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아 손발 마비, 언어장애, 호흡곤란 등을 일으키는 증상이다. 뇌동맥이 막히거나 갑자기 터져 출혈한 혈액이 굳어지면서 혈관을 막고 주위 신경을 압박해 이러한 신경 증상을 일으킨다고 한다.

뇌졸중의 발생 빈도가 높다 보니 신문이나 인터넷 등에서 이 용어가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그런데 ‘뇌졸중’이 아니라 ‘뇌졸증’이라 돼 있는 곳이 있다. 심지어 전문가의 의학 칼럼이나 병원 홈페이지에도 ‘뇌졸증’이라 나와 있는 곳이 있다. 어느 것이 맞는 말일까?

건망증·우울증·골다공증 등 증상이나 병을 나타내는 단어에 대부분 ‘-증(症)’이 붙다 보니 자연스럽게 ‘뇌졸증’이라 부르는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뇌졸중’은 다르다. ‘뇌졸중(腦卒中)’의 ‘졸중(卒中)’은 ‘졸중풍(卒中風)’의 줄임말이다. ‘졸(卒)’은 ‘갑자기’라는 뜻이 있다. 졸도(卒倒)가 그런 예다. ‘중(中)’은 ‘맞다’는 의미가 있다. 적중(的中) 등에서 그렇게 쓰인다. ‘풍(風)’은 풍사(風邪·바람이 병의 원인으로 작용한 것)로 인해 생긴 풍증을 얘기한다. 따라서 ‘뇌졸중’은 뇌에 갑자기 풍을 맞았다는 말이 된다. ‘뇌졸중’과 ‘뇌중풍’은 같은 뜻으로 사용된다.

‘뇌졸중’은 현대의학에서 뇌출혈·뇌경색·뇌혈전 등 뇌혈관 질환을 통틀어 이르는 것이다. 중년 이후에 많이 걸리는 병으로 과로·스트레스·흡연·비만 등 유발 원인이 다양하다고 한다. ‘뇌졸증’은 없다. ‘뇌졸중’ ‘뇌졸증’이 헷갈릴 때는 ‘중풍’을 생각하면 된다.

배상복 기자 sbb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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