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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무역 강화되면 되레 일자리 줄어…영국 국민, 브렉시트 결정 후 고통 겪어”

중앙일보 2016.10.24 01:00 경제 6면 지면보기
“보호무역의 고통을 겪어야 보호무역이 얼마나 나쁜지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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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달라라(67·사진) 전 국제금융협회(IIF) 총재(Managing Director)가 미국·유럽 등 세계 시장에 번지고 있는 보호무역 흐름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달라라 전 총재는 지난 21일 세계경제연구원(이사장 사공일) 주최로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강연을 했다.

전 국제금융협회 총재 찰스 달라라

그는 미국 대선 주자들의 공약을 거론하며 “국수주의와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에 따른 보호무역주의가 전 세계적으로 하나의 경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후보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미국인의 일자리를 뺏는 ‘재앙’으로 규정하고 전면 재검토를 공언했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달라라 전 총재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여파도 걱정했다.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는 최근 연설에서 “늦어도 내년 3월에 브렉시트 협상을 시작하겠다”며 “영국은 완전하게 독립된 주권국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달라라 전 총재는 “최근 2년간 들었던 연설 중 가장 두려웠던 연설”이라며 “강경한 브렉시트를 주장하며 자유무역주의에 반하는 발언을 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보호무역이 강화되면 오히려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며 “영국 국민은 이미 브렉시트 결정 이후 파운드화의 가치가 떨어지며 고통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보호무역에 따른 부작용이 심화되면 다시 자유무역 흐름이 강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각국 중앙은행의 ‘돈 풀기’에 따른 세계 경제의 ‘자산 인플레’ 문제도 지적했다. 달라라 전 총재는 “중앙은행이 국채를 대량으로 사들이고 만기를 연장하면서 부동산 등에 ‘거품’이 생겼다”며 “자산 가격은 되돌아갈 수밖에 없고 이 과정에서 전 세계 시장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핵 문제에 대해서도 “세계 경제에 큰 악재가 될 수 있다”며 “미국이 중국 등 주변국과의 협력을 통해 북핵 상황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달라라 전 총재는 미국 재무부 차관, 국제통화기금(IMF) 이사 등을 역임하고 1993년부터 2013년까지 세계 400여 개 금융기관을 회원사로 보유한 IIF의 총재를 맡았다. 한국과의 인연도 깊다. 90년대 초 한국이 자본시장을 개방할 당시 미국 측 협상 대표단에 참가했다.

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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