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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들 싸움에 등터지는 ‘한국’의 생존법

중앙일보 2016.10.24 00:23
동아시아 국제정세의 변화
한미일 안보협력 필요성 강조

 
북한의 핵개발과 미사일 시험발사가 계속되면서 한반도 주변 안보위협이 증대하고 이에 대응하는 한미일 안보협력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동아시아 국제정세의 변화는 북한문제에 국한되지 않고 중국의 서태평양 해양진출과도 연계되어 있다. 경제적으로 부상한 중국은 안보 측면에서도 군사력을 증대하고 남중국해와 동중국해를 중심으로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동아시아의 패권국가인 미국과 일본은 중국의 확장 도전에 대응하기 위하여 동맹관계를 강화하고 주변국과의 안보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일본과 중국 사이에 끼어 있는 한국을 포함한 주변국들은 양대 세력의 한편을 지지하게 되는 압력을 받고 있다. 주변국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외교나 셔틀외교를 취하는 현상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결국 한국은 외교전략적 선택에 의해 한미일 안보협력의 필요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한미일 정상, 글로벌 파트너십 논의
 
2016년 3월 개최된 한미일 정상회담에서는 북핵문제 대응을 위한 3국 공조방안에 대한 집중적인 논의와 함께, 지역 및 범세계문제 관련 글로벌 파트너십 강화방안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했다. 한미일 정상들은 북한의 핵·미사일에 대한 대응, 범세계적 테러대책, 기후변동, 납치문제 등에 대해서 연대하여 대응하기로 확인했다. UN 안전보장이사회의 북한제제 결의안의 착실한 실행을 위한 방침에 합의했고, 이슬람 과격파조직 IS에 대한 대응책으로 군사작전과 인도적 지원을 포함한 다면적이고 장기적 대처가 필요하고 관계국에의 비군사적 지원의 실시를 표명했다. 또한 중국이 해양진출을 강화하고 있는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등의 정세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쟁점은 한일 ‘정보보호협정’
북한 ‘5차 핵실험’ 이후 가능성은 높아져

 
2012년 추진하려던 한일 정보보호협정(GSOMIA)의 체결문제가 한미일 안보협력의 안건으로 다시 부상했다. 2016년 3월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미일 양국은 GSOMIA 체결 필요성을 강조한 반면 한국은 다소 시각차를 드러냈다. 미국이 3국간 안보협력이 필수적이라고 하자, 일본은 한미일 협력을 안보분야에서 추구하고 모든 분야에서 강화해 나가자고 했다. 한일간 GSOMIA 체결을 디딤돌로 삼아 3국간 군사협력을 한단계 발전시킬 수 있다는 구상이다. 한국은 3국간 협력을 가능한 분야에서 진전시켜 역내국가로 확대해 가자고 했다. GSOMIA의 군사적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그에 따른 정치적 부담감이 존재한다. 한국 정부는 2014년 12월 국회동의 여부를 따질 필요가 없는 한미일 3국간 약정을 체결해 미국을 매개로 군사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은 한국과 정보를 직접 교환하는 협정으로 격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도 한일간 연내 GSOMIA 체결을 권장하며 한국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2016년 9월 북한의 제5차 핵실험 이후에는 남한에 미국의 사드(THAAD) 배치와 함께 한일 정보보호협정도 체결 가능성이 높아졌다.
2014년 한미일 정보공유약정은 정보교환의 대상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국한되고 한국과 일본이 미국을 통해 정보를 주고받는 것으로 구속력이 없는 양해각서이다. 한미일 안보대화(Defense Trilateral Talks)는 국방부 차관보급 회의로 2008년부터 실시해 왔다. DTT를 위한 실무협의체를 구성하기로 2015년 샹그릴라 3국 국방장관회의에서 합의했다. 한미일 3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을 포함해 3국간 외교안보담당 장관 및 차관급 회의가 개최되었다.
 
신냉전 구도 우려, 그러나 한국은
‘소다자외교’, ‘다층적 복합외교’ 필요


한미일 안보협력 분야는 대북한 정보공유 외에 해상재난시의 긴급구조, 대테러·해적 행위에 대한 공동대응, 해양수송로(SLOC)의 공동방위, 사이버테러, 유엔 평화유지활동 (PKO)에서의 협력 등 비전통 안보분야에서 다자적 협력이 가능하다. 한미일 안보협력이 강화되면 대북한 억지력이라는 한미동맹의 주된 기능이 미일동맹이 상정하는 대중국 억지력으로 확대되어 한중 우호협력관계에 영향을 주고, 동북아에서 한미일 대 북중러의 신냉전 구도를 유발할 수 있다.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서는 지역적 신뢰구축과 다자안보협력의 제도화가 필요하다. 한국은 한미동맹과 한중협력을 중심으로 신뢰외교를 추진하고, 한미일 및 한중일 관계와 더불어 한미중의 소다자외교에도 진력해서 한반도주변에 가능한 다층적 복합외교에 힘을 기울이고 적극적으로 중견국 가교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김성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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