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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염증성 장질환자, 증상·약효 일지 쓰는 습관 필요

중앙일보 2016.10.24 00:01 부동산 및 광고특집 5면 지면보기
염증성 장질환은 소장이나 대장에 생기는 만성 염증성 질환으로 전 세계에서 500만 명 이상이 고통받고 있다. 몸을 보호해야 할 면역계가 알 수 없는 원인에 의해 과도하게 활성화돼 자신을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 등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전문의 칼럼 경북대병원 소화기내과 김은수 교수

서구에서는 비교적 흔한 병이었으나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4년 기준 궤양성 대장염 환자는 3만3000여 명, 크론병 환자는 1만7000여 명이다. 특히 궤양성 대장염 환자 수는 최근 20년 새 약 14배 증가했다.

염증성 장질환은 설사·복통을 동반하고 혈변이나 항문 통증도 흔하게 나타나 과민성 장 증후군, 장염, 치질로 오인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로 인해 진단과 치료가 지연될 수 있다. 따라서 설사·복통·혈변 등의 증상이 잦게 나타나고 1~2개월 이상 지속되면 염증성 장질환을 한 번쯤 의심해 보는 것이 좋다. 치료를 위해선 일반적으로 항염증제, 면역조절제, 스테로이드제, 생물학제제(항TNF제제) 등이 사용된다. 특히 염증성 장질환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종양괴사인자(TNF)의 과도한 작용을 차단하는 항TNF제제 같은 생물학 제제는 염증을 줄이고 점막을 치유하는 데 좋은 효과를 보인다.

약 종류·용량 처방에 큰 도움

염증성 장질환의 치료·관리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꾸준함이다. 자의적인 판단으로 증상의 경중을 판단해 스스로 약을 끊거나 용량을 조절하는 것은 절대 피해야 한다. 증상이 호전됐다고 약 복용을 중단하면 염증이 다시 나타나거나 지속되면서 2차적인 문제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의료진과 충분히 소통하면서 환자 본인이 치료 계획에 참여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환자 스스로 증상이나 음식에 대한 반응, 약제의 효과 및 부작용을 일지 형태로 기록해 놓는 습관을 가지면 좋다. 하루에 대변은 몇 번을 보는지, 대변의 상태는 어떤지, 식욕은 어느 정도인지, 발열이나 체중 변화는 없는지, 새로 나타난 증상이 있는지 자세히 관찰하고 기록한 후에 주치의와 의논하면서 치료에 필요한 약제의 종류나 용량을 설정해 가는 것이다.

필자는 최근 크론병 환자에게 질환의 증상을 체크하고 기록하기가 용이한 웹 기반 일지 활용을 적극 권유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언제 어디서나 증상을 기록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실제로 이를 이용한 환자는 치료 순응도가 높아지고 증상 관리도 잘 되고 있다.

염증성 장질환을 앓고 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평생 약물을 복용해야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풍성하고 생산적인 삶을 살아가는 환자가 많다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의료진의 지시에 따라 꾸준히 약을 복용하고 자신의 상태를 점검하면서 치료에 적극 임하는 게 만성질환인 염증성 장질환을 슬기롭게 관리하고 정상에 가까운 생활을 유지하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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