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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재] 김영란법 계기로 본 파파라치의 세계 “홈런 노리기보단 차라리 안타가 낫겠어”

온라인 중앙일보 2016.10.2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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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 시행 이후 ‘란파라치’라는 용어가 등장하며 파파라치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란파라치들은 경조사 10만원 위반을 알아내기 위해서 “결혼식장에서 화환과 장부를 찍으라”고 권유한다. 서울 시내의 한 결혼식장의 모습.

"여기서 3-5-10 작업은 어렵겠는데요?"
"아이템이 안 보여. 저건 고급 한정식집도 아니야."

전국에 ‘란파라치’ 양성학원 20여 곳 성업
정작 세종시 등 공무원 많은 곳은 한산…
최대 2억원 포상금만 좇다가 되레 '쪽박' 가능성
안전하고 수입 꾸준한 종목으로 눈길 돌리기도

"괜히 작업 시작했다가 품만 팔고 건질 게 없겠어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속담이 딱 맞네."


중형 승용차를 천천히 움직이며 세종시의 정부세종청사 주변을 둘러보던 ‘란파라치’(파파라치+김영란법 합성어)들이 볼멘소리를 늘어놓는다. 13년째 파파라치로 살아가고 있다는 조승민(35) 씨와 ‘견습생’ 김수철(45·가명) 씨는 “이곳은 아닌 것 같다”며 고개를 저었다. ‘3-5-10 작업’이란 식대·선물·경조사비가 각각 3만·5만·10만원을 넘어서는 불법현장 포착을 의미한다.

9월 28일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 이후 인구(21만 명) 대부분이 법 적용 대상이라는 세종시로 시선이 쏠리고 있다. 정부세종청사 인근은 이른바 ‘물 반, 고기 반’으로 불리며 란파라치들에게는 블루오션(Blue Ocean)으로 손꼽혔다. 심지어 란파라치 10명이 원룸을 얻어 합숙을 시작했다는 이야기도 들렸다.

10월 11일 서울 강남에서 만난 란파라치 두 명과 세종시로 내려가 정부청사 주변을 둘러봤다. 란파라치가 대상을 어떻게 파악하며 어떤 동선으로 움직이지는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작은 점포를 운영한다는 조승민씨는 낮에는 파파라치로 변신한다. 조선소에서 일하다 다쳐 산재요양 중인 김수철 씨는 아예 란파라치 전향을 고민하고 있다.

공무원들이 많이 찾는다는 도담동 상가, 세종마치, 세종1번가, 중앙행정타운 등은 예상보다 한산했다. 조씨는 “지역 주민들을 위한 상가일 뿐”이라며 “3-5-10만으로는 위반사항을 적발하기 어렵다. 관계를 파악할 수 있는 정황증거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차라리 대전 근처 유흥업소가 몰린 곳에서 현장을 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도담동 등은 ‘부정 접대행위’를 적발할 만한 곳은 아니라는 말이다.

이들 ‘란파라치’는 새롭게 등장한 ‘공익 파파라치’의 한 부류다. ‘공익 파파라치’로 불리는 시민감시단은 2001년 ‘카파라치’(교통법규 위반차량 신고자) 등장 이후 주목받기 시작했다. 국민권익위원회(국민권익위)는 국민의 건강이나 환경·안전 등에 심각한 위협이 되는 ‘공익침해행위’를 적극적으로 적발하게 하기 위해 2011년 9월 <공익신고자 보호법>을 시행했다. 불량식품 제조 판매, 친환경농산물 허위 인증, 가격담합행위 등을 확인해 해당기관에 제보하는 방식이다. 신고자의 신원은 철저히 보호된다.

현재 공익신고자 보호법은 279가지로, 파생된 종목만 1000여 가지에 이른다. ‘학파라치’(학원의 불법운영 신고자), ‘쓰파라치’(쓰레기 무단투기 신고자), ‘세파라치’(탈세 신고자) 등 분야도 다양해졌다.

김영란법 시행 이후 ‘란파라치’가 생겨나는 등 파파라치 활동은 다시금 주목을 받았다. 파파라치들의 인터넷 카페 ‘파파라치포상금 리비클럽’의 회원 수는 5000명을 넘어섰다. 하루 평균 10여 명씩 가입 회원이 늘고 있다.

‘란파라치’가 알아야 할 5계명까지 나왔다. ‘정부청사가 있는 세종시와 시청, 구청 주변이 노다지다’ ‘사무실 입구 앞에 있는 좌석배치표를 확보하라’ ‘구내식당에 안 가는 사람의 식사 장면을 찍고 버려진 영수증도 주워야 한다’는 등이다. 파파라치 양성학원도 ‘특수’를 맞았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파파라치 학원은 전국에 20곳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파파라치 학원에서는 몰래카메라 찍는 법, 녹음 기법 등을 강의하며 카메라도 함께 팔아 짭짤한 수입을 올리고 있다.
 
1. 어떤 교육받나? | 20만원짜리 카메라가 140만원으로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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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파파라치가 불법 적발 현장의 동선전략을 적은 화이트보드. / 2. 파파라치가 신고한 차명계좌 증거자료들.

파파라치는 어떤 교육을 받을까? 9월 말, 기자는 파파라치 강의를 들으러 서울 서초동으로 향했다. 최근 ‘란파라치’ 양성소로 언론에 크게 보도되며 주목받은 G학원이었다. 50~60대 남성 8명, 중년 여성 2명이 자리에 앉아 있었다. 무료강의는 3시간 반에 걸쳐 진행됐다. G학원의 문모 대표는 “여러분, 돈 벌게 해드리겠다”며 자신있게 말했다.

문 대표는 성매매 신고로 포상금을 지급받은 경험담을 말했다. 그는 “한 지방 모텔에 현금을 내고 투숙한 뒤 20만원짜리 ‘다방커피’를 시켰다”며 “배달 온 여자가 샤워할 때 모텔은 탈세로, 다방은 성매매업소로 신고했다”고 ‘무용담’을 늘어놓았다. 그가 받은 포상금은 모텔 탈세로 100만원, 성매매 신고로 200만원 등 총 300만원이었다.

문 대표는 김영란법 위반사례 신고 요령과 관련해 “고급 한정식집에서 결제한 뒤 무심코 버린 영수증을 챙겨라” “신문 부음란에 실린 장례식장에 찾아가 화환과 장부를 카메라로 찍어라”는 등 몇가지 팁(tip)을 제시했다. 강의가 끝날 무렵 현장실습 교육을 받으려면 일대일 레슨이 별도로 필요하다며 예약을 권유했다.

이튿날 오전 다시 강의실을 찾았더니 50대 여성 직원이 작은 사무실로 안내했다. 제본된 교재들과 소형 카메라 박스들이 구비돼 있었다. 부산에 거주하며 국제시장에서 파파라치로 꽤 많은 수확(?)을 거뒀다는 50대 주부 오모 씨는 “처음에만 어색해서 그렇지 (익숙해지면) 잡아내는 건 일도 아니다”며 자랑을 늘어놓았다. 그는 “여성에게 아주 적합한 아이템이 있다”며 ‘피부관리실·마사지숍·학원·나이롱 환자’ 등의 신고분야를 권했다.

여성 파파라치 오씨의 영업비밀은 핸드백에 있었다. 클러치백이나 손가방 옆에 단추만한 구멍을 내 안쪽에 카메라를 연결하는 방식이었다. 손톱 크기의 렌즈부위가 50㎝ 길이의 전선을 통해 본체와 연결돼 있었다. 테이블 하나를 두고 마주 앉은 사람도 눈치채기 어렵다.

30여 분간 설명을 끝낸 그는 준비된 소형(단추)카메라 두 대를 꺼냈다. 가격은 각각 140만원과 180만원이었다. 같은 곳에서 상담받은 수강생에게 알려준 가격은 100만원, 130만 원이었다고 한다. 부르는 게 값이었다. “(이 제품 말고) 볼펜과 안경, 지갑카메라 등 다른 제품은 얼마냐”고 묻자 오씨는 “화질이 좋지 않거나 들키기 쉬워서 권하지 않는다”며 손사래를 쳤다. “다른 카메라를 갖고 오면 안 되냐”는 물음에는 “그럼 현장교육에 들어갈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해당 모델의 공급업체에 알아본 결과 카메라 가격은 20만원 정도였다. 바가지를 씌운 장비 가격에 수강료가 포함된 셈이다.

온라인 카페 ‘파파라치 포상금리비클럽’ 운영자인 박모(37) 씨는 6년간의 파파라치 활동을 접고 최근 식당을 열었다. 그는 “파파라치 양성학원에 대한 피해 제보가 잇따른다”며 허위광고로 부풀려진 사기에 속지 말라”고 당부했다. 박 씨는 “HD급 볼펜카메라가 7만원 정도인데 사설업체는 교육비에 포함시켜 폭리를 취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판매되고 있는 단추카메라의 큰 단점은 음성녹음이 부실해서 파파라치용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라며 “수강생 중에는 전자장비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노인들이 많아 피해사례가 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2. 어떤 이가 활동하나? | 운동선수, 연극배우까지 다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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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21만 명 대부분이 김영란법 적용대상이라는 세종시는 ‘물반, 고기반’으로 란파라치들의 블루오션으로 떠올랐다.

인터넷 카페를 통해 파파라치들의 활동을 살펴봤다. 파파라치들의 생태계는 복잡하게 얽혀 있다. 정보공유와 활동은 조심스럽고 체계적으로 이뤄진다. 그들은 서로 ‘파치(파파라치의 줄임말)’ 혹은 ‘공익신고자’로 부른다. 인터넷 카페 쪽지로 연락을 주고받지만, 신분 노출은 꺼린다. 가족이 아는 경우도 드물다. 김수철 씨는 “(파파라치에 대해) ‘사회주의’ ‘배신자’ 등 안 좋은 인식이 더 많다 보니 주변에 잘 알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인터넷상으로 만난 ‘파치’들은 정보를 주기도 하고 뺏기도 하면서 아이템(포상금 신고 분야)을 확보한다. 소정의 교육비를 지급하고 ‘선배’ 파파라치들에게 노하우를 전수받기도 한다. 적게는 기름값 명목으로 수만원이면 되지만 경우에 따라 수십만원을 내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활동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개 2인 1조로 움직인다.

신고하는 사람들의 목적은 결국 포상금이다. 란파라치 교육학원에서 만난 퇴직자 최모(65) 씨는 “사회의 부조리를 바로잡는 정의의 일꾼으로 국가 기강도 세우면서 돈도 벌 수 있는 일석이조를 누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 활동하는 파파라치들의 생각은 다르다. 조승민씨는 “아마 95% 이상의 파파라치들이 돈 때문에 이 일을 시작할 것”이라며 “그래서 이 바닥에는 의리가 없다”고 말했다. 4년째 농산물 원산지 허위표기 신고를 ‘전문’으로 해왔다는 남모(57) 씨는 기자에게 온라인 쪽지로 접근하면서도 경계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름도, 사는 지역도, 함께 가야 할 현장 주소도 알려주지 않았다. 혹여 정보를 빼앗기지는 않을까 경계했다.

파파라치 세계에 뛰어드는 직업군은 다양하다. 무직·퇴직자도 많지만 주부·자영업자·운동선수·연극배우 등이 부업으로 뛰는 경우가 더 많다. 조씨는 “일부 사이비 기자들은 건설업체의 환경폐기물 불법현장을 협박해 포상금 대신 합의금을 받기도 하더라. 그러다 잘못 걸리면 곧바로 구속”이라고 귀띔했다.

연령대도 다양하다. 학원에 오는 사람들은 중년층이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실제 활동하는 파파라치들 중에서는 20~30대도 적지 않다는 게 조씨의 설명이다. 그는 “포상금 종류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인터넷 검색에 능한 젊은층에 유리한 종목들도 많다”고 말했다.

파파라치의 ‘자격’으로 눈썰미를 강조하는 조씨는 “신고 대상자의 복장·걸음걸이·행동·말투 등을 보면 직업군이 구분된다”며 “파파라치들끼리는 서로 한눈에 알아본다”고 말했다.
 
3. 어떻게 활동하나? | 대상 물색→시나리오 작업→증거 포착→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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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어플리케이션은 촬영장소를 GPS로 잡아 ‘언제 어디에서’ 찍었는지 정확하게 표시된다.

조씨에 의하면 포상금 신고 과정은 크게 네 가지로 나뉜다. 대상자 물색, 시나리오 작업, 증거포착, 신고서 작성이다. 조 씨는 차명계좌를 알아내는 현장을 보여줬다. 방법은 의외로 간단했다. 성남의 R모텔로 들어간 조씨는 단체손님 방 두 개를 예약하겠다며 주인에게 통장 계좌번호를 받았다. 이때 모텔 주인과 통장 주인이 다른 사람이면 차명계좌다. 국세청 양식에 맞춰 신고서를 작성한 뒤 증거자료를 첨부해 보내면 된다. 신고된 차명계좌를 통해 확인된 탈루세액 등이 1000만원 이상인 경우 연간 5000만원 한도 내에서 건당 100만원의 포상금이 나온다.

장비는 진화했다. 안경·시계·볼펜·라이터·자동차열쇠·단추·반지 형태의 몰래카메라는 형태와 기능이 더 다양해졌다. 하지만 요즘엔 역시 스마트폰이 대세라는 게 파파라치들의 공통된 이야기다. 조승민 씨는 “오히려 스마트폰이 가장 의심받지 않는다”며 작은 가방과 함께 스마트폰을 들어 보였다. 그는 이미 촬영을 하고 있었다. 화면이 꺼진 채 녹화를 하는 어플리케이션(앱)도 있다. 어떤 앱은 촬영장소를 GPS로 잡아 ‘언제 어디에서 찍었는지’ 정확하게 표시된다.

조씨의 차량 트렁크는 특수요원의 잠복근무 기지를 방불케 했다. 증거영상 CD를 만들 수 있는 노트북과 두 개의 큰 가방·침낭, 전략을 짜는 미니 화이트보드가 들어 있었다. 큰 서류 가방에는 한 박스 분량의 법령들이 가득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연기력’이다. 파파라치 학원의 문 대표는 “외국인 결혼 중개업소에 가서 농촌 노총각을 위장해 ‘노모를 모셔야 한다’면서 눈물도 흘릴 줄 아는 감정연기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카페 쪽지로 기자에게 ‘경기도 고액과외 현장에서 상담 받는 학부모로 위장해달라’고 제안한 남모 씨는 “자녀가 없다면 조카의 상담을 대신 받는 이모 역할에 대한 완벽한 시나리오 숙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신만의 노하우를 쌓은 파파라치들은 이렇게 불법 고액 학원, 불법소각, 짝퉁상품 판매, 탈세 등의 현장을 누빈다. 수지 맞는 날에는 하루에 수십 건씩 신고 실적을 올리기도 한다. 월 1000만원 이상 수입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4. 성공 가능성은 큰가? | 실제로는 증거 포착 쉽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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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파라치 조승민 씨의 차량 트렁크는 특수요원의 잠복근무 현장을 방불케 한다. 증거영상 CD를 만들 노트북, 큰 가방, 침낭, 주요 정보를 담은 서류 뭉치들 등이 들어있다.

그렇다면 김영란법을 이용한 ‘란파라치’는 성공 가능성이 얼마나 될까? 조승민 씨는 “일반인이 하루아침에 배워서 쉽게 할 수 있는 종목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불법 사실을 완전히 밝히지 못하면 오히려 자신이 처벌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게 조씨의 주장이다. 괜히 고급음식점이나 결혼식장 등에서 몰카를 찍다가 걸려서 포상금은 커녕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대화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녹취를 하거나 상대방 동의 없이 몰카를 찍으면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에 해당한다. 식당에서 타인의 영수증을 재발급 받는 것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며 업주가 란파라치를 주거침입죄와 업무방해로 고소할 수도 있다. “불법을 잡겠다고 불법으로 유인하면 큰 손해를 보게 된다”는 게 조씨의 설명이다.

포상금 액수도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영란법은 고발인에게 보상금으로 최대 30억원(국고환수액 기준), 포상금은 최대 2억원을 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신고를 통해 부과되는 과태료나 벌금 액수가 그대로 포상금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권익위 보상심의위원회가 신고 내용을 건별로 주는 게 아니라 공익증진 효과를 감안한 뒤 ‘포상’ 대상을 정해 선별 지급하기 때문이다. 권익위는 “포상금도 환수 액에 비례하는 보상금과 같이 과태료의 30% 이내로 지급된다”며 “과태료가 20만원이라면 포상금은 6만원이 안 된다”고 했다.

금액제한도 있다. 현재 파파라치의 무분별한 활동을 막기 위해 지자체는 개인의 포상신고 횟수나 금액에 한도를 두고 있다. 조씨는 “보통 1분기(1~3월) 정도 되면 지자체 예산이 모두 동난다”고 말했다.
 
5. 고급 정보원이 필수… | 내부제보자 활용해 포상금 나누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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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래카메라 장비는 안경·시계·볼펜· 라이터·지갑 형태로 다양하게 진화했다. 하지만 역시 지금은 스마트폰이 대세라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파파라치들은 “란파라치는 사실상 내부고발자용”이라고 말한다. 조씨는 “직무관련자들끼리 밥을 먹는 걸 본다고 해도, 관계를 어떻게 증명할 것이냐부터 출발한다”며 “3-5-10은 향후 골프장·유흥업소에서 이뤄지는 ‘부적절한 접대’의 증거를 포착하기 위한 사전정지(整地)작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파파라치 카페 운영자 박씨도 “대상자를 파악할 수 있는 시발점일 뿐 직무관계 범위가 동창, 지인, 제3자 청탁인지는 또 다른 과제”라고 말했다.

결국 란파라치들이 공략할 수 있는 방법은 정보원에게서 은밀한 제보를 받아 ‘타깃’을 덮치는 것이다. 파파라치가 정보원을 관리하는 것은 형사들과 비슷하다. 계산을 담당하는 경리직원, 고급 식당 종업원, 유흥업소 직원 등과 안면을 트고 친분을 유지하는 게 이들의 중요한 업무다. 성공하면 수입을 일정 비율로 나눈다. 조씨는 “김영란법의 공익신고는 포상금의 성격보다는 보상금 성격이 큰 만큼 내부자 신고가 더 많을 것”이라며 “(내게도) 이미 몇 명의 내부자가 제보해온 것이 있다”고 귀띔했다.

“휴, 아무래도 홈런보다 안타가 나은 것 같아요.” 10월 11일 저녁, 세종시에서 서울로 올라오면서 파파라치 견습생 김수철 씨가 내뱉은 말이다. 김씨는 “란파라치 포상금이 높다고 섣불리 덤볐다가 쪽박 차느니, 안전한 쪽으로 활동 반경을 좁혀나가야겠다”며 멋쩍게 웃었다.

란파라치가 대거 등장했다는 소식에 공직자들 사이에서는 ‘복지부동’ 분위기가 강하다. 빌미를 제공할 만한 자리에는 아예 나서지 않고 있다. 파파라치들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야 ‘긴장’이 풀릴 것으로 보고 있다. “다들 시범케이스, 시범케이스 하는데 누가 경거망동하겠어요? 란파라치도 먹고살기 쉽지 않을 것 같네요.”

박지현 기자 center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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