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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희정-김주성, 위험 천·만 두 남자

중앙일보 2016.10.21 18:38
1997년 출범 후 21번째 시즌을 맞는 한국 프로농구가 22일 개막전을 시작으로 6개월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2016~17시즌에는 이종현(울산 모비스)·최준용(서울 SK)·강상재(이상 22·인천 전자랜드) 등 '신인 빅3'가 가세해 관심이 뜨겁다. 후배들의 패기에 맞서는 '올드 보이'의 관록도 만만치 않다. '한국 농구의 살아있는 전설' 주희정(39·서울 삼성)과 김주성(37·원주 동부)은 올해도 변함없이 코트를 누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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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희정. [사진 KBL]

주희정은 프로 원년 연습생으로 나래(동부의 전신)에 입단했다. 동기인 조동현(40)은 부산 kt 감독이 됐고, 후배 이규섭(39)은 주희정이 뛰는 삼성에서 코치를 맡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삼성과 1년 계약한 주희정은 프로 농구선수로는 처음으로 20번째 시즌을 치른다.

그가 뛰어온 길은 고스란히 한국 농구의 역사가 됐다. 지난 시즌까지 978경기에 출전한 그는 통산 최다 출장 기록을 갖고 있다. 프로 입단 후 그가 결장한 경기는 단 12번뿐이다. 통산 2위 추승균(42) 전주 KCC 감독(738경기)보다 무려 240경기를 더 뛰었다.

또 주희정은 프로농구 최초로 1000경기 출전까지 22경기만 남겨두고 있다. 주희정이 한 경기도 거르지 않는다면 오는 12월23일 KGC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서 1000번째 출전 기록을 세운다. 주희정은 자신이 갖고 있는 통산 최다 어시스트(5317개)와 최다 스틸(1487개) 기록도 계속해서 경신할 전망이다. 주희정은 21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무의미하게 1000경기를 채우고 싶지는 않다. 단 1분이라도 팀에 보탬이 되기 위해 마지막 불꽃을 태우겠다"고 말했다.

주희정은 할머니(김한옥씨) 밑에서 자랐다. 주희정은 할머니를 호강 시켜드릴 생각에 고려대 2학년을 중퇴하고 프로에 도전했다. 그는 지금도 시즌 때면 하루 500개씩 슛 훈련을 한다. 프로 입단 후 마흔 살이 된 지금까지 이어온 훈련이다. 주희정은 "인생의 버팀목이었던 할머니가 2002년 세상을 떠났지만 요즘도 슛을 쏠 때 '할머니! 꼭 들어가게 해주세요'라고 빈다. 하늘에서 보시기에 부끄럽지 않은 손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주희정은 지난 시즌 삼성의 주전 포인트가드로 활약하며 정규리그 54경기에 모두 출전했다. 경기당 24분27초를 뛰며 평균 5.52점, 어시스트 3.5개를 기록한 그는 2014~15시즌 꼴찌였던 삼성을 6강 플레이오프로 이끌었다. 올 시즌 가세한 김태술(32)과 팀을 진두지휘할 주희정은 "난 삼성에서 뛴 2000~01시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우승을 경험했다. 삼성에서 다시 한 번 정상에 서고 싶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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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성. [사진 KBL]

김주성도 어느덧 15번째 시즌을 맞이한다. 김주성은 "데뷔 초 나는 허재(51) 감독님과 함께 뛰었다. 감독님 아들 허웅(23)이 삼촌이라 부르며 따라다녔는데, 지금은 웅이와 한 팀에서 3년째 함께 뛰고 있다. 세월의 무게가 느껴진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김주성은 프로농구 최초로 통산 1000블록슛을 돌파했다. 리바운드 2위(4093개), 득점 3위(9497점)에 올라있다. 그는 서장훈(1만3231점)·추승균(1만19점)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1만 득점을 앞두고 있다. 김주성은 "지난 시즌 왼 무릎 인대가 끊어졌고, 오른 발가락 인대도 다쳤다"며 "'이대로 은퇴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몸 상태가 나아졌고, 앞으로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주성의 아버지는 소아마비 후유증, 어머니는 척추측만증을 앓고 있다. 남들보다 늦은 고교(부산 동아고) 1학년 때 농구를 시작한 김주성은 가족만 생각하며 뛰었다. 그는 "어릴 적 단칸방에서 온 가족이 지내기도 했다. 어려운 형편에서도 잘 키워주신 부모님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올 시즌을 마치면 동부와의 계약이 끝나는 김주성은 "프로야구 이승엽(40·삼성) 선수를 보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철저한 몸관리를 통해 대기록을 계속 세우고 있다며 "기회가 된다면 나도 한 시즌 더 뛰고 (한국 나이로) 마흔 살에 은퇴하고 싶다. 통산 1만점도 꼭 돌파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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