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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략자산 한반도 상시 배치 검토…핵무장 핵잠·함정 거론

중앙일보 2016.10.21 02:24 종합 3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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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세 외교장관(왼쪽)과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19일(현지시간)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양국 외교·국방장관(2+2) 회담에서 북한의 핵 개발 및 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로이터=뉴스1]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한·미 연례안보협의회의(SCM)가 20일(이하 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렸다.

한·미 국방, 연례안보협의회서 논의
B-2 전략폭격기 등 순환 배치 추진
확장억제력 강화로 핵우산 효과
한국 핵무장 우려한 미국과 타협
북 핵무기 사용 징후 땐 선제타격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대북 억제력 강화를 위해 미군 전력자산을 한반도에 상시 순환배치 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위기관리협의체(KCM)’를 신설해 이를 구체화하기로 했다. KCM에는 국방부 정책실장과 미 국방부 차관보가 참여한다.

이날 양측 논의의 핵심은 북한의 공격에 대비해 전략폭격기와 핵잠수함 등 미국의 다양한 전략무기들을 교대로 한반도에 상시 배치하겠다는 것이다. 한반도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확장억제력은 동맹국이 핵 위협을 받을 때 자국이 위협받는 상황으로 간주해 핵우산 등을 제공하는 전략이다. 대규모 반격 능력을 갖췄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적의 공격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국방부 당국자는 “한·미가 확장억제력의 실행력을 높이고 구체화하는 방안 중 하나로 미군 전략자산의 상시 순환배치를 추진하게 됐다”며 “미국의 전략자산들이 한반도와 인근 해역, 상공에 머물다 유사시에는 대대적인 반격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터 장관은 “미국 또는 동맹국(한국)에 대한 어떤 공격도 격퇴할 것이다. 북한은 그 어떤 핵무기를 사용하더라도 효과적이고 압도적인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반도에 순환배치될 무기들은 미국 전략사령부 소속의 전략폭격기와 함정, 잠수함 등이 거론된다. 특히 항공기의 경우 체공시간에 한계가 있어 핵 미사일 등을 탑재한 함정이나 잠수함이 한반도 영해 밖에 머물며 대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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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난 1월과 지난달에 각각 실시된 북한의 4, 5차 핵실험 직후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에 있던 B-52와 B-1B 전략폭격기를 한반도에 보내 무력시위를 벌였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 현실화했고 기습공격 가능성이 예상되는 만큼 강력한 대응 체계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올 초부터 미 측에 전략자산의 상시 배치를 요구했고, 미국은 여러 전략자산을 번갈아 한반도에 배치하는 방식을 선호했다”고 전했다. 이는 최근 국내 일각에서 나오는 핵무장과 전술핵 재배치 대신 미국의 전략자산 배치로 북한에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핵 확산을 우려하는 미국과의 타협점으로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한·미는 북한이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MD)를 사용할 징후가 명백할 경우 자위권 차원에서 선제 타격을 하는 방안도 군사적 옵션 중 하나로 유지키로 했다. 또 양국 해군 간 협력을 통해 북한의 해상 도발에 대비하는 방안도 모색했다. 한 장관은 19일 버지니아주에 있는 ‘해군수상전센터(NSWC)’를 방문해 전기의 힘으로 포탄을 쏘는 레일 건(rail gun) 등 을 둘러봤다.

SCM에 앞서 19일 열린 한·미 외교·국방장관회담(2+2회담)에서 한·미는 양국 외교·국방 차관급이 참여하는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를 신설키로 했다. 이날 회담에선 군사적 대응과 함께 북한의 핵 포기를 위해 대북제재를 강화하는 투트랙 전략이 협의됐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추구한다면 국제사회에서 홀로 도태될 것”이라며 “(유엔 대북제재 결의안 2270호의 예외조항인) 민생과 관련한 틈새(민생 관련 수출 허용)를 메우기 위한 방안을 유엔 차원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북·중 간 석탄 거래 등은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의 기업과 금융사를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은 장기적인 목표도 아니고 현재 시점에서도 추구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워싱턴=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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