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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강동윤, 세계 랭킹 1위 커제를 압도

중앙일보 2016.10.21 01:00 경제 7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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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강전 1국> ●·커 제 9단 ○·강동윤 9단

16보(183~201)=종착역이다. 여기까지 와서는, 두 기사 모두 승부가 어떻게 끝나리라는 것쯤은 예상하고 있었을 것이다. 다만, 마지막 한 수까지 최선을 다한다는 프로정신의 마무리였을 뿐.

84부터 한 발의 어긋남도 없는 외길 코스. 국가대표의 현장검토 수순과도 일치한다. 89로 끼웠을 때 정확하게 90으로 몰아 마지막 고비를 넘긴 뒤로는 더 이상 변화의 여지가 없다. 초읽기에 몰리면서도 강동윤의 응수는 완벽했다. 커제는 마지막 초읽기까지 쥐어짜내면서 최대한 복잡한 변화를 유도해 국면을 흔들었으나 강동윤은 산악처럼 꿈쩍도 하지 않았다. 98로 흑 한 점을 따낸 이후로는 어떻게 변화해도 흑이 안 된다(99…85). 101로 빠져 차단하는 형태를 만들었으나 흑의 무리. 좌하 일대를 물들인 검은 얼룩은 이내 하얗게 얼어붙어 낱낱이 부스러졌다.

‘참고도’ 흑1부터 백8까지는 실전의 201~208로 마무리 수순. 백8 다음 양패가 돼서는 더 이상 진행의 의미가 없다. 백8이 놓이는 순간, 이미 최후를 예상했던 커제는 괴로운 표정을 애써 감추며 돌을 거뒀다. 32강전 더블일리미네이션 1차전에서 궈원차오를 꺾은 강동윤은 난적 커제를 압도하며 2차전을 통과, 16강에 진출했다. 세계 랭킹 1위 커제를 상대로 LG배에 이은 연승의 쾌거라는 사실도 고무적이다. 208수 끝, 백 불계승.

손종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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