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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노트7 빈틈 잡겠다…LG, V20 생산·품질검사 현장 첫 공개

중앙일보 2016.10.21 01:00 경제 2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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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평택시 LG전자 스마트폰 공장에서 직원들이 폰을 수백 차례 철판에 떨어뜨리는 낙하시험(오른쪽)을 하고 있다. [사진 LG전자]

높이가 1미터 남짓한 투명 플라스틱 상자는 천장과 바닥이 철판이다. 상자는 꼬치구이 기계처럼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안에 들어있는 스마트폰은 철퍼덕, 철퍼덕, 소리를 내며 철판 바닥으로 계속해 떨어진다. 바로 옆에서 진행되는 시험은 한층 강도가 세다. 성인 허리춤 높이의 받침대에 스마트폰을 올린다. 버튼을 누르면 받침대가 열리고 스마트폰이 퍽, 하고 철판 바닥에 내다 꽂힌다. 액정 화면이 정면으로 바닥과 충돌하기도 하고, 모서리가 바닥에 찍히며 떨어지기도 한다.

낙하시험 등 1000여 개 항목 테스트
하자 발견하면 설계 바꿔 바로 보완
아이폰7 국내 판매 시작 경쟁 가열
갤S7 신제품, 루나S도 틈새 노려

스마트폰의 수난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한 켠에는 가랑비처럼 흩뿌리는 물줄기를 맞고 선 제품이 있다. 또 다른 한 켠에선 대형 오븐 같은 기계에 들어가 사막의 고온과 극지대의 저온을 번갈아가며 견딘다.

19일 오후 경기 평택시의 LG전자 디지털파크 G2동. 3층에 위치한 ‘제품인정실’은 적나라하게 표현하면 ‘스마트폰 고문실’이다. 개발을 마친 신제품이 극한의 테스트를 거치며 내구성을 검증받는 곳이다. 이곳에서 1000여 개 항목의 품질 테스트를 5000시간 이상 통과해야 출시가 결정된다. 이 과정에서 문제가 발견되면 자재나 설계를 변경해 문제를 보완한다. 김균흥 LG전자 MC개발품질보증실 부장은 “ 성인 키 높이에서 다양한 각도로 낙하 시험을 진행하기도 한다”며 “내구성만큼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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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의 주요 기능을 최대 범위에서 연속 가동하는 가속시험. [사진 LG전자]

품질 검증은 개발 단계에서만 실시되는 게 아니다. 이날 공개된 같은 공장 4층의 스마트폰 생산 라인. 최종 조립 공정의 절반 이상이 기능 테스트다. 라디오 주파수와 무선 인터넷은 제대로 잡히는지, 액정에 이물질은 없는지 키패드는 잘 눌리는지 등을 기계와 사람이 번갈아가며 검증한다. 23개의 라인이 월 330만대의 스마트폰을 만들어내는 이 공장에서 가장 바쁘게 움직이는 곳은 최신 제품인 V20 생산 라인이다. 북미 수출을 앞두고 6개 라인이 투입돼 하루 2만여 대의 제품을 찍어내고 있었다.

전자 회사가 스마트폰 공장을 공개하는 건 매우 이례적이다. 생산과 품질 검증 과정 자체가 보안 대상인데다 개발 중인 제품이 노출될 우려도 있다. LG전자만 해도 1997년 휴대전화를 생산한 이후 공장 공개가 이번이 처음이다. 바꿔 말하면 이 회사가 V20에 거는 기대가 그만큼 크다. 상반기 출시된 G5는 실적이 신통치 않았다. 스마트폰을 만드는 이 회사 MC사업부는 상반기에만 3500억원대 적자를 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는 V20엔 절호의 기회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출시 초기만 해도 하루 평균 5000대 팔리던 V20는 요즘 하루에 7000대까지 팔리기도 한다”며 “노트7을 사려던 프리미엄 시장 고객의 상당수가 V20로 눈길을 돌린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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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7도 출시, 노트7 빈자리 누가 메울까=이동통신 업계의 최대 관심사는 노트7 단종 사태의 반사 이익이 어디로 향할 것인가다. 21일엔 아이폰7의 국내 판매가 시작된다. 특히 대화면(5.5인치)의 아이폰7플러스는 대화면을 선호하는 노트7 소비자의 우선 고려대상이 될 거란 게 업계의 분석이다. 아이폰7은 예약판매 첫날인 14일에만 10만대 이상 팔렸다. TG앤컴퍼니가 SK텔레콤과 손잡고 낸 루나S도 프리미엄급 성능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출고가(56만8700원)으로 노트7 단종의 덕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선 노트7의 빈자리는 삼성전자의 다른 스마트폰이 메울 수밖에 없을 거란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노트7에서 가장 인기가 좋았던 블루코랄 색상을 입힌 갤럭시S7 모델을 내놓을 계획이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노트7은 수퍼프리미엄급 제품으로 아이폰7플러스가 가장 강력한 대항마이며 국내에선 V20도 수혜를 꽤 볼 것”이라며 “고객중 상당수는 중가 제품군으로 눈을 내리기보다는 차라리 내년 초 출시될 갤럭시S8을 기다릴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임미진 기자 mi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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