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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송~세종 택시비 할증 때문에…서울가는 KTX보다 비싸

중앙일보 2016.10.21 00:58 종합 22면 지면보기
지난 18일 오후 2시 충북 청주시 KTX오송역. 기자는 택시를 타고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국무조정실까지 이동했다. 대부분의 구간을 80㎞ 이상 속도로 달려 약 11분 만에 도착했다. 거리는 16.5㎞, 요금은 2만800원 나왔다. 반대로 세종청사에서 세종택시를 타고 오송역까지 이동해도 2만원 안팎의 요금을 내야 한다. 서울역에서 오송역 구간(124.6㎞) KTX요금 1만8500원보다 많게는 2000원 이상 비싸다. 오송역~세종청사를 오가는 택시승객들이 “요금이 많이 나온다”며 불만을 제기하는 이유다.

청주·세종시 간 영업구역 지정 탓
기본 구간 초과 시 35% 농촌할증
시·도 경계 넘으면 20% 추가돼
청주시 “할증·영업구역 폐지하자”
세종시는 승객 빼앗긴다며 반대

기자가 이용했던 개인택시 기사 이모(61)씨는 “요금이 비싸다고 하는 데 우리가 부당한 요금을 받는 게 아니다”며 “자치단체(충북도·청주시)에서 고시한 가격만 받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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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오송역에서 정부세종청사까지 택시요금이 서울역에서 오송역까지 KTX요금보다 비싸다. 지난 18일 KTX오송역에 택시가 길게 줄을 서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오송역~정부세종청사 구간 택시비를 둘러싸고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이용객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자치단체가 협의에 나섰지만 해결책이 마땅치 않다. 오송역에서 청주택시를 타고 세종청사까지 가려면 지역할증과 사업구역 외 할증 등 2가지 할증요금을 적용받는다. 오송역을 출발한 택시는 기본요금(2800원)이 적용되는 1.12㎞구간을 넘어서면 ‘농촌할증’으로 불리는 지역할증 35%(143m당 35원)가 붙는다. 여기에 시·도 경계를 넘어 세종시에 접어들면 사업구역 외로 20%(143m당 20원) 할증이 추가된다. 이런 할증제는 전국의 모든 지자체가 시행하고 있다. 할증이 없으면 오송역~세종청사 구간 요금은 1만4000원 정도 나온다.

택시비 조정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택시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정부부처 공무원을 위한 편법이라는 특혜 논란이 일 수 있고 사업구역을 놓고 벌어질 택시업계 간 대립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충북도와 청주시, 세종시가 택시요금 조정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충북도와 청주시는 오송역~세종청사 가운데 일정구간을 정해 할증을 없애자고 주장하고 있다. 일종의 ‘택시 프리존’을 만들자는 얘기다. 이 구간 할증을 폐지하면 승객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오송역과 세종청사, 고속·시외버스터미널 주변에서 두 지역 택시의 귀로(歸路)영업을 허용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청주택시가 세종청사에서, 세종택시가 오송역에서 승객을 태우도록 허용하는 방식이다. 현재는 상대방 지역에서 손님을 태우다 적발되면 과징금(40만원)을 물어야 한다.

세종시는 두 가지 안을 모두 반대하고 있다. 청주택시는 4147대, 세종택시는 282대로 프리존 운영과 귀로영업을 허용하면 세종택시가 피해를 본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세종시 택시업계도 청주시를 항의 방문하기로 하는 등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행복도시건설청까지 참여하는 회의가 26일 다시 열린다. 청주시 관계자는 “택시요금 체계를 개선하자는 데 지방자치단체 간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최선의 해결책은 할증을 폐지하고 영업구역도 해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진호·최종권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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