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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간 상금 55억, 이미나 ‘굿바이 그린’

중앙일보 2016.10.21 00:32 종합 29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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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나(35·사진)는 박세리(39) 이후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에 등장한 ‘슈퍼 루키’였다. 아마추어 시절 ‘프로 잡는 괴물’로 명성을 떨쳤고, 2002년 박세리에 이어 6년 만에 국내 무대에서 신인왕과 상금왕 타이틀을 석권하며 스타로 떠올랐다. 2005년 미국 무대에 데뷔한 이미나는 총 294경기에 출전해 통산 2승을 거뒀다. 톱10에는 33차례 들었다. 이제까지 그가 벌어들인 총 상금은 490만4425달러(약 55억원).

LPGA투어 294경기 출전 통산 2승
“후배 양성, 방송 도전” 은퇴 선언

이미나가 12년 간의 LPGA투어 생활을 정리하고 은퇴를 선언했다. 긴 여정에 마침표를 찍은 그는 담담한 표정이었다. 한 달 전 은퇴를 결심했다는 이미나는 “시원섭섭하다. 골프에 대한 열정이 많이 식었고, 기량도 예전같지 않기 때문에 이대로 더해서는 안될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아직 은퇴라는 단어가 생소하기만 하다. 지금 이 시간이 다음 경기를 위한 휴식 시간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미나는 또 “지난주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은퇴식을 치른 (박)세리 언니에게 전화를 걸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그동안 고생했으니 이제는 함께 여행도 다니자’고 말했다”는 사연도 공개했다.

박세리에 이어 이미나도 은퇴를 선언하면서 미국 무대를 주름잡았던 한국 여자골퍼의 1세대와 1.5세대는 모두 필드에 작별을 고했다.

이미나는 “2005년 당시 함께 활약했던 선수는 이제 아무도 남지 않았다. 첫 해엔 연습 그린에 가면 인사하느라 바빴다. 올해는 최고참이라 모든 후배들에게 인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요즘은 박인비(28·KB금융그룹)를 비롯한 ‘세리 키즈’가 투어를 장악하고 있다.

이미나는 체력 관리를 잘하기로 정평이 났던 선수다. 올해를 제외하곤 부상 없이 매 시즌 20경기 이상 출전했다. 정확한 드라이브샷이 장점이었던 이미나는 2008년 페어웨이 안착률(79.8%)과 출전 경기 수(30경기) 부문에서 1위였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첫 승을 거뒀던 2005년 캐나다 여자오픈. 그는 “시즌 초반 너무 힘들어서 ‘한국으로 돌아갈까’도 생각했다. 첫 우승을 한 뒤 인터뷰 때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고 회상했다. 2014년 8년 만에 우승 기회를 잡았던 노스텍사스 슛아웃에서 1타 차로 준우승에 머물렀던 게 가장 아쉽다고 했다. 이미나는 “은퇴 이후엔 지금껏 경험을 살려 후배를 가르치고, 골프 방송에도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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