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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여왕 박세리 챔피언 레슨] 풀·그린 경계에 걸친 공, 웨지 날로 굴리는 게 좋아

중앙일보 2016.10.21 00:31 종합 29면 지면보기
사진처럼 그린의 프린지 부분과 페어웨이의 경계선 부분에 공이 멈춰서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공이 절반 정도 풀에 잠겨있는 상태다. 이럴 땐 퍼터로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 잔디의 저항이 있기 때문에 퍼터를 사용하다가 공의 머리 부분을 때리기 쉽다. 그렇다고 다운블로 형태로 눌러치다간 풀에 헤드가 걸릴 수도 있다.

<11> 그린 프린지에서 공 굴리는 법
퍼터 쓰면 풀에 걸려 미스 샷 많아
거리 15m 넘을 땐 우드가 좋을 수도

이런 경우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공을 굴리기 위해서 반드시 퍼터만을 사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퍼터가 아닌 웨지로 공을 굴리는 방법도 있다. 웨지의 날(에지) 부분으로 공의 중간 부분을 정확하게 때리는 것이다. 집중력이 필요하지만 퍼터와 거리감이 비슷하기 때문에 잘만 사용하면 핀 근처에 공을 붙이기 쉽다.
기사 이미지
웨지를 사용하는 것이 쉽다고 하는 이유는 웨지 자체의 바운스(클럽 뒤쪽 불룩한 부분) 때문에 풀에 걸릴 염려가 없기 때문이다. 웨지를 사용하면 클럽 헤드가 풀의 저항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의도한 대로 공을 때릴 수 있다. 다만 한 가지 유의해야 할 것은 칼날같은 에지로 공의 중간 부분을 정확하게 때려야 하기에 평소에 숙달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음은 그립. 나는 이런 상황에서 웨지로 샷을 할 때는 왼손이 위, 오른손이 아래로 가는 역오버래핑 그립을 사용한다.

이 그립의 장점은 손목의 움직임을 최소화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핀까지 10m 내외의 비교적 짧은 거리에서 손목을 쓰는(꺾는) 건 금물이다. 손목을 꺾게 되면 거리감을 유지하기 어렵다.

나는 퍼팅을 할 때는 왼손이 밑으로 가는 크로스핸드 그립을 사용한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웨지를 잡고 샷을 할 때는 역오버래핑 그립을 사용하기도 한다. 손목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장점 외에도 좋은 점이 한 가지 더 있다. 바로 그립의 압력이 일정하다는 것이다. 그립을 꽉 쥐면 스윙이 딱딱해진다. 클럽을 너무 세게 쥐게 되면 스윙 자체가 부드럽지 못하기 때문에 임팩트가 부정확해질 수 있다.

그린 주변에서 공을 핀 가까이 붙이기 위해선 어떤 클럽, 어떤 방법이라도 무방하다.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골퍼 스스로 가장 편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대부분의 골퍼들은 오른손이 아래로 내려가는 역오버래핑 그립이 편하다고 느끼지만 가끔은 반대로 왼손이 아래로 내려가는 그립이 편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 어떤 그립을 사용할지는 공이 놓인 상황에 따라 골퍼 스스로 자신있고 편한 쪽을 선택하면 된다. 중요한 것은 일정한 스윙 리듬으로 공을 맞힐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공을 핀에 바짝 붙이겠다는 욕심이 너무 앞서면 스윙이 뻣뻣해지고 템포가 빨라질 수도 있다.

그러므로 공을 꼭 넣는다는 생각보다는 홀 가까이에 붙인다는 생각으로 샷을 하는 게 좋다. 퍼터로 해도 넣기 어려운데 웨지를 쓰면 확률이 더 떨어지는 건 당연하다. 거리만 잘 맞춰도 절반은 성공한 것이다.

그린 프린지에서 우드나 하이브리드 클럽으로 어프로치를 하는 골퍼도 있다. 나도 마찬가지다. 퍼터를 잡을 것인지, 웨지를 쓸 것인지 아니면 우드를 사용할 것인지의 선택 기준은 풀의 길이와 남은 거리다. 만일 풀의 길이가 짧다면 우드로 샷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풀이 길면 헤드가 풀에 걸리기 때문에 공을 맞히기조차 쉽지 않다.

남은 거리도 클럽 선택의 기준이 된다. 15m 이상 남은 프린지에서 공을 굴리려면 웨지보다 우드나 하이브리드 클럽이 나을 수도 있다. 우드나 하이브리드가 공의 가운데 부분을 맞히기가 상대적으로 쉽기 때문이다. 짧은 거리에서는 거리감이 떨어지기에 우드나 하이브리드를 권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남은 거리가 15m를 넘는다면 우드나 하이브리드가 웨지보다 나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마지막으로 그린 주변에선 어떤 클럽을 잡든 그립을 짧게 잡는 게 좋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퍼팅 그립처럼 손을 내려서 클럽을 잡아야 임팩트도 정확하고, 거리를 맞추기도 쉽다.

박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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