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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연 인천교육감 구속영장 또 기각

중앙일보 2016.10.17 22:09
구도심 학교 신축·이전 사업과 관련해 금품을 챙기고 교육감 후보시절 지인들에게 억대 금품을 받은 혐의로 이청연 인천시교육감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이 또 기각됐다.

서중석 인천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7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및 지방교육자치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이 교육감에 대해 인천지검 특수부(김형근 부장검사)가 청구한 사전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서 부장판사는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끝난 뒤 "피의자의 주거가 일정하고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없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그는 "뇌물 혐의의 경우 피의자의 범행의 사전 공모 여부에 여전히 다툼의 여지가 있어 보이고 지금까지 수집된 증거 등으로 봤을 때 피의자에게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지방교육자치법 위반 부분도 피의자 측이 주장하는 법률과 쟁점 중 일부 다툼의 여지가 있는 만큼 피의자에게 충분한 방어권을 보장하기 위해 불구속 재판을 받게 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이 교육감에 대한 법원의 영장 기각은 이번이 두번째다. 앞서 검찰은 지난 8월 26일에도 뇌물 혐의를 적용해 이 교육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당시 이 교육감은 지난해 6~7월 측근 등 3명이 인천의 한 학교법인 소속 고등학교 2곳의 신축 이전공사 시공권을 넘기는 대가로 건설업자에게 받은 3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았다.
그러나 법원은 "도주나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며 이를 기각했다.

이후 검찰은 이 교육감을 좀 더 조사한 뒤 지난 11일 법원에 이교육감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

이번엔 뇌물 혐의에 이 교육감이 교육감 후보시절인 2014년 지인 2명에게 억대의 정치자금을 현금으로 받아 챙긴 혐의를 추가했다. 또 당시 시민펀드로 모은 선거자금의 사용처 일부를 선거관리위원회에 회계 보고를 하지 않은 혐의도 적용했다.

이 교육감은 후보시절 시민펀드로 10억9992만원의 선거자금을 모았다. 이 가운데 현금으로 사용한 수천만원을 회계 처리하지 않았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 교육감이 당시 교육감 후보 신분으로 정치자금법을 위반했기 때문에 관련 규정을 준용한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을 적용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인천지검 소속 부장검사로 구성된 '수사심의회'의 심의와 주부·회사원·대학교수 등 10명으로 구성된 '시민위원회'를 열고 이 교육감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를 결정했지만 또 영장이 기각되면서 체면을 구기게 됐다.

한편 인천지역 49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인천시민사회단체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검찰이 구속영장이 기각됐는데도 이를 재청구하는 무리수를 두고 있다"며 "현직 교육감을 구속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 검찰이 무리하게 수사를 진행하는 것은 실체를 밝히려는 것과 다르게 검찰의 불순한 정치적 의도를 담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인천=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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