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구난업체 '언딘' 특혜…최상환 해경 차장은 무죄, 다른 간부는 징역 1년

중앙일보 2016.10.17 20:03
세월호 참사 당시 구난업체 ‘언딘’ 측에 독점으로 계약을 밀어준 혐의로 기소된 전 해양경찰청 간부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그러나 함께 기소된 최상환(55·치안정감) 전 해경 차장과 해경 구조과장에겐 무죄가 선고됐다.

인천지법 형사13부(김진철 부장판사)는 17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업무방해·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기소된 전 해경 수색구조과 반장 나모(44·경감)씨에 대해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또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업무방해·선박안전법위반교사 혐의로 기소된 최 전 차장과 박모(50·총경) 전 해경 수색구조과장에겐 무죄를 선고했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2014년 4월 16일 친분이 있던 언딘 이사에게 "현장에 투입될 수 있도록 지원해 달라"는 청탁을 받고 세월호 선사인 천해진해운에게 언딘과 구난계약 체결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나씨는 당시 청해진해운에 "언딘이 이미 사고 현장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고 속여 금액을 책정하지 않는 백지계약을 체결하도록 했다. 그는 2013년 7월에도 통영에서 발생한 해상 사고와 관련된 상황담당관실 직원의 작성 보고서를 언딘에 넘겨준 혐의도 받고 있다.

재판부는 나씨에게 "해경 수색구조과 재난대비계 반장으로 실종사 수색·구조 작업에 전념할 의무가 있는데도 청해진해운의 구난계약 체결 업무를 방해하고 이로 인해 해경의 명예와 위신을 훼손했다"며 "해경과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손상하고 변명만 내세우는 등 진지한 반성도 하지 않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반면 세월호 사고 당시 김석균 해경청장을 기망해 동원 승인을 받은 뒤 언딘의 바지선을 투입시킨 혐의로 기소된 최 전 차장과 박 전 과장에겐 무죄가 선고됐다.

당시 이 바지선은 안전검사와 선박등록절차를 거치지 않아 적법하게 출항할 수 없는 상태였고 현장에 5일 후에나 도착이 가능해 언딘에 해경이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법원은 "이들이 실종자 수색·구조 작업을 제쳐두고 언딘에 특혜를 주기 위해 바지선을 동원하는데 적극성을 보일 정도로 언딘 이사와 친밀한 관계에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바지선 동원 및 투입 결정은 최 전 차장이 아닌 해경청장에게 있고 피고인이 허위 보고를 할 고의와 동기가 없다. 언딘에 특혜를 주려는 의도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인천=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