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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열 지휘 국립국악관현악단, 악기 배치도 눈길

중앙일보 2016.10.17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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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열(서울시향 부지휘자)이 지휘대에 선다. 그럼 오케스트라는? 국립국악관현악단이다. 29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오르는 ‘2016 상주작곡가: 김성국ㆍ정일련’ 공연 얘기다.

2014년, 2015년에 이어 세 번째로 국립국악관현악단을 지휘하는 최수열은 현대음악, 새로운 음악을 연주하는 마음으로 작업에 임한다고 밝혔다. 그는 “서양 클래식 음악의 시각에서 국악을 바라보면 한계가 있지만 국악만의 특색을 발견할 때, 악단과 소통하며 악보에 없는 것들이 들리기 시작할 때, 그 변수들이 재미있다”고 말했다.

국립극장의 전속단체 국립국악관현악단은 1월 작곡가 김성국ㆍ정일련을 상주작곡가로 선정하고 이들과 함께 다양한 실험을 지속해왔다. 김성국은 현대적인 어법에 전통음악의 깊은 맛을 살리는 대표적인 국악 작곡가다. 정일련은 한국과 유럽을 오가며 국악에 바탕을 둔 실험을 추구하는 현대음악 작곡가다. 이들은 3월부터 총 네 차례 개최된 워크숍에 참여, 단원들과 활발히 교류하며 작곡ㆍ악기음향ㆍ편성 등을 연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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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 정일련과 김성국(왼쪽부터)

이번 연주회에서는 작곡가 김성국과 정일련의 위촉 초연곡과 함께 이들의 최근 작품까지 총 네 작품이 연주된다. 김성국은 고구려 벽화를 소재로 한 ‘영원한 왕국’을 초연한다. 고구려 벽화 ‘사신도’에 담긴 생동감 넘치는 에너지, 고구려인의 기상과 예술혼을 네 개의 주제선율로 표현했다.

정일련은 부채꼴 형태의 새로운 악기 배치를 시도하는 ‘Centre’를 초연한다. 그는 국악관현악 악기 배치 변화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현악기·관악기·타악기를 서양 오케스트라처럼 구성한 현행 국악관현악단의 배치에서 여러가지 문제점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정일련은 “아쟁, 가야금, 거문고 등 각기 다른 성향의 악기를 현악기라는 이유로 비슷하게 배치하는 것도 맞지 않고, 대금 같은 경우 너무 뒤에 위치해 들리지 않는다”며 각 악기군별 독주자를 중심원에 놓고 그 뒤에 각 악기군의 연주자들을 동심원으로 두는 방식을 제안했다.

이에 따라 국립국악관현악단 최초로 중심에서 부채꼴 모양으로 퍼지는 형태의 악기 배치를 선보인다. 지난 3월 상주작곡가 워크숍에서 처음 시도한 후, 9월 해오름극장 무대에서의 실제 시연을 거쳐 이번 연주회에서 최초 공개된다. 이밖에 김성국이 2014년 발표한 바이올린 협주곡 ‘이별가’와 2015년 초연 당시 호평받았던 정일련의 ‘천(天)-heaven’이 연주된다.

최수열은 서로 성향이 다른 두 분이 상주작곡가로 선정한 악단의 안목을 높이 평가하며 “두 분 곡 모두 까다롭다. 고생은 하겠지만 좋은 결과가 예상된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김성국 작곡 바이올린 협주곡 ‘이별가’는 바이올리니스트 이경선이 협연한다. 공연 시작 40분 전에는 관객의 감상 편의를 돕기 위한 ‘관객 아카데미’가 마련된다. 두 작곡가에게 직접 연주곡 해설을 들을 수 있다.

류태형 음악칼럼니스트ㆍ객원기자 mozart@joongang.co.kr
사진 국립극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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