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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2' 삼성전자·현대자동차 주가 향방은

중앙일보 2016.10.17 16:36

대한민국 ‘빅2’가 흔들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를 맞았다. 현대자동차는 18년 만에 처음으로 역성장 위기에 처했다.

현실은 암울하다. 그렇지만 미래는 어떨까. 주가는 기업의 미래를 보여 주는 현재 가치다. 시장 참여자 다수가 기업의 미래를 어떻게 보느냐를 단 하나의 숫자에 응축했다.

위기에도 ‘맏형’ 삼성전자에 대한 믿음은 여전하다. 삼성전자는 지난 14일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인한 기회손실 비용이 3조원대 중반에 이를 것이라고 발표했다. 앞서 3분기 이미 반영된 손실과 기회손실을 합하면 총 7조원대 규모다. 그런데도 주가는 이날 소폭(1.3%) 오른 데 이어 17일에도 1만3000원(0.8%) 오른 159만원을 기록했다. 1차 리콜 당시 최저점(9월 12일 145만6000원)을 웃돈다.

증권가의 시각도 긍정적이다. 이달 들어서 보고서를 낸 20곳 증권사 가운데 한 곳을 빼고는 모두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이들이 적정하다고 보는 주가도 평균 193만9000원이다. 17일 종가보다 22% 높다. 유진투자증권은 단종 소식에도 목표주가 210만원을 유지했다. 이 회사 이정 연구원은 “지난 3일(10~12일)간 주가 하락은 실적 하향에 대한 우려를 이미 반영했다”며 “삼성그룹 지배 구조 변화 가능성 확대, 4분기 실적 및 반도체ㆍ디스플레이 업황 개선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다른 시각도 있다. 애널리스트 출신의 한 전업 투자자는 “갤럭시 노트7 단종으로 3분기 실적이 3조원 정도 깎였다면 목표주가를 최소 20%는 낮췄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나마 주가가 150만원선을 유지하며 버티는 것은 ‘엘리엇’으로 촉발된 지배구조 개선 이슈 때문”이라며 “27일 주주총회에서 선물을 내놓지 않으면 그날을 기점으로 주가가 확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한 펀드매니저 역시 “지배구조 개편 방안이 나올 때까지는 다들 들고 가자는 분위기라 주가가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09~2010년 ‘옴니아(삼성전자의 첫 스마트폰)’ 위기도 넘겼는데 지금을 마치 삼성전자 전체의 위기로 몰아가는 것은 지나치다”며 “다만, 당시엔 이건희 회장이 건재했지만 지금은 이재용 부회장 체제라는 게 차이”라고 덧붙였다.

‘차남’쯤으로 알았던 현대차는 증시에서는 이미 ‘다섯째’로 밀린 지 오래다. 안팎으로 좋은 일이 없었다. 14일 임금 협상을 타결하기는 했지만 5개월간 이어진 파업으로 3조원대 규모의 생산 차질을 빚었다. 글로벌 판매량도 꺾였다. 현대ㆍ기아차의 올 1~9월 글로벌 판매량은 562만1910대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8% 감소했다. 이 속도라면 지난해 판매량(801만5745대)에 못 미칠 수 있다. 무엇보다 이익의 질이 안 좋다. 2012년엔 1000원 팔아서 100원을 남겼다면 올 상반기엔 66원만 남기는 장사를 했다.

그런데도 증권사 시각은 여전히 우호적이다. 지난 1일 이후 현대차에 대한 보고서를 낸 증권사 22곳 가운데 2곳을 제외한 20곳이 모두 매수 의견을 냈다. 목표주가는 평균 17만9500원이다. 보합세로 마감한 17일 종가(13만3000원)보다 35% 높은 수준이다. 김동하 교보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가는 내년 예상 영업이익 기준으로 주가수익비율(PER)이 5.6배에 불과할 정도로 저평가돼 있다”며 “4분기 실적 회복이 기대되고 양호한 배당 수익률 등을 감안하면 매수할 만하다”고 분석했다.

최준철 VIP투자자문 대표는 그러나 “주가가 싸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오를 가능성도 크지 않아 투자할 매력을 못 느낀다”고 말했다. 한 펀드매니저는 “중국이 쫓아오고 전기차 시대로 전환하는 타이밍에 현대차가 시장을 치고 나갈 만큼의 혁신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이든 현대차든 금융위기 이후 큰 성공을 거두면서 지나치게 자신감에 차 있었던 것 같다”며 “현대차가 한국전력 삼성동 부지를 10조원이나 주고 산 게 단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그는 “두 곳 모두 위기라고 하지만 경영진이 정말 체감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지금 환골탈태하지 않으면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고란ㆍ장원석 기자 ne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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