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재인, 탈레반에 신임장 주자고 제안”

중앙일보 2016.10.17 02:30 종합 8면 지면보기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07년 샘물교회 교인 피랍사건 당시 테러단체인 탈레반에 정부 신임장을 제시하자고 했다고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회고록에서 주장했다.

송민순, 회고록서 “격론 끝 거부”
문 측 “그 부분은 아직 못 봤다”

송 전 장관은 『빙하는 움직인다』에서 “2007년 8월 초 탈레반 조직이 인질 석방 협상을 하려면 한국 정부의 신임장을 휴대한 대표를 보내라고 요구했다”며 “나는 인질을 구하려면 무슨 일이든 해야 하지만 납치 테러단체에 정부 신임장을 제시하는 것은 국가가 결코 넘어서는 안될 선이라고 판단했다”고 적었다. 이어 “내가 아는 한 어떤 국가도 테러단체에 그들을 협상 대상으로 인정하는 신임장을 써 준 사례는 없었다”며 “그러나 안보정책 조정회의에서 김만복 국정원장과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사람을 살리기 위해 신임장이라도 써 보내자고 주장했고, 문재인 대통령 비서실장과 백종천 안보실장도 찬성했다”고 덧붙였다. 2007년 7월 당시 아프가니스탄에서 봉사 겸 선교활동을 떠난 한국인 23명이 탈레반 테러조직에 납치돼 국내에 엄청난 충격을 줬다.

송 전 장관은 “신임장을 넘겨주면 탈레반은 한국 정부가 탈레반을 국제법상 정식 교전단체로 인정했다며 공개할 게 훤히 보였다 ”며 “내부 회의에서 신임장이라도 써 보내자는 사람들을 상대로 몇 차례 심하게 얼굴을 붉히고는 결국 납치단체의 요구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문 전 대표 측 김경수 의원은 16일 “그 부분은 아직 (회고록을) 못 봤다”며 대응하지 않았다. 새누리당 김현아 대변인은 “국제사회의 적인 테러단체까지 인정하자는 과잉 대응 등 문 전 대표의 갈팡질팡한 안보관이 정상적인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김성탁 기자 sunty@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