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팩트체커 뉴스] 아이가 양치질할 때 치약 1kg씩 삼켜도 CMIT/MIT 하루 허용치 100만분의 1

중앙일보 2016.10.17 01:35 종합 10면 지면보기

가습기·치약 등 생활용품 사용에 대한 불안이 식지 않고 있다. 지난달 가습기살균제 성분 중 하나였던 메틸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CMIT)과 메틸이소치아졸리논(MIT)의 혼합물(CMIT/MIT)이 치약에도 들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후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인체에 무해하다”면서도, 국내 허용치를 넘어선 해당 치약의 전량 회수를 결정했다. 애매모호한 식약처의 입장에 국민은 불안하다. CMIT/MIT는 치약뿐 아니라 샴푸·린스·비누·면도크림·가글 등 수많은 생활제품에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식약처는 현재 치약 외에 비누 등 다른 제품에 대해서도 CMIT/MIT 포함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추천 기사
기사 이미지
기사 이미지
 
CMIT/MIT는 어느 정도 함유돼야 ‘안전하다’고 믿을 수 있나.
A: ‘1일 노출 안전용량’이라는 게 있다. 매일 어느 정도 수준으로 노출되더라도 70세까지 전혀 인체에 독성이 나타나지 않는 최대 한계용량을 뜻한다. 치약과 같은 특정 물질에서 검출된 CMIT/MIT 함량이 ‘안전용량’보다 낮으면 독성학적으로 ‘안전하다’고 말할 수 있다. 본지는 생활 속 화학제품 공포증인지 확인하기 위해 지난 13일 대구가톨릭대 GLP센터에 직접 의뢰해 CMIT/MIT 위해성 평가를 실시했다.

대구가톨릭대에 위해성 평가 의뢰
1kg당 CMIT/MIT 0.0024~0.0044㎎
코로 흡입하면 위험할 수 있지만
입으로 섭취 위해성은 부풀려져

이에 따르면 CMIT/MIT가 사람 입으로 들어갈 때 안전용량은 하루 0.47㎎/㎏으로 추정된다. 하루에 0.47㎎까지는 먹어도 무해하다는 뜻이다. 단 이는 몸무게 1㎏당 기준이다. 몸무게가 늘면 체적이 늘어나 안전용량도 높아진다. 논란이 된 치약은 1kg당 CMIT/MIT가 0.0024~0.0044㎎ 들어 있다. 1kg의 치약을 이용해 하루 세 번 이를 닦는다면, CMIT/MIT가 인체에 최대로 유입될 수 있는 용량은 0.0072~0.0132㎎이다. 몸무게 30㎏의 어린이가 하루 세 번씩 치약 1kg을 ‘삼킨다’고 해도, 안전용량에 턱없이 못 미친다(100만배 미만).
기사 이미지
박영철 대구가톨릭대 화학물질독성평가학과 교수는 “독성학적인 측면에서 위해성에 우려가 거의 없다”고 분석했다.

임산부 안전용량은 일반인보다 적은 하루 0.174㎎/㎏이다. 몸무게 60㎏인 임산부의 경우 하루 10.44㎎ 정도까지 노출되는 건 ‘안전하다’는 뜻이다. 이 역시 식약처가 밝힌 치약의 CMIT/MIT 최대 함량의 79.1만배나 된다. 임산부가 이를 닦아도 크게 위험하진 않다는 결과다.
대구가대 GLP센터 연구진이 본지 요청에 따라 쥐의 입(경구)에 CMIT MIT를 투여하는 경구투여독성시험을 진행하는 모습. 문희철 기자.
대구가대 GLP센터 연구진이 본지 요청에 따라 쥐의 입(경구)에 CMIT MIT를 투여하는 경구투여독성시험을 진행하는 모습. 문희철 기자.
중요한 것은 노출 경로가 달라지면 독성도 달라진다는 점이다. 이를 닦을 때 CMIT/MIT는 위→소장→혈관→간문맥→간을 통과한 뒤 비로소 전신 혈관에 유입된다. 간은 대사작용을 통해 신장으로, 대장은 대변으로 독성물질을 배출한다. 이에 비해 CMIT/MIT를 코로 흡입하면 매우 위험할 수 있다. 코→기도→폐로 CMIT/MIT가 유입되는데, 기도는 독성물질을 걸러주지 못한다. 가습기살균제가 위험했던 이유다.

체중이 60㎏인 성인이 CMIT/MIT를 코로 흡입할 때 안전용량은 입으로 섭취할 때보다 3440배 적다. 역으로 보면, 치약이 가습기살균제보다 3440배 안전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대구가대 GLP센터 연구진이 본지 요청에 따라 쥐의 코(호흡기)에 CMIT MIT를 투여해 흡입독성시험을 진행하는 모습. 문희철 기자.
대구가대 GLP센터 연구진이 본지 요청에 따라 쥐의 코(호흡기)에 CMIT MIT를 투여해 흡입독성시험을 진행하는 모습. 문희철 기자.
결론적으로 치약의 CMIT/MIT 논란은 과장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김병기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는 “이번 논란은 물이 식도가 아니라 기도로 들어가면 사람이 죽을 수도 있기 때문에 물을 위험하다고 하는 격”이라고 비유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