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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권 투기과열지구 묶어 입주 때까지 전매제한 추진

중앙일보 2016.10.17 01:31 종합 10면 지면보기
주택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는 서울 강남권(강남·서초·송파구)의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을 현재 6개월에서 입주 때까지로 강화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강남권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분양시장 과열, 기존 집값도 들썩
강북·수도권 등 분위기 확산 조짐
시간 걸리는 법 대신 시행령 바꿔
재건축 조합원 거래, 재당첨 억제
일각선 경제 전반에 찬물 우려도

국토교통부는 주택시장 과열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강남권에 대한 선별적·맞춤형 규제를 모색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국토부 고위 관계자는 “분양권 전매제한 등 청약제도를 강화하는 방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강남권은 분양시장과 기존 주택시장 모두 달아올라 있다. 올 들어 3.3㎡당 4000만원이 넘는 고분양가에도 높은 청약경쟁률을 이어왔다. 지난 7월부터 분양가 9억원이 넘는 주택에 대한 중도금 대출 보증 제한도 강남권에선 먹히지 않았다. 수천만원에서 억대에 달하는 분양권 웃돈이 청약 과열을 부추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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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분양가에도 분양이 성공하면서 분양가 이상으로 집값이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기존 집값도 뛰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올 들어 지금까지 강남·서초구 아파트값은 각각 4% 넘는 상승률을 나타냈다. 이 기간 전국 아파트값은 0.47% 올랐고 서울 상승률은 2.7%였다. 강여정 한국감정원 주택통계부장은 “고분양가가 기존 시세를 끌어올리면서 강남권 재건축 단지 투자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다 최근 강남권 집값 상승세가 다른 지역으로 퍼지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주 서울과 수도권의 아파트값이 각각 0.22%, 0.13% 뛰며 1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주택 공급을 줄이고 중도금 대출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8·25 대책 이후 기존 도심 주택의 희소성이 부각되며 오히려 집값 상승세가 커졌다.

정부는 강남권 과열의 진원지로 분양시장을 겨냥해 맞춤형 처방을 검토하고 있다. 분양시장의 아킬레스건은 전매제한 기간이다. 전매차익이 청약 과열을 가져오는 만큼 전매차익을 차단하기 위해 전매제한 기간을 강화하는 방안을 정부는 우선 고려 중이다. 지금은 분양가의 10%인 계약금과 한 차례 중도금(대개 분양가의 10%)만 내면 계약하고 나서 6개월(민간 택지) 후에 분양권을 전매할 수 있다.

전매제한 강화로 분양권을 팔지 못하는 기간이 늘어나면 웃돈 기대감이 떨어지고 전매가 어려워진다. 재당첨을 억제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에 포함돼 있다. 지금은 재당첨 제한이 별도로 없어 당첨 뒤 청약통장에 다시 가입해 1년(수도권)만 지나면 1순위 자격으로 또 청약할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국회를 통해 관련 법을 고치는 데 시간이 걸리고 대책의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정부가 바로 시행에 나설 수 있는 시행령 개정 등의 방법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한 효과적인 방안이 투기과열지구 지정이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 청약자격이 까다로워진다. 전매제한 기간도 입주 때까지로 늘어난다. 재건축 조합원 거래도 제한된다.

정부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침체한 주택시장을 살리기 위해 2011년 12월 강남권을 마지막으로 투기과열지구를 모두 해제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강남권 과열이 수도권으로 확산하는 흐름이 뚜렷해지면 바로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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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자유로운 분양권 전매가 실수요보다 가수요를 늘려 시장을 왜곡시키고 있기 때문에 전매제한 기간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투기과열지구 같은 강한 규제를 도입하면 부동산 경기가 급격히 얼어붙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건설경기가 급랭하면 국가 경제 전체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부작용이 적은 정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안장원 기자 ahnj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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