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평생교육 대학 이어 최순실 딸 의혹…이대 교수들 “총장 사퇴” 집회 예고

중앙일보 2016.10.17 01:26 종합 12면 지면보기
지난 7월부터 이어져 온 이화여대의 학내 분규가 청와대 ‘비선 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60)씨 딸 정유라(20)씨의 특혜 입학 의혹으로 한층 더 고조되고 있다. 특히 이대 학생들의 본관 점거 농성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교수들도 오는 19일 최경희(54) 총장의 해임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기로 하면서 이대 사태가 새 국면을 맞고 있다. 교수들이 총장 사퇴 시위에 나서는 건 올해 130주년인 이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비대위 “19일 100여 명 동참 예상”
“최씨 딸 입상 전 특기자 전형 통과”

이화여대 교수협의회가 꾸린 교수비상대책위원회는 15일 교수협의회 홈페이지에 “끝을 짐작할 수 없는 이화의 추락에는 최경희 총장의 독단과 불통, 재단의 무능과 무책임이 자리하고 있다. 교수들이 보다 적극적인 행동으로 결의를 보여줄 때가 왔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19일 이대 본관 앞에서 첫 교수 집회를 열기로 했다. 비대위는 교수 100 명 이상이 동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달 말까지 1인 릴레이 시위도 벌일 계획이다.

평생교육 단과대인 ‘미래라이프대’ 사업 추진과 경찰병력 투입 논란으로 내홍을 앓던 이대는 ‘특혜 입학’ 의혹까지 터지면서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이대에 따르면 정씨는 2014년 9월 실시된 지난해 수시 전형에서 체육특기자로 지원해 최종 합격했다. 이 과정에서 그해 9월 20일 인천 아시안게임 승마 경기에서 딴 금메달도 인정받았다.

지난 11일 이대 교수협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당시 체대 입시 평가에 참여했던 일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사람의 글이 올라왔다. 글의 핵심은 ‘체대 평가장 입실 전 평가자들에게 안내할 때 입학처장이 금메달을 가져온 학생을 뽑으라고 했다’는 것이다. 이에 당시 입학처장이던 남궁곤 교수는 “서류 기한 이후라도 국제대회 입상자라면 점수를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입학 후에도 정씨는 ‘학점 특혜’ 논란에 휩싸였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 자료에 따르면 정씨는 리포트로 낸 A4 용지 3장에 사진만 5장 첨부했음에도 B학점 이상을 받았고 제출 기한을 넘긴 보고서를 제출하고도 성적을 인정받았다. 이에 학교 측은 “학사 관리의 부실함을 인정한다”며 17일 교직원과 학생들을 상대로 설명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학생들은 “학교 측의 진정성 없는 소통 요구는 믿을 수 없다”며 설명회에 참여하는 대신 설명회 장소 앞에서 피켓 시위를 하겠다고 밝혔다.

의혹이 연이어 터져 나오면서 내부에선 이제 최 총장이 ‘결자해지’해야 할 때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당사자인 정씨는 지난달 휴학계를 제출했다.

홍상지 기자 hongsam@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