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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도 짐쌌다, 야구감독들 잔인한 가을

중앙일보 2016.10.17 00:28 종합 26면 지면보기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열기가 뜨겁지만 5강에 진출하지 못한 팀들은 사정이 다르다. 하위권 팀들은 시즌이 끝나자마자 감독을 교체하며 쇄신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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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左), 김한수(右)

삼성 야구단은 “김한수(45) 코치를 신임 감독으로 선임한다”고 지난 15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지난 6년 동안 삼성을 이끌었던 류중일(53) 감독은 지휘봉을 내려놓고 기술자문 역할을 맡게 됐다.

4연속 우승 이뤘지만 올 9위 추락
삼성구단 “체질개선” 김한수 선임
한화 김성근 감독도 거취 불투명

류 감독은 올해로 3년 계약이 끝난다. 그래서 이번 인사는 ‘재계약 포기’이지 ‘경질’은 아니다. 그럼에도 류 감독이 물러나는 것에 대해 많은 야구인들이 놀라워했다. 류 감독은 지난 2011년 삼성 감독을 맡자마자 2014년까지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4년 연속 통합 우승을 이뤄냈다. 삼성은 2015년에도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으나 도박혐의를 받은 투수 3명을 엔트리에서 제외하며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그쳤다. 지난 6년 동안 류 감독의 실패라고 평가할 만한 시즌은 올해(9위)뿐이다. 그러나 삼성 구단은 “김한수 감독이 젊은 리더십을 통해 전력 향상과 체질 개선을 이뤄낼 것”이라며 감독 교체 이유를 설명했다. 1년 만에 하위권으로 추락한 삼성 야구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미이고, 오랫동안 팀을 이끌었던 류 감독이 혁신의 적임자가 아니라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지난 겨울 삼성은 간판타자 박석민(4년 96억원)을 NC에 내줬다. 외국인 선수 영입에도 소극적이었다. 과거 삼성은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선수들을 사들이며 연 400억~500억원의 예산을 썼다. 그러나 제일기획이 삼성 스포츠단을 총괄하면서 야구단의 씀씀이가 확 줄었다. 30년 넘게 삼성 야구단을 지배해온 성과주의를 버리고 저비용 구조로 바꾼 것이다. 3년 총액 21억원을 받았던 류 감독과 달리 김한수 감독은 3년 총액 9억원에 계약했다.

지난 14일에는 kt가 김진욱(56) 감독과 3년 총액 12억원에 계약했다. 신생팀 kt의 기반을 다진 전임 조범현(56) 감독의 3년 계약이 끝나자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 2년 연속 최하위에 그친 kt는 감독·단장을 동시에 바꾸며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

이로써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고 계약기간이 끝난 감독 3명은 모두 팀을 떠났다. 6위 SK는 김용희(61) 감독과 재계약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김성근(74) 한화 감독(7위)과 조원우(45) 롯데 감독(8위)은 계약기간이 남아 있다. 그러나 김성근 감독은 구단의 막대한 투자지원을 받고도 2년 연속 가을야구를 하지 못해 입지가 좁아졌다. 게다가 권혁·송창식 등 시즌 내내 혹사 논란을 일으켰던 한화 투수들이 차례로 수술대에 올라 여론이 좋지 않다.

김식 기자 seek@joog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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