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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치과 진료, 치료에서 예방 중심으로

중앙일보 2016.10.17 00:01 경제 8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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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성
경기도치과의사회
정책연구이사

국민들에게 ‘치과’는 아프고, 비싸고, 그래서 가기 싫은 이미지로 각인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결국 참지 못할 정도가 되어서야 마지 못해 치과를 방문하고, 고가의 치료비로 임플란트나 각종 보철치료를 감당해야 하는 악순환이 발생된다. 정상적인 구강건강 관리체계를 통해 적절한 시기의 치료를 받는 국민의 비율이 20% 내외라는 통계 수치를 참고한다면 ‘건강한 치아는 오복(五福) 중의 하나’라는 속담이 무색하다는 생각이다.

선진국의 척도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인권의 으뜸이라 할 수 있는 의료 분야에서 치료 중심이 아닌 예방 중심으로의 이동으로도 볼 수 있다. 그러한 관점에서 ‘치과주치의 사업’은 장기적으로 추구해야 하는 목표이지만 우선적으로 아동·청소년에 대한 예방적 개념의 치과주치의 사업을 초기 목표로 삼을 만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2012년부터 서울시에서 시행되고 있는 학생 치과주치의 사업은 그동안 반응이 좋아 확대 시행되던 사업이다. 올해부터는 경기도 성남시에서도 시작됐고, 내년엔 경기도 부천시에서도 시행 예정으로서 막바지 절충 과정만 남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정책적 초기 과정으로서 초등학교 4학년생 만을 위한 사업으로 시작됐으며, 사업의 내용이나 투여되는 시간에 비해 관리 비용이 적절하지 못하다는 치과계 내부의 의견도 존재하는 등 몇 가지 풀어야할 숙제는 남겨두고 있다. 그러나 국민의 구강건강을 위해서는 앞으로 아동·청소년의 연령층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이고, 생애 전환기의 성인 연령층, 만성질환 대상자들에 대한 적극적 관리 체계의 구축 등의 목표를 향한 치과계의 의지는 전문가적 책임감으로 확고한 상태이다.

한편으로는 학생 치과주치의 사업을 시행 중인 서울시와 성남시, 그리고 시행 예정인 부천시의 공통점을 살펴보면 불안정한 측면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왜냐하면 지자체장들의 공약사항이거나 강력한 추진 사업이라는 사실이 사업 실행의 주된 동력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여건이 사업의 안착에 큰 힘이 되는 것은 사실이나, 앞으로 지역적 확대 혹은 대상 연령의 확대나 사업의 지속성에 있어서는 정치적 역학관계에 따른 불안감이 존재할 수도 있다는 것이 현실이다.

치과 주치의 사업의 긍정적 결과물은 이제 다양한 경로를 통해 확인됐고, 학부모를 중심으로 한 긍정적 여론도 조성되었다는 생각이다. 치과계는 전문가적 집단의 책임감으로 치과주치의제의 전국적 확대 실시와 대상 연령층의 확대를 위해 목소리를 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성인 건강검진이 건강보험공단으로 이관된 것과 같은 이유로 학생 건강검진도 교육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요구하고, 궁극적으로 국가 정책과 건강보험 정책으로 흡수될 것을 주장해야 한다. 그것이 치과계를 포함한 의료계 전체가 장기적으로 추구해야 하는 예방 중심 진료의 목표라는 생각이다.

최유성 경기도치과의사회 정책연구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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