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금리 낮고 안전자산 선호…채권형 몸값 계속 뛸 것”

중앙일보 2016.10.17 00:01 경제 6면 지면보기
기사 이미지

김기현 본부장이 이끄는 키움운용 채권운용팀은 3분기 국내 채권형 펀드 수익률 상위 톱10 중 4개를 차지했다.

국내에 펀드라는 금융상품이 출시된 이후 채권형 펀드는 꾸준히 순자산 규모(공모형 기준)에서 주식형 펀드를 앞섰다. 그러나 펀드 투자 바람이 불었던 2007년 역전을 당했다. 2011년엔 주식형 펀드 규모가 채권형 펀드보다 3배 이상 큰 때도 있었다. 그러나 주식형의 강세는 오래가지 못했고, 채권형 펀드는 2013년 재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채권형은 꾸준히 덩치를 키워 올 7월 사상 처음으로 순자산 100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김기현 키움운용 채권운용본부장
채권형 수익률 톱10 중 4개 차지
ETF 판매보수 없고 현금화 빠른 장점
금리 인상 대비 채권펀드도 분산을

3분기에도 채권형 펀드의 강세는 계속됐다. 운용사 중에서 키움투자자산운용의 성적이 특히 좋았다. 국내 채권형 펀드 수익률 상위 10위 내에 키움운용의 펀드가 4개나 포함됐다. 2개는 상장지수펀드(ETF), 2개는 일반 펀드다. 9월 말 기준으로 26조원 규모의 채권펀드를 굴리는 키움운용은 최근 ETF의 시장에서 큰손으로 부상하고 있다. 김기현 키움투자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장은 “섹터를 나눠 담당자가 독립적으로 전략을 세울 수 있도록 한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채권도 ETF 바람이 거세다.
“코스피지수는 올해도 박스권에 머물고 있다. 중소형주 중심으로 변동성도 커졌다. 이 와중에 금리는 꾸준히 낮아지고 있으니 채권의 몸값이 계속 뛸 수밖에 없는 구조다. ETF는 장점이 많다. 10만원 단위의 소액으로도 기관투자자처럼 매매할 수 있고, 일반 주식과 같이 실시간으로 가격을 확인하고, 현금화할 수 있다. 판매 보수가 없기 때문에 수수료 면에서도 매력이 있다. 이런 장점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 같다.”
채권형에 자금이 몰리는 원인은 무엇인가?
“일반적으로 한 국가의 경제가 성장하면 채권형 펀드든 주식형 펀드든 금융상품이 전반적으로 함께 큰다. 그러나 한국은 2000년대 중반 주식형 적립식 펀드 열풍이 불면서 쏠림 현상이 있었다. 상황이 바뀐 건 금융위기 이후다. 위험자산보다는 채권과 같은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생겼는데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각국이 연이어 금리를 인하하면서 이런 경향이 최근 강해졌다. 향후 이런 흐름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올 11월 이후 채권 시장은 어떻게 전망하나?
“미국 경제의 회복 속도가 완만한 가운데 중국 과잉 생산 우려는 여전하다. 유럽과 일본의 부진한 경기 회복까지 감안하면 당분간 글로벌 저성장 기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올 연말 미국이 0.25% 정도 금리를 올릴 전망이지만 그 속도는 빠르지 않아서 내년에도 연 2회 이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글로벌 통화정책은 단기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되 장기 금리 조정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통화정책의 한계를 재정으로 메우려는 정치적 논의가 잇따를 전망이어서 장기 채권 금리 상승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내는 2017년까지 기준금리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조선·해운에서 시작한 구조조정이 내년 철강·화학·전자 업종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른 실업률 증가와 소비 둔화를 감안하면 금리 인하가 필요하고, 가계 대출 증가와 그에 엮인 부동산 가격 등을 감안하면 인상 또한 쉽지 않다. 국고채 3년물은 1.25~1.45%, 10년물은 1.50~1.80%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채권이라고 늘 안전한 건 아닌데?
“채권 투자는 기본적으로 금리 하락기에 추가적인 수익을 얻는 개념이다. 동시에 분산 투자 측면에서 좋은 수단이다. 경기가 좋아지면 주식이나 부동산 등에 자금이 집중되는데 이럴 때일수록 하락 리스크를 적절하게 방어할 수단을 섞어야 한다. 그러므로 장기 채권투자는 자산 포트폴리오 전체의 안정성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지난 몇 년 동안 시중 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장기 채권형 펀드가 상대적으로 좋은 성과를 거뒀다. 향후에 금리가 횡보 또는 상승한다면 기존의 높은 수익률을 재현하기 쉽지 않다. 따라서 금리 하락을 예상하거나 분산 투자 목적이라면 만기가 긴 채권 펀드를, 안정적인 성과를 원한다면 상대적으로 만기가 짧은 펀드를 골라야 한다.”

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