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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률 톱10 중 ETF가 8개…기대 뛰어넘은 ‘중위험중수익’ 펀드

중앙일보 2016.10.17 00:01 경제 6면 지면보기
데자뷰(Deja vu)다. 지난해 3분기처럼 상장지수펀드(ETF)가 올 3분기 국내 펀드시장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올렸다. 16일 본지가 펀드평가사 KG제로인(www.funddoctor.co.kr)과 함께 올 3분기 펀드 실적을 분석한 결과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 1, 2위는 ETF인 ‘미래에셋TIGER200중공업상장지수’와 ‘삼성KODEX건설상장지수’로 각각 20.66%, 13.83%의 수익률을 올렸다. 수익률 톱10 중에서도 ETF가 8자리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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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중위험-중수익’을 위해 설계된 ETF지만 공격적 투자를 벌인 경쟁 펀드의 수익률을 뛰어넘었다. 저금리 현상의 지속으로 요즘 1년치 정기예금 금리가 1.0% 안팎인 것을 고려하면 1위인 ‘미래에셋TIGER200중공업상장지수’의 수익률은 정기예금(3개월로 환산하면 0.25%)의 80배 수준이다.

작년 이어 올해도 3분기 최고 성적
1위 ?미래에셋중공업상장지수? 20.66%
대형주·신흥국 선전, 중소형주 부진
주식형 펀드 순자산 4조 넘게 줄어

글로벌 자산운용사 뱅가드의 잭슨 로이 상무는 “2000년대 이후 채권 수익률이 연간 0.1~0.2%포인트씩 떨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떨어지지 않은 ETF와 혼합형 펀드로 투자자의 관심이 움직이고 있다”며 “투자 주체나 지역마다 목표가 상이하지만 향후 6~9%의 수익률을 목표로 하는 ETF 시장이 더욱 활성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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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를 제외하면 대형주와 신흥국 주식을 담은 펀드가 선전했다. 국내 대표 주식 200개 종목의 시가총액을 지수화한 코스피200지수(K200인덱스)를 추종하거나, 베트남·러시아·브라질 등 신흥국 주식을 고른 펀드가 좋은 수익률을 올렸다. 반면 최근 1~2년간 인기를 모았던 중소형주 펀드(-2.33%)는 성적이 저조했다. 황윤아 KG제로인 연구원은 “대형주를 중심으로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펀드가 3분기에 좋은 성적을 올렸다”며 “2분기에 바닥을 쳤던 중공업·건설 관련 종목과 대형주가 3분기 크게 반등하며 펀드 시장 수익률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KG제로인 가중평가에선 ‘유경PSG액티브밸류(주식)Class A’가 99.2점(100점 만점)을 받았다. 이 펀드는 운용 순자산이 300억원을 밑도는 소형 펀드지만 올 3분기를 가중평가한 최근 3년간 실적이 가장 우수했다. 운용사별로는 NH-Amundi자산운용(6.00%), 현대자산운용(5.95%), 교보AXA자산운용(5.10%), 삼성자산운용(5.02%)이 5% 이상 수익률을 내며 상위권을 형성했다. 메리츠자산운용은 3분기 -6.63%의 수익률로 평가대상인 순자산 300억원 이상 운용사 40곳 중 최하위로 추락했다. 연초 이후 수익률도 -15.33%로 운용사 중 가장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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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와 함께 ‘중위험-중수익’ 대표 상품으로 떠오르는 해외주식혼합형 펀드 시장에선 1~3위 모두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상품이 차지했다. 베트남 등 신흥국 투자에서 주로 수익을 올렸다. 이영석 한투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앞으로 베트남 경기가 더 살아나 올해와 내년 펀드 성장이 두 자리 수 이상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0.01%’ 싸움을 벌이는 국내 채권형 펀드 시장에선 톱10에 4개 상품을 올린 키움투자자산운용의 성적이 돋보였다. 김기현 키움운용 채권운용본부장은 “1위를 차지한 ‘키움 KOSEF 10년 국고채 레버리지 상장지수’ 펀드는 3분기 0.97%의 수익률을 기록했는데 1년 수익률도 13.27%로 채권형 펀드로는 매우 높다”며 “장단기 국채와 공사채, 우량 회사채 가리지 않고 고르게 투자한 것이 좋은 수익률을 거둔 비결”이라고 말했다.

저금리 상황이지만 여전히 펀드 시장 자금 사정은 좋지 않다. 국내 주식형 펀드의 순자산은 3분기에만 4조3629억원 줄었다. 해외 주식형 펀드의 순자산도 7202억원 감소했다. 이환태 금융투자협회 펀드공시팀장은 “여전히 안전 자산에 대한 선호 성향이 이어지고, 주가지수 상승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고 있어 전체 펀드 순자산이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강병철·심새롬 기자 bong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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