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요즘 일본 가는 관광객 대세는 ‘트렌드 쇼핑’

중앙일보 2016.10.17 00:01 경제 3면 지면보기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 행태가 바뀌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명품과 고급 가전제품을 쓸어 담듯 구매하는 ‘바쿠가이(爆買い)’가 대세였지만 최근엔 일본에서 막 출시된 신제품이나 현지 소비자 사이에서 화제인 상품을 사는 ‘실시간 스마트 쇼핑’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기사 이미지
16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제과업체 UHA미카쿠토우의 ‘코로로’젤리는 지난 7월 외국인 판매상품 톱10에 들었다. 과즙이 터지는 독특한 식감이 일본 현지에서 인기를 얻기 시작한 때와 비슷한 시기다. 앞서 일본 화장품업체 시세이도의 ‘아넷사 퍼펙트 UV 아쿠아부스터’ 자외선차단제 역시 출시 직후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불티나게 팔려 곧바로 판매 랭킹 2위를 기록했다. 시세이도 측은 “외국인들의 정보 수집력이 빨라, 신제품에 대한 반응만 보면 일본인과 거의 차이가 없는 것 같다”고 놀라워했다.

명품·고급가전 싹쓸이 쇼핑 줄고
일본인 많이 사는 화장품 등 관심

이런 변화의 중심에는 스마트폰이 있다. 중국·홍콩·대만 관광객 사이에 일본 상품 정보를 바로 바로 알려주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이 널리 퍼진데다, 전기밥솥 등 전통적인 인기상품은 오프라인 쇼핑 대신에 인터넷으로 손쉽게 구매하는 외국인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중국 조사기관 아이리서치에 따르면 해외에서 떼온 상품을 인터넷에서 파는 중국 인터넷쇼핑몰 ‘월경(越境) EC’의 구매 규모는 지난해 9000억 위안(151조원)에서 올해 1조2000억 위안(202조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월경EC에는 매일 3만 건 가까운 상품 리뷰와 함께 일본 최신 상품 정보가 올라온다. 20~30대 젊은 층을 필두로 한 외국인 관광객들은 이 같은 앱이나 쇼핑 블로그, 인스타그램 등을 활용해 현지인 못지않은 쇼핑에 나서고 있다.

상하이에서 일본으로 가족여행을 온 A(40)씨는 “무거운 가전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하는 건 어리석다”며 “화장품이나 의약품 등을 구입했다”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1년 사이 면세점 인기 상품에도 변화가 뚜렷하다. 외국인 손님이 많은 도쿄 시부야의 다카시마야 백화점 신주쿠면세점의 경우 전체 매출에서 명품 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3~8월엔 35%였지만 올해 같은 기간에는 24%로 감소했다. 반면 화장품 비중은 13%에서 30%로 2배 이상 훌쩍 뛰었다.

국내외 관광업계는 지난해 일본에서의 싹쓸이 쇼핑은 ▶엔저 ▶일본 정부의 비자 발급요건 완화 ▶소비세 면세 확대 등이 겹친 비정상적인 상황이었다고 분석한다. 일본 관광당국에 따르면 올해 2분기에 중국 관광객 1명이 일본에서 지출한 돈은 약 22만 엔(240만원)으로 1년 전에 비해 22.9% 감소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