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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떡호흡' 허프-유강남, LG 승리 이끌다

중앙일보 2016.10.16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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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6 KB0 준플레이오프 넥센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3차전 경기, 4회말 2사 2루에서 좌익수 뒤 투런 홈런을 날린 LG 유강남이 덕아웃에서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데이비드 허프(32·미국)-유강남(24) 배터리의 찰떡 호흡이 빛났다. 프로야구 LG가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승제) 3차전에서 승리를 거뒀다. LG는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준PO 3차전에서 7이닝 1실점을 기록한 선발 허프의 호투와 4회 터진 유강남의 결승 투런포에 힘입어 넥센을 4-1로 물리쳤다. 시리즈 전적 2승1패를 기록한 LG는 플레이오프 진출에 1승만 남게 됐다.

LG의 에이스 허프는 안정감있는 투구로 경기를 지배했다. 허프는 최고 시속 151㎞의 빠른 직구와 절묘한 체인지업으로 4회까지 안타 2개를 허용하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2-0으로 앞선 5회 초 이택근에게 우중간 2루타를 허용한 뒤 김지수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고 첫 실점했지만 추가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날 가장 큰 위기는 7회 초였다. 하지만 1사 3루에서 허프는 이택근과 김지수를 각각 내야 뜬공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위기를 넘겼다. 7회 말 2점을 추가한 LG는 8회부터 필승조 정찬헌과 임정우가 나서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마무리했다.

허프는 LG에겐 '굴러온 복덩이'나 다름없다. 그는 스콧 코프랜드(29)의 대체 선수로 지난 7월 14일 LG에 합류했다. 시속 150㎞에 이르는 빠른 직구를 던지는 왼손 투수 허프는 영입 당시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메이저리그에서 120경기에 등판한 경험이 있는 그를 국내는 물론 일본 프로야구 구단들도 오랜 기간 눈독을 들였다.

영입 싸움에서 승리한 LG는 천군만마를 얻었다. 허프는 올 시즌 7승(2패)을 거두며 LG의 확실한 승리 카드로 자리잡았다. 허프가 가세한 이후 LG는 후반기 37승1무26패를 기록하며 8위에서 4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허프가 국내 무대에서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준 건 포수 유강남의 도움이 컸다. 허프는 지난 8월 2일 두산전부터 이날까지 10경기 연속 유강남과 호흡을 맞췄다. 유강남은 베테랑 정상호를 밀어내고 올 시즌 LG의 주전 포수로 활약했다.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도 선발 포수로 나섰다. 하지만 유강남이 포스트시즌에서 선발로 나선 2경기에서 모두 LG가 패했다.

반면 정상호는 11일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과 13일 준PO 1차전에 선발 출전해 2경기 연속 무실점을 이끌었다. 14일 준PO 2차전에서는 7회 무사 만루에서 교체 출전해 봉중근과 위기를 무사히 넘기는 등 포스트시즌 20이닝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고 있었다.

하지만 양상문 LG 감독은 "정규시즌에서 허프와 배터리 호흡을 가장 많이 이룬 포수"라며 유강남에 대한 믿음을 보였다. 기대대로 유강남은 영리한 리드로 허프의 호투를 도왔다. 유강남은 "솔직히 포스트시즌에서 내가 나선 경기에서 모두 져서 심적으로 힘들었던 게 사실이다. 어제 밤에는 분석을 하느라 잠을 제대로 못 잤다. 허프가 넥센 전에 던졌던 영상을 보면서 새벽 3시가 넘어서 잠들었다"고 말했다.

유강남은 타석에서도 허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유강남은 0-0으로 맞선 4회 말 2사 3루에서 신재영의 시속 138㎞짜리 직구를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을 쏘아올렸다. 결승 타점을 올리는 그는 3차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유강남은 "어차피 못 치는 거 후회없이 돌리자 초구부터 눈에 보이면 돌리자고 생각했는데 그게 넘어갔다"고 말했다.

2-1로 불안한 리드를 이어가던 LG는 7회 말 추가 득점에 성공했다. 선두타자 김용의가 좌전 안타를 치며 출루했고, 이어 이천웅이 댄 번트 타구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넥센 포수 박동원의 악송구가 나왔다. 박용택의 볼넷으로 만든 무사 만루에서 4번 히메네스가 친 타구는 이보근의 글러브로 빨려 들어갔지만 오지환의 타석 때 밀어내기 볼넷이 나오면서 한 점을 달아났다. 이어진 2사 만루 기회에서 양석환의 내야 안타가 나오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넥센 선발 신재영은 데뷔 첫 포스트시즌 등판에서 부담을 이기지 못했다. 2012년 데뷔 후 지난해까지 1군 경험이 없던 신재영은 올 시즌 15승(7패)을 기록하며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떠오른 투수다. 그는 1회를 제외하고 매회 안타를 맞으며 5회를 넘기지 못했다. 4와3분의2이닝 6피안타·2실점. 넥센은 허프에 눌려 6안타를 뽑는데 그쳤다. 반면 LG는 역대 포스트시즌 14번째 선발 전원 안타(9개)를 기록하며 넥센 투수진을 괴롭혔다.

경기 시작 1시간 전부터 잠실구장에는 가을비가 내렸지만 경기 시작 44분 전에 2만5000장의 입장권이 모두 팔려 나갔다. 지난해 10월 24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NC와 두산의 플레이오프 5차전 이후 포스트시즌 11경기 연속 매진 기록이다. 준PO 4차전은 17일 오후 6시30분 잠실구장에서 열린다. 넥센은 맥그레거, LG는 류제국을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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