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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 남생이 대체서식지에서 첫 자연부화 성공

중앙일보 2016.10.16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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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멸종위기종인 남생이가 대체서식지 안에서 알을 낳고 자연 부화하도록 연구팀이 유도하는 데 처음으로 성공했다. 이에 따라 남생이의 안정적인 증식과 자연 방사를 통한 복원의 길이 열리게 됐다.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 Ⅱ급
지난해 가을 땅 속에 낳은 알
5월 월출산국립공원서 부화돼

국립공원관리공단은 16일 멸종위기 야생동물 Ⅱ급인 남생이 유체(새끼) 11마리가 지난 5월 월출산국립공원 대체서식지에서 자연부화를 통해 태어났으며 사육을 통해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고 밝혔다.

2011년 이후 국립공원연구원 실험실 내에서 인공적으로 남생이 13마리를 부화시킨 사례는 있으나 대체서식지 안에서 자연부화가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월출산국립공원사무소의 한정훈 계장은 "지난해 확보한 남생이 암컷 두 마리를 대체서식지에 넣어 동면과 출산을 유도했으며, 이 중 한 마리가 지난해 가을 산란굴을 파고 산란했다"며 "지난 5월에는 땅이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하는 것을 확인하고 자세히 관찰을 했더니, 이틀에 걸쳐서 11마리의 새끼가 산란굴에서 나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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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생이가 밤중에 은밀히 굴을 파고 산란을 했기 때문에 산란하는 장면은 연구팀이 직접 목격하지는 못했다. 부화하기 이틀 전부터는 땅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몇 시간에 한 마리씩 새끼 남생이가 산란굴에서 기어나왔다는 것이다.

대체서식지는 작은 연못을 포함해 넓이가 12㎡ 정도인 소규모 시설로 편백나무로 울타리를 둘렀다. 산란굴의 깊이는 7~8㎝ 정도였다. 처음 부화했을 때 새끼의 크기는 100원짜리 동전 크기였고, 몸무게는 8~10g이었다. 5개월인 현재는 크기가 약 3.4㎝로 500원짜리 동전만큼 자랐고, 몸무게도 10~14g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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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연구원은 2011년부터 남생이 복원을 위한 기초연구를 시작, 현재 남생이 40마리를 보유하고 있다. 국립공원연구원에서는 인공부화된 새끼 13마리와 성체 8마리 등 21마리를 사육하고 있으며, 월출산국립공원에서는 이번에 자연부화된 새끼 11마리와 성체 8마리 등 19마리를 기르고 있다.

최종관 국립공원관리공단 자연보전처장은 "남생이가 생활하는 데 최적의 환경조건을 반영해 월출산 일대에 대체서식지를 조성했다"며 "앞으로도 남생이를 증식해 자연에 방사하는 등 체계적인 증식 복원사업을 꾸준히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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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생이는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이 저수지·연못 등에 서식하며 자라와 함께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담수성 거북류다. 등갑의 색깔은 흑색이나 흑갈색·암갈색·황갈색 등이다. 다 자란 남생이의 등갑 길이는 25~45㎝ 정도이다. 잡식성으로 수초를 비롯해 곤충류나 다슬기, 어류 사체 등을 먹는다. 4월부터 활동하고 11월부터 동면에 들어간다.

남생이는 그릇된 보신 문화로 인해 남획이 됐고, 개발로 인한 서식지가 파괴되기도 했다. 또 외래종인 붉은귀거북과의 경쟁으로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지난 1989년 특정 야생동식물로 지정돼 보호를 받기 시작했으며, 현재는 멸종위기종 Ⅱ급으로 지정돼 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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