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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밥 딜런, 알고 보니 '표절 의혹' 단골?

중앙일보 2016.10.16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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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크록의 전설’ 밥 딜런(75)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놓고 각계의 반응이 뜨겁다. 문학계를 중심으로 스웨덴 한림원의 파격이 지나쳤다는 의견이 나오는 가운데, 딜런이 수차례 타인의 창작물을 표절했다는 과거 의혹들이 고개를 들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13일(현지시간) ‘밥 딜런이 문학인가(Is Bob Dylan Literature?)’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딜런의 수상을 비판하는 이들은 그가 타인의 표현을 빌려 자신의 창작물에 맞게 사용하곤 했던 습관을 지적한다”고 말했다.

기사에 따르면 딜런은 미국 소설가 잭 런던의 글을 자서전 『바람만이 아는 대답(2004)』에 인용해 고소를 당했다. 일본의 소설가 주니치 사가의 글이 2001년 발표한 ‘사랑과 도둑질(Love and Theft)’에 등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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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딜런이 2004년 발매한 자서전 『바람만이 아는 대답(원제 Chronicles: Volume One)』의 표지. 그가 직접 타이프를 치며 쓴 책으로 알려졌다. [중앙포토]



표절 논란과 관련해 딜런은 2012년 한 인터뷰에서 “인용(quotation)은 포크와 재즈를 더욱 풍요롭게 하는 오랜 전통”이라면서 “멜로디와 리듬이 더해진다면 무엇이든 당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 우리는 모두 그렇게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때 딜런과 좋은 동료 관계를 유지했던 ‘포크의 여왕’ 조니 미첼(73)은 2010년 LA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딜런을 맹비난하기도 했다.

미첼은 “그에게 ‘진짜(authentic)’라곤 하나도 없다. 그는 표절자다”라면서 “그의 이름도 영국 시인 ‘딜런 토마스’에서 따온 것이며 목소리도 가짜다. 그와 관련된 모든 것이 사기”라고 말했다.

‘여자 밥 딜런’이라 불리던 조니 미첼이 딜런을 시기해서 한 발언이라는 주장도 나왔지만, 미첼의 인터뷰는 또다른 표절 의혹이 수면 위에 오르는 계기가 됐다.

밥 딜런의 2006년 앨범 ‘모던 타임스(Modern Times)’ 수록곡 가사가 미국 시인 헨리 팀로드의 시를 표절했고, 1994년 발표한 곡 ‘디그니티(Dignity)’가 제임스 다미아노의 ‘스틸 기타(Steel Guitars)’를 베꼈다는 주장 등이었다. 다미아노가 1995년 제기한 소송에서 연방 법원은 “두 곡 사이에 구조적 유사성이 없고 악기 구성이나 멜로디도 다르다”며 표절을 인정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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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4년 미국 풀뿌리 저항운동을 상징하는 포스터 앞에 선 밥 딜런. [중앙포토]


2011년에는 그림 표절 문제까지 불거졌다.

딜런이 뉴욕 맨해튼 가고시안 갤러리에 전시한 ‘아시아 시리즈’ 중 적어도 3점이 프랑스 유명 사진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레옹 부시, 드미트리 케셀의 작품과 똑같다는 것이다.

딜런은 자신이 일본, 중국, 베트남, 한국 등지를 여행하며 영감을 받아 그림들을 그렸다고 설명했다. 사진을 표절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한편 거짓말로 판명난 표절 시비도 있었다.

1963년, 미국의 고등학생 롤리 와이어트는 ‘더 프리 휠링 밥 딜런(The Free Wheelin’ Bob Dylan)’의 ‘블로잉 인 더 윈드(Blowin’ in the Wind)’의 원작자가 자신이라고 주장했다. ‘더 프리 휠링 밥 딜런’은 딜런을 세계적인 스타로 만든 앨범이었기 때문에 파장이 거셌다. 그러나 얼마 후 와이어트가 거짓말이었다고 자백하면서 해프닝으로 마무리됐다.

백수진 기자 peck.soo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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