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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그리 정신 등 창업자 성공 DNA도 물려줘라”

중앙선데이 2016.10.16 01:12 501호 18면 지면보기
“후계자를 얼마나 잘 선택하는지와 그 후계자가 회사를 잘 경영할 수 있도록 권한을 양보하는 게 최고경영자(CEO)의 마지막 시험이다.”



경영 구루로 평가받는 피터 드러커가 강조한 가업승계다. 전문가들은 특히 CEO들이 가업승계 전략을 짤 때 기업뿐 아니라 자신(창업자)의 경영철학도 후계자에게 넘겨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원종훈 KB국민은행 세무팀장은 “경영 철학, 리더십 등 창업자의 성공 DNA가 기업경영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면서 “하지만 대다수 국내 CEO는 말로 하기보다 자녀들이 스스로 본받고 따라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태우 한화생명 은퇴연구소 연구위원은 “스웨덴 국민기업인 발렌베리그룹은 ‘할아버지가 손자의 선생이 돼 지혜를 전한다’는 가업 승계 교육 원칙을 갖고 있다”며 “이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후계자는 경영관리·생산 등 회사의 다양한 부서 경험을 통해 경영수업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명한 후계자 수업은

해외처럼 패밀리보드(Family Board)를 만드는 것도 방법이다. 창업자의 핵심가치가 대를 이어 전해질 수 있도록 하는 게 가문관리위원회다. 미국의 록펠러 가문, 독일 머크 그룹 등이 패밀리보드를 운영한다. 패밀리보드를 만들기에 앞서 가족 구성원이 공유하고 지켜야 할 가치를 정해야 한다. 패밀리보드 운영에 필요한 기본 원칙이다. 발렌베리 그룹은 3가지 원칙이 있다. 첫째, 발렌베리 후계자는 기업 주식을 소유하지 않는다. 모든 기업의 이익은 배당 형태로 4개의 공익재단으로 들어간다. 재단 수익금은 대학 교육이나 연구개발에 쓰인다. 둘째, 철저한 검증을 거쳐 그룹 후계자를 뽑는다. 조건은 부모 도움 없이 대학을 졸업한 뒤 해외 유학을 다녀와야 한다. 해군 복무도 빼놓을 수 없다.



마지막으로 노사 화합과 차등의결권이다. 발렌베리는 한 번도 노사 분쟁이 없었다. 차등의결권 주식제도는 주식 한 주당 한 표의 의결권을 행사하는 게 아니라 한 주에 1000표의 차등의결권을 부여했다. 경영권을 적극적으로 방어해 창업주의 가치가 후손에게 꾸준하게 전해지도록 했다. 남영호 건국대 경영학 교수(가족기업경영연구소장)는 “이처럼 가족간에 소통을 통해 경영철학을 공유해야 한다”며 “한 달에 한 번씩이라도 가족회의를 열어 자녀(후계자)한테 경영 마인드를 심어주고 회의에서 나온 내용으로 가족사명서(가훈)를 만드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염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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