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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비법은 없다

중앙선데이 2016.10.16 00:45 501호 24면 지면보기
“삼겹살 맘껏 먹어도 된다면서?” “한국 비만기준도 높여야 한다는데 난 비만 아니지 않나?” 요즘 이런 얘기들이 화제다. 건강뉴스에 환자들의 반응은 역시 뜨겁다.



 

일러스트 강일구


요즘 웰빙가에선

탄수화물·단백질·지방으로부터 섭취되는 열량비율을 달리해서 어떤 식사패턴이 건강에 좋을까 하는 논란은 늘 진행형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어떤 패턴도 명쾌한 답이 될 수는 없다. 사람은 기계와 달라서 모든 사람에게 같은 원리가 일괄적으로 적용될 수는 없다는 것이 그 이유다. 커피 한 모금에 가슴이 뛰고 식은땀이 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자기 직전까지 커피를 마셔도 잘 자는 사람도 있다. 유전적 환경, 처해있는 물리적 환경, 몸이 영양소를 흡수하고 분해하고 처리하는 상황 등 각자가 다른 상태를 가지고 있다. 그러니 다른 사람들한테 효과가 있다는 방법이 나에게는 효과가 없을 수도 있는 것이다. 또 이런 연구들에서 제안하는 식사패턴은 하루 세끼 식사로 평생 실천하기에는 쉽지 않은 방법들이 대부분이다. 설령 그 방법이 아주 특효의 비법이라 하더라도 한 때만 반짝 할 수 있다는 것이 문제다. 또 한가지는 우리가 일상에서 먹는 것은 각 영양소 성분 알약의 조합이 아니라 해당 영양성분들이 포함된 식품이란 사실이다. 일상식단을 임상실험 상황처럼 정확하게 맞추는 것은 어렵다. 특정 영양성분이 많은 음식 섭취를 변화시키면 거기에 포함된 다른 영양소 섭취도 따라 변할 수밖에 없다. 탄수화물을 줄이다 보니 단순당 섭취뿐 아니라 포화지방 섭취가 줄기도 하고, 지방을 늘리다 보니 단백질 섭취도 늘 수 있는 것이다.



체중 조절은 단지 외형이 날씬해 보이는 것이 목표가 되어서는 안된다. 체중이 일반적인 수준까지 줄어듦으로써 얻을 수 있는 건강상의 이득이 있어야 한다. 걸그룹 다이어트 식단이건 며칠간 단식을 하건 체중은 줄어든다. 그런데 그때 줄어드는 것이 체지방인지, 근육인지, 수분인지가 중요하다. 체중이 줄어 내 몸에 어떤 좋은 변화가 생겼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높았던 혈당이 조절되고 몸에 나쁜 콜레스테롤이 줄어들고 혈압이 정상화되면서 궁극적으로는 각종 질병의 위험이 줄어드는 것이 목표인 것이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비만진단기준 관련된 내용 역시 이와 맥락을 같이한다. 비만은 몸에 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돼 각종 질병위험성을 높이는 것이 문제다. 비만을 판단하는 지표 중 하나가 키 대비 체중인 체질량지수인 BMI이다. 하지만 BMI가 비만상태를 판단하는 유일한 지표는 아니다. BMI가 정상이라 하더라도 체지방이 많을 수 있고, 복부비만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BMI가 높아도 근육량이 많은 사람도 있다.



간혹 저체중이라고 해서 BMI 정상 기준에 들어가기 위해 밤에 라면을 끓여 먹고 기름진 음식을 잔뜩 먹는데도 살이 안 찐다고 하는 사람들을 본다. 하지만 이것 역시 옳지 않다. BMI로 판단하는 비만상태가 몸 전체의 건강을 결정하는 절대 지표가 아니기 때문이다.



 



박경희한림대 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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