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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과연 '고립주의', '보호무역' 선택할 것인가?

중앙일보 2016.10.14 00:00
클린턴 당선 예측, 정책은 변화 가능
 
지난 10월 9일 미국 대선후보의 두 번째 TV토론 후 민주당의 클린턴 후보가 공화당의 트럼프 후보를 상당한 차이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한때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박빙의 전세가 펼쳐지기도 했지만 트럼프의 음담패설이 알려지고 난후 공화당 내에서도 트럼프에 대한 지지 철회를 선언하는 의원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런 추세가 유지될 경우, 대선 전까지 클린턴의 건강에 이상이 없다면 클린턴의 당선이 무난한 것으로 보인다.
클린턴은 경선과 대선 유세를 통해 미국 대외정책의 주류를 이어가는 발언들을 했지만 여론의 흐름에 따라 입장을 수정해 왔다. 대표적인 역외균형전략과 보호무역이다. 클린턴 후보는 미국의 해외직접개입은 가급적 자제하면서 동맹국의 지역 안보역할을 강조해 왔으며, 동시에 미국의 무역적자를 개선하고 국내 고용안정을 위해 불공정 무역행위에 대해 강력한 제재와 압박을 가하는 정책을 추진할 것임을 여러 차레 언급한 바 있다. 미국과 동맹관계를 맺고 있으며, 제2의 교역 상대국인 우리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 틀림없다.
 
독재국가에 개입하는 미국
 
미국의 대외정책은 1823년 제5대 몬로(James Monroe) 대통령이 유럽문제에 관한 미국의 불관여를 선언(몬로선언)한 이후 동맹결성을 금지하고 타국의 정치문제에 간여하지 않는 고립주의를 근간으로 해왔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공산주의의 팽창을 저지하고 사악한 독재정권의 억압에서 인류를 구하기 위해 미국이 적극 개입해야 한다는 국제주의와 개입주의가 미국 외교정책의 기조로 자리잡았다. 미국은 유럽, 아시아, 중동 국가들과 동맹조약을 체결했으며, 미군의 해외주둔 및 안보지원 등으로 미국의 영향력을 유지하고 확대해 왔다. 민주당과 공화당의 후보경선 과정과 TV토론을 통해 클린턴과 트럼프의 대외정책에 관한 기본입장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클린턴 북한 정권교체 및 붕괴유도 가능
 
클린턴 후보는 미국의 전통적 국제주의 대외정책의 기본노선을 견지하지만 과도한 대외개입은 지양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테러전으로 인한 국력의 소진과 IS 및 난민문제, 기후변화, 금융위기, 사이버안보 등 글로벌 위기에 직면하여 대외 직접개입보다는 동맹네트워크를 강조하고 있다. 반면, 무역에 있어서는 국내 여론을 의식해 자신이 국무장관 재임중에 추진했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한 지지를 유보하고 중국과 같은 불공정 무역국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입장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세계인구의 5%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은 나머지 95%와 교역을 해야 한다고 강조함으로써 자유무역을 옹호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한편, 북한에 대한 클린턴의 기본적 인식은 불신이다. 따라서, 중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공조를 통한 대북압박을 지속하겠지만, 북한이 미국 정부가 수용할 만한 비핵화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실질적 대화나 협상으로의 진전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의 호응도에 따라 정권교체 및 붕괴유도를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클린턴 ‘미국 우선’ 외치지만 트럼프와 차이
 
이러한 클린턴의 노선은 미국 우선(America First) 구호를 내걸은 트럼프 후보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트럼프는 한국과 일본 등의 방어를 위해 미국인의 세금이 사용돼서는 안된다고 하는 등 해외 군사개입을 축소하고 동맹국과 우방국의 역할 분담을 강조해 왔다. 심지어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을 허용할 것이라고 하는 등 동맹국들이 스스로 자기방어를 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또한, 불법이민자와 무슬림 유입 차단 등 과격한 반이민정책을 표방함으로써 동맹 및 우방국들과의 갈등과 마찰도 예상된다. 특히, “우리의 일자리를 죽이는 한국과의 무역협정”이라고 언급한 만큼 집권시 한미 FTA 재협상을 요구할 가능성도 매우 높다.
 
트럼프 ‘고립주의’, ‘보호무역주의’ 추구
 
이와 같이, 클린턴은 현 대외정책의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자제된 관여(engagement) 즉, 축소지향적인 국제주의를 추구할 것으로 예상되나, 트럼프는 고립주의 및 보호무역주의를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의 개인적 성향으로 보아 대외정책에 있어서 예측가능성과 일관성이 결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과적으로 누가 집권하다러도 한국에 대해서는 안보역할 및 방위비 분담에 대한 압박을 증대할 것이며, 미국의 국내정치적 보호무역주의 경향으로 인한 무역마찰의 증가도 예상된다. 미국의 대외정책 변화 가능성에 철저한 사전대비가 필요하다.
 
미국 정책변화 대비 필요
 
1842년 아편전쟁 당시 영국의 외무장관이었던 파머스턴경(Lord Palmerston)은 “국가간에는 영원한 적도 없고 영원한 친구도 없다. 다만 영원한 국가이익만 있을 뿐이다”라고 했다. 미국의 차기 대통령이 누가되든 미국은 미국의 안보적 이익과 경제적 이익을 추구할 것이다. 아태지역에서 전략적 재균형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미국과 신형대국관계를 주장하는 중국 사이에서 한미동맹과 한중협력적동반자관계를 유지하는 동시에 북핵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우리의 입장에서 국가이익을 냉철하게 판단해서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안된다.

구본학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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