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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사이드] 선거가 끝난게 아니라고?…또 다른 출발선에 선 국회의원들

중앙일보 2016.10.13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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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3일) 자정이 지나면 누군가는 탄식을, 또 다른 누군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된다. 서울 여의도에 터잡은 국회의원들 이야기다.

검찰은 4ㆍ13 총선 선거사범 공소시효 만료일인 13일 자정까지 선거법 위반 수사를 마무리 한다. 지난 총선 이후 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ㆍ경 수사를 받아온 국회의원 104명 가운데 이날 오전까지 27명의 현역 의원이 재판에 넘겨졌다.

새누리당에서는 사전 선거운동 등 혐의로 기소된 김종태(경북 상주ㆍ의성ㆍ군위ㆍ청송)의원을 비롯해 10명이 재판을 받게 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추미애 대표(서울 광진을)가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되는 등 11명이 법정에 서야할 상황이다. 또 재판중인 박선숙ㆍ김수민 의원(비례대표)를 포함, 국민의당 의원 4명도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18대, 19대 국회에서 각각 34명과 30명이 기소된 점에 비춰 20대 국회에서도 30여명의 현역 의원이 '법정'이라는 또 다른 심판대에 서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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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판 결과에 따라 국회 지형도 바뀔 전망
선거 사범 재판은 의원 개인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당선무효형이 확정된 선거구는 내년 4월 재선거가 실시된다. 국회 의석수 변화도 불가피하다.

현행법상 국회의원이 선거법이나 정치자금법(선거비용) 위반으로 징역 또는 100만원 이상 벌금형을 선고받으면 의원직을 상실한다. 당선자 본인뿐 아니라 선거사무장이나 회계책임자, 직계 존ㆍ비속, 배우자가 선거법 위반이나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징역 또는 3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받아도 당선 무효다.

13일 현재 새누리당은 129석, 더불어민주당은 122석이다. 국민의당(38석)과 정의당(6석)을 합친 야당 의석수(166석)가 과반이지만 원내 1당은 새누리당이다.

새누리당과 더민주의 의석수 차이는 7석에 불과해 재판 결과에 따라 원내 1당도 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지난 19대 국회의원 가운데 선거법 등 위반으로 10명이 금배지를 잃었다. 18대 때는 15명이 의원직을 상실했다. 앞서 17대와 16대도 각각 11명, 12명의 의원에게 당선무효형이 확정되는 등 선거 이후 10여명의 국회의원이 의원직을 내려놓는 ‘총선 후유증’이 반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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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묵은 공소시효 논란 재연될까
검찰의 칼날을 피한 국회의원들은 지난 총선 과정에서 불거진 선거법 위반 논란에서 자유로워진다. 공직선거법이 선거사범의 공소시효를 6개월로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거 범죄에 대한 결론을 빨리 내려야 혼란을 줄일 수 있다는 취지다.

그러나 검찰 안팎에서는 지나치게 짧은 수사 기간이 되레 공정 선거를 방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수사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그만큼 국회의원 임기를 채우는 셈이어서 공소시효를 늘리는게 능사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현행 ‘공소시효 6개월’은 1991년부터 적용됐다. 1948년 1년에서 1950년 3개월로 단축된 후 1991년 선거법이 개정되면서다. 당시 개정안에는 공소시효를 1년으로 하는 내용이 담겼지만 내무위원회가 ”선거사범의 조속한 처리“를 명분으로 공소시효 기간을 6개월로 줄였다.

독일, 일본 등은 선거사범과 관련된 공소시효 제도를 두고 있지 않아 학계와 법조계에선 선거법상 공소시효 규정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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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ㆍ3ㆍ3… ‘신속한 재판’도 관건
공직선거법은 선거사범에 관한 재판과 관련, 1심은 기소된 날부터 6개월 이내, 2ㆍ3심은 전심 판결이 선고된 날부터 각각 3개월 이내에 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1심부터 최종심까지 1년 이내에 끝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2014년 지방선거 사범이 2년 가까이 지난 현재까지 확정 판결을 받지 못한 사례도 있는 등 판결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판사는 “피고인들이 의도적으로 변호사 선임을 늦게 하는 바람에 재판 기일이 늦춰지거나 늑장 출석을 하는 경우도 있어 기한내에 재판을 끝내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대법원은 당선 무효가 쟁점이 되는 사건은 연속해서 재판을 열어 신속하게 종결하고 선거 사범 전담 재판부의 업무 폭증으로 기한 내 사건 처리가 어렵다면 업무 분담을 조정하는 등 재판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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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소시효 늘리고 처리 기한 줄여야”
‘공소시효 6개월’ 규정은 현역 의원들에겐 ‘6개월만 버티면 된다’는 면죄부로 작용할 수 있다.
시간과 인력 부족에 쫓겨 급하게 수사 결과를 내놓게 되는 원인이라는 검찰의 볼멘 소리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공소시효를 늘리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게 법조계 안팎의 시각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011년 현행 6개월의 공소시효를 유지하되 투표 매수에 관한 범죄에 한해서만이라도 공소시효를 2년으로 연장하자는 의견을 국회에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공소시효 문제는 입법권을 쥔 국회의원들의 몫이자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인 셈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재판 절차를 최대한 당길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재판에 넘겨진 국회의원이 출석을 하지 않더라도 공판을 진행할 수 있는 궐석재판 제도를 활성화하고 ‘최장 1년’으로 규정된 선거사범 재판 기한도 8개월 또는 10개월까지 줄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공소시효는 늘려 선거사범을 최대한 기소하고 재판 속도를 올려 유무죄를 빨리 가리는게 최선의 방법“이라며 ”결국 공소시효와 관련돼서는 국회의원이, 재판 속도에 대해서는 법원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백기 기자 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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