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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뚫리는 방탄복’ 납품 혐의 군수업체 대표 1심 무죄

중앙일보 2016.10.10 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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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이 공개한 S사의 방탄복. 감사원이 실시한 시험 결과, 철갑탄은 이 방탄복 안의 방탄판(검은색)을 관통했다(빨간 원 안).
 

북한군의 소총에도 뚫리는 불량 방탄복을 납품한 혐의로 기소된 군수업체 대표와 임원들에게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오윤경 판사는 사기,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다기능방탄복 제조업체 S사 대표 김모(62)씨와 상무 상무 조모(56)씨, 계약담당 부서인 원가부 차장 이모(42)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10일 밝혔다.

검찰은 S사가 2010년 10월 방위사업청의 적격심사와 생산능력확인 실사 과정에서 납품 실적을 허위로 꾸미는 등 수법으로 심사에서 통과했다고 봤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실제로는 캄보디아 경찰에 공급한 방탄복을 캄보디아 군대에 납품한 것처럼 실적증명원을 제출한 부분에 대해 오 판사는 “S사가 실적증명원과 함께 방사청에 제출한 다른 서류들에 ‘경찰관용 방탄복’이라고 기재돼 있다”며 "허위서류를 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봉기의 일종인 ‘바택기’를 임대업체에서 빌려 적격심사를 받은 부분도 오 판사는 “생산공정 일부를 하도급하는 것은 신고사항에 불과하고 S사가 봉제 등 일부 공정을 하도급 줬다고 해서 생산능력이 없었다고 볼 수 없다”며 문제가 없다고 봤다.

기술인력 부문 평가에서 최고점인 3점을 받기 위해 품질관리기술사에게서 자격증을 빌린 혐의도 인정되지 않았다. 오 판사는 “S사에 소속된 다른 기사들의 점수를 합산해도 3점을 받을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앞서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은 부적합 판정을 받은 방탄복 2062벌(13억원 상당)을 육군에 납품한 혐의(사기·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로 방탄복 제조업체 S사 상무 조모씨를 구속기소하고 대표 김모씨 등 2명은 불구속 기소했다.

합수단에 따르면 조씨 등은 2010년 10월 방위사업청의 납품 적격심사에서 캄보디아 경찰에 납품했던 실적을 군에 납품한 것으로 고친 납품 실적 증명서를 제출했다. 특히 국방기술품질원의 현장 실사 때는 특수전 방탄복 제조를 위한 필수 보유 시설인 특수 재봉틀(바택기)을 임대업체에서 빌려와 평가를 받았다. S사는 북한군의 소총(AK-74)에도 뚫리는 육군 특수전 방탄복을 납품했던 곳이다.

육군 특전사는 2010~2012년 3차례에 걸쳐 S사의 방탄복 2062벌(13억원)을 납품받아 사용했다. 하지만 2013년 감사원의 감사 결과 해당 방탄복은 북한군의 AK-74 소총에 완전히 관통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2014년 이후부터는 성능이 향상된 방탄복이 납품되고 있다”고 말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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