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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도 만드는 DIY 로봇, 20달러면 돼요

중앙일보 2016.10.10 00:01 경제 1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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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웨어 창업과 1인 제작자(메이커) 운동에 불을 붙인 ‘아두이노’의 공동 창업자 데이비드 쿠아르틸레스 스웨덴 말뫼대 교수. [사진 아두이노.CC]

누구나 상상한 대로 만들어 볼 수 있는 시대다. 컴퓨터 한 대와 손바닥만 한 마이크로컨트롤러 기판(보드), 사물인터넷(IoT) 센서, 케이블 등 간단한 도구 몇 개만 있으면 웬만한 전자기기를 직접 만들 수 있다. 이렇게 창업가들은 물론 어린이들까지 ‘DIY(Do It Yourself) 하드웨어’의 세계로 초대한 주인공은 2005년 이탈리아에서 등장한 ‘아두이노’다.

아두이노 공동창업자 쿠아르틸레스
오픈소스 하드웨어 개발도구…사용자 간 코드 공유
첫 스마트워치 ‘페블’ 시제품도 아두이노로 제작
“과학기술 대중 속으로…지식 민주화 이뤄냈다”

아두이노는 컴퓨터 역할을 하는 마이크로컨트롤러가 탑재된 보드와 이를 프로그래밍할 수 있는 전용 소프트웨어로 이뤄져 있다. 20~30달러 수준의 아두이노 보드에 각종 센서나 부품을 연결하고 이를 소프트웨어에서 코딩으로 제어하는 방식으로 로봇도, 알람시계도 만들 수 있다. 아두이노 사용자들끼리는 특정 전자기기 제작에 필요한 컴퓨터 코드를 공유할 수 있다. 전 세계적인 메이커(1인 제조) 열풍과 컴퓨터 코딩 교육의 진원지로 아두이노를 꼽는 이유다.

아두이노 공동창립자인 데이비드 쿠아르틸레스 스웨덴 말뫼대 교수를 최근 e메일로 인터뷰했다.

그는 “아두이노가 과학기술에 대한 대중의 접근성을 높여 지식의 민주화를 이뤄냈다”고 말했다.

쿠아르틸레스 교수는 11일부터 이틀간 서울에서 열리는 한국콘텐츠진흥원 주최 콘퍼런스 ‘스타트업콘’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다. 그는 12일 중앙일보 청소년 매체인 소년중앙·통(TONG)과 함께 청소년 대상 아두이노 워크숍도 진행한다.
아두이노를 어떻게 개발하게 됐나.
“2005년 이탈리아 디자인스쿨인 IIDI에 초빙연구원으로 갔다가 공동창업자들을 만났다. 기술에 문외한인 학생들이 어렵지 않게 활용할 수 있는 하드웨어 플랫폼을 만들자는 데 생각을 같이했다. 처음 개발한 보드에 들어간 핵심 소프트웨어(부트로더)를 내가 만들었는데, 이 덕분에 보드 가격이 크게 저렴해졌다. 이후에도 아두이노 소프트웨어에 통역 모듈을 추가해 현재 전 세계 거의 모든 언어로 아두이노를 조작할 수 있다.”
아두이노는 어린이부터 전문 개발자까지 두루 쓴다. 비결이 뭔가.
“아두이노 이전에도 미국 선마이크로시스템스 등 몇몇 기업들이 오픈소스 하드웨어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하지만 우리가 여러 면에서 5년은 앞섰다. 사용자를 위한 디자인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사용자에게 귀 기울이며 개선했기 때문이다. 모든 플랫폼을 오픈소스로 만들어 사용자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자신의 경험과 의견을 피력했던 것도 성공비결이다. 오픈소스로 공개된 우리 보드를 통해 누군가는 상업용 제품을 만들어 돈을 벌기도 했다. 원조 스마트 워치로 꼽히는 ‘페블’의 시제품(2013년형)도 아두이노로 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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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달러짜리 보드인 ‘아두이노 우노’(미국 이외 지역 제품명은 ‘제누이노 우노’). [사진 아두이노.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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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두이노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으로 만든 DIY 로봇. 아두이노 커뮤니티에 공개됐다. [사진 아두이노.CC]

 
아두이노로 직접 코딩하고 전자기기를 만들어 보는 경험이 학생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학생들의 학습 속도와 수준은 모두 다르다. 이젠 학생들이 단순히 책으로 공부하는 수준을 넘어 (인터넷과 아두이노 등) 다른 방법으로 서로 다른 지식을 연결시키며 배우는 시대다. 가령 네덜란드 출신인 16세 소년은 아두이노로 바퀴 두 개짜리 로봇을 닌텐도 게임 컨트롤러에 연결해냈다. 많은 개발자가 하지 못했던 일이다.”
 
전 세계가 인공지능·로봇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앞으로 학생들에게 어떤 교육이 필요할까.
“앞으로 학생들은 디지털 기술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있어야 한다. 현재 교육의 주된 문제점은 교육자들이 혁신적인 교육을 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모두 부족하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매년 같은 학습을 반복할 뿐이다. 단지 교육 ‘제도’ 때문에 이러고 있다는 게 안타깝다. 학생들은 직접 체험해 보는 교육을 좋아하고 정보의 소스를 직접 찾아내는 데도 능숙하다. 이런 학생들을 위해 교육이 변해야 한다. 하지만 갈 길이 멀다.”
당신은 엔지니어링(공학)과 예술을 접목하는 교육을 강조해 왔다.
“사고방식이 중요하다. 특히 복잡한 프로젝트를 해내려면 일정 수준 이상의 기술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기술과 예술은 생각하는 방식이 완전히 다르지만 이 둘을 적절히 융합할 수 있어야만 더 혁신적인 사회가 가능하다.”

◆아두이노(Arduino) 어떻게 활용하나
아두이노 공식 홈페이지(arduino.cc)에서 만들려는 전자기기에 필요한 ‘아두이노 보드’를 골라 구입한 뒤 필요한 센서와 부품을 연결한다. 이 보드와 컴퓨터를 연결하고 무료로 내려받은 전용 소프트웨어를 통해 보드에 넣으려는 주요 기능을 코딩을 통해 구현한다. 아두이노 회사 측은 초보자를 위한 아두이노 입문 키트 등도 판매한다. 현재까지 모조품을 포함해 총 500만 개 이상의 아두이노 보드가 팔렸다.

박수련 기자 park.sury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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