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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대일로~시베리아철도~북극항로 잇는 나비 프로젝트를"

중앙일보 2016.10.09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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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서울웨스틴조선호텔에서 J글로벌·채텀하우스·여시재 포럼 개막을 알리는 만찬이 열렸다. 앞쪽 헤드테이블 맨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추궈훙 주한 중국대사, 마크 리퍼트 미국대사, 홍석현 중앙일보·JTBC회장, 캐서린 애슈턴 전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 이헌재 여시재 이사장, 로빈 니블렛 채텀하우스 대표, 나카야마 하스히데 일본 자민당 부간사장,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 알렉산드르 티모닌 러시아대사. 김성룡 기자

비공개 세션 토론서 제안

"한반도를 유라시아 협력의 축으로
전세계 통하는 나비 두 날개 만들자

극동지역에 투자 땐 인센티브 가능
중·러 경제이익 키워 북한 관리해야
유레일처럼 유라시아 패스 도입을"


9일 중구 소공로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J글로벌-채텀하우스-여시재 포럼에서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전략 구상, 러시아의 시베리아 철도, 북극항로, 북서항로를 이어 한반도·동북아를 축으로 교류·협력 통로를 열자는 ‘나비 프로젝트’가 제안됐다.

이 포럼은 중앙일보, 세계적 싱크탱크인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RIIA·채텀하우스), 여시재(與時齋), 유민문화재단, JTBC, 경기연구원이 공동 주최했다. 특히 올해에는 J글로벌포럼 20주년을 맞아 지난해 출범한 미래전략연구재단인 여시재가 함께 해 논의의 깊이를 더했다.

이날 종일 진행된 비공개 세션에서는 유라시아 협력 방안을 주제로 토론이 벌어졌다. ▶도시간 협력을 통한 경제 공동체의 가능성 ▶북극항로와 일대일로, 그리고 새로운 가능성 ▶에너지 협력, 가스 공동체 구상을 중심으로 ▶인문·사회교류의 촉진 등이 세부 주제였다. ‘채텀하우스 룰’에 따라 발언자는 밝히지 않는다.

나비 프로젝트는 두 번째 세션에서 논의됐다. “유라시아 지역 각국의 통로를 이으면 온 세계가 사통 팔달하는 나비의 두 날개가 완성된다”는 데서 나온 아이디어였다. “이는 단순히 물리적으로 교통 회랑을 연결한다는 차원을 넘어 이해관계자와 행위자들이 개발 회랑(development corridor)의 가치와 비전을 공유함으로써 세계 경제 질서의 대전환을 모색한다는 의미”라는 설명이었다.

에너지 협력 분야에서는 실질적 제안이 다수 나왔다. 참석자들은 러시아가 극동지역 개발 등에 있어 동북아 국가들과의 협력을 중시하고 있다는 데 주목했다. 한 참석자는 ▶동북아 에너지 전문가 네트워크 구축 ▶신뢰구축과 에너지 국제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 국제학술공동연구팀 구성 등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는 아시아 지역으로 편승하려는 의지가 크기 때문에 아시아 등 외국 기업이 투자할 때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중국과 러시아의 경제적 이익을 안정화시키고 이익의 규모를 키워가는 구조를 만든 뒤 지정학적 변수인 북한을 안정시키도록 적극적 역할을 하게 하면 협력이 가능하고 시장이 클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인적·문화적 교류 활성화 분야에서는 두 가지 정책 제안이 나왔다. ▶‘유라시아 패스’ 만들고 ▶다언어 표기를 확대하자는 것이다. 유라시아 패스는 하나의 패스로 유라시아 지역 국가의 대중교통 체계를 저렴한 가격으로 모두 이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내용이다. 유럽 지역의 ‘유레일 패스’에서 아이디어를 땄다.

이어진 만찬에서 찰스 헤이 주한 영국 대사는 만찬사를 통해 “최근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에 대한 우려가 크지만 한국 정부도 브렉시트와 상관없이 양국 관계가 견고하게 발전할 것이라는 입장이며, 유럽과의 자유무역에 있어서 한·영 간의 원활한 관계는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빌 워커 알래스카 주지사는 “북서항로는 우리 뒷마당이나 마찬가지이며 이미 항로가 트여 있다. 자원을 공유하는 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안드레이 클리모프 러시아 상원 국제문제위원회 부위원장은 “직전에 마케도니아에서 열린 회의에 다녀왔는데 문명 충돌과 분쟁, 제재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런데 여기 와서 우리는 협력과 미래를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이야말로 바람직한 시발점”이라고 말했다. 아사오 케이치로((淺尾慶一郞) 일본 중의원은 “세계는 국가간 경쟁에서 도시간 경쟁으로 변화하고 있다. 도시간 동맹이 풍요로워지는 것은 국가 전체가 풍요로워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글날에 열린 만찬에선 많은 대사들이 한국어 인사로 참석자들을 즐겁게 했다. 헤이 대사는 한국말로 “이 자리에 외교관 많아요. 그래서 (한국어를 잘 하지만)지금부터 영어로 할 거에요”라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터트렸다. 한국어를 잘 하는 마크 리퍼트 주한 미 대사는 영어로 “국제행사이니까 영어로 해야 합니다. 미안해요”라고 말했다.

10일 포럼은 공개로 진행된다. ‘21세기 유라시아 전략과 비전’을 주제로 브렉시트 쇼크 이후 주요국의 유라시아 전략과 대륙 간 정치·경제 협력의 해법을 논의할 예정이다. ▶아시아·유럽간 협력 방안: 새로운 지역경제 이니셔티브 ▶동아시아의 국제정치 현실과 당면 과제 ▶브렉시트와 신고립주의 등이 어젠다로 다뤄진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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