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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피하려고?…상이군경회장 꼼수 입원 의혹

중앙일보 2016.10.09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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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이군경회 김덕남 회장.


국가유공자 단체인 상이군경회 김덕남(73) 회장이 10일 예정된 국정감사 불출석을 위해 꼼수로 입원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본지 확인 결과 김 회장은 지난 7일 오전에 광주보훈병원에 입원했다.

국회에 제출된 진단서에는 ‘상세불명의 위장염’이라고 적혔는데, 이는 일종의 배탈이란 의미다. 담당 의사는 약 1주일간 입원이 필요하단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나 김 회장은 하루 만인 8일 저녁 자택으로 돌아갔다. 9일 오전 다시 병원에 들러 수액 1병을 맞고 다시 귀가했다. 이 과정에서 담당 의사의 허가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9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에티오피아 출장을 10일 넘게 다녀와 설사와 복통에 시달렸을 뿐, 국감 불출석을 위한 게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주말에는 의사도 없는데 굳이 병원에 있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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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남 회장 측이 국회에 제출한 진단서. [사진 박용진 의원실]


하지만 입원 진단서 발급 사유를 무시하고 의사의 허락도 없이 병원을 내 집 드나들듯 한 행태는 문제란 지적이다.

박용진 의원은 “김 회장이 국정감사를 회피하려 있지도 않은 건강상의 이유를 댄 것이라면 이후 있을 보훈처 종합감사까지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며 “직접 국감장에 출석해서 그간의 부정적 의혹을 해소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익명을 원한 상이군경회 한 관계자는 “보훈 병원서는 김 회장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그러니 배탈과 설사 증세만으로 1주일 입원 진단서를 내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박 의원은 김 회장이 가짜 서류로 유공자에 지정됐다는 것과 상이군경회의 탈세 및 편법적 사업 운영 문제 등의 사유로 김 회장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본인이 사드 찬성 집회를 주도하면서 야당의 표적이 됐다고 주장했다.

한편 ‘국회에서의 증언ㆍ감정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증인들이 명확한 사유 없이 국회 출석을 거부하는 것을 막기 위한 동행명령 제도가 있다.

법원의 강제구인과 같은 제도로 명령장을 본인이 직접 수령하고도 동행을 거부하면 벌금형 없이 5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한다.

하지만 현실에선 실효성이 없어 고액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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