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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 전액면제까지?…박원순 서울시장의 잇따른 초강수 배경은?

중앙일보 2016.10.09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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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 김현동 기자

야권의 차기 대선 주자 중 하나로 거론되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잇따른 ‘강수’를 던지고 있다.

박 시장은 6일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 ‘원순씨의 X파일’을 통해 “(서울시립대의 등록금을 전액 무료로 하는 방안을) 심각하게 고민해보겠다”고 밝혔다. “조선시대 성균관의 학비가 무료였다”는 한 참석자의 말에 “우리도 내년부터 전액 면제할까 봐”라며 화답하면서다. 박 시장은 지난 8월 광주에서 지지자들과의 만난 자리에서도 ‘서울시립대 전액 무료화’를 언급한 적이 있었다.

박 시장 측에서는 서울시립대 반값 등록금을 시정(市政)에서 가장 성공한 정책 중 하나로 꼽는다. 2011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서 이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던 박 시장은 당선된 뒤 2012년부터 이를 추진했다. 박 시장 측 관계자는 “이 정책 덕분에 박 시장이 20대층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각종 보육 및 복지 예산으로 재원 사정이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이같은 정책이 실제로 추진될지는 미지수다.

야권에서도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국민의당 소속 김용석 서울시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시립대 등록금을 완전히 면제하려면 1년에 약 190억원, 4년에 800억원 가까운 돈이 추가로 든다”며 “대규모 예산을 시립대에 더 주려면 지방재정계획 수립 때 고려했어야 하는데 내년도 계획에 충분히 반영됐는지 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또, 수혜 대상인 서울시립대 학생들의 반응도 아직까지는 미지근하다. 서울시립대 신호인 총학생회장은 7일 박원순 시장의 페이스북에 “현재 시립대 학생들은 등록금보다 주거 공간, 교육시설 투자, 일부 시민의 무분별한 캠퍼스 이용 등의 문제를 더 고민하고 있다”며 “좋은 의도는 알겠으나, 의도와 다르게 발생하는 여러 문제에 관해 토론하고 진지하게 생각한 뒤 시행됐으면 한다”고 적었다.

박 시장은 정부 방침에 대해서도 연일 제동을 걸며 주목을 받고 있다.

박 시장은 국회의 서울시 국정감사(4일)와 라디오 방송(5일)을 통해 “시위 때 경찰의 물대포에 투입되는 소화전의 물 공급을 차단하겠다”고 발언해 논란을 낳기도 했다. 경찰 측은 “서울소방재난본부의 관리감독을 맡고 있는 서울시가 소화전을 막을 경우 물대포는 물 부족으로 5분 이상 사용하기 어렵다”며 난색을 표했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6일 “(박 시장이) 서울시를 사유화한다”며 비판하기도 했다.

박 시장은 앞서 9월에는 정부의성과연봉제 추진을 비판한 뒤 “서울시에는 노조와 협의해 단계적 도입하겠다”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또 “대통령부터 성과연봉제를 도입해야하지 않냐”고도 했다.

이같은 박 시장의 연이은 강수에 정치권에서는 야권 주자로서 입지 다지기 위한 포석으로 바라보는 해석이 많다. 박 시장은 더민주의 대선 후보로 꾸준히 거론되고 있지만 문재인 전 대표와 격차가 꽤 벌어지며 안희정 충남지사ㆍ이재명 성남시장 등과 2위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대선후보 호감도 조사에서는 4~5%대에 묶여 있다. 지난 7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의 발표에서는 박 시장의 호감도가 4.9%에 머물러 이재명 시장(5.2%)에게 역전당했다.

박 시장 측 관계자는 “‘문재인 대항마’로서 입지를 구축해야 하는데 좀처럼 반등의 계기를 찾기 어렵다”고 고민을 토로했다. 또 이 관계자는 “호남 등 야권의 전통적 지지기반에서 박 시장에게 정부여당에 대한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주기를 기대하는 심리가 있다”며 앞으로도 이같은 행보를 계속해 나갈 것임을 시사했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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