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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원짜리 알루미늄테이프로 연비 10% 높일 수 있다?

중앙일보 2016.10.09 11:29
자동차 표면에 알루미늄테이프를 붙이기만 해도 연비와 주행성능이 향상된다면?

믿기 힘들겠지만 이를 입증한 실험 결과가 일본에서 발표됐다. 실험한 사람은 자동차 전문가인 일본의 토요타자동차 엔지니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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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자동차 포털사이트 '카워치(CarWatch)'에 최근 '알루미늄테이프 장착 테스트' 실험기가 올라왔다. 최근 출시된 스포츠카인 2017년형 '토요타 86GT'의 프리젠테이션 현장에서 발표된 놀라운 실험기였다.

토요타 86GT 개발 책임자인 타다 테츠야씨는 차체에 알루미늄테이프를 부착했을 때 주행성능의 변화를 2개월 간 실험한 결과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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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토요타 86GT(사진)로 알루미늄테이프 부착시 주행성능 변화를 실험한 토요타자동차 스포츠차량 통괄부 엔지니어 시시 토모히코(오른쪽)와 일본의 자동차 저널리스트 하시모토 요헹이. [사진=카워치 홈페이지]

그에 따르면 개발팀은 우선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알루미늄테이프를 자동차 앞뒤 범퍼 모서리와 전면 유리, 스티어링휠(핸들) 밑에 각각 붙이고 주행 테스트를 벌였다.

결과는 놀라웠다. 테이프를 붙이고 달리자 차체 후미와 핸들링이 미세하지만 안정되는 변화를 보였다. 실험자는 "위에서 짓누르고 있는 것 같은 안정감이 느껴졌다"고 했다.

카레이서로도 활동하고 있는 석동빈 자동차전문기자의 실험에선 더 구체적인 효과가 나타났다.

준비물은 철물점에서 1000원에 파는 알루미늄 테이프와 커터칼, 자. 작업시간은 30분.

범퍼 네 모서리에 테이프를 붙인 뒤 고속도로 12㎞를 시속 90㎞로 정속주행해 부착 전후의 연비를 측정했다.

그 결과 테이프를 부착하기 전에는 리터당 20.5㎞였던 연비가 22.5㎞로 10% 정도 상승했다.

석 기자는 "테스트 주행거리도 부족하고 주행성능 개선은 아직 느끼지 못해 좀더 테스트해봐야겠다"면서도 이 같은 변화를 놀라워했다.

타다씨가 밝힌 원리의 비밀은 자동차 표면의 정전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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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토요타 86GT 개발팀은 범퍼 네 모서리와 핸들 아래, 앞유리창에 알루미늄테이프를 붙인 뒤 주행성능 변화를 실험했다. [사진=카워치 홈페이지]

우선 자동차가 달리면 차체 표면의 양극(+) 정전기가 공기 중의 정전기(+)와 맞부딪혀 공기의 흐름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자동차의 직진 주행을 방해해 연비 저하와 주행성능에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이다. 타다씨는 "옛날 자동차는 철제 부품이 많아 정전기를 공기 중으로 방출하기 쉬웠지만 지금은 수지와 유리로 된 부분이 많아 갈 곳을 잃은 양이온이 차체에 모인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차체 중 수지와 유리 부분에 금속성 테이프를 붙이면 이를 통해 양이온이 공기 중으로 방출된다는 게 그의 논리다. 실제로 타다씨가 알루미늄테이프 부착 전후 차체의 정전기 발생량을 비교한 결과 부위에 따라 500볼트까지 치솟았던 정전기가 테이프를 부착한 뒤 150볼트까지 떨어졌다. 이것이 공기의 저항을 줄여 연비에도 도움을 준다는 게 타다씨의 주장이다.

이처럼 금속 테잎을 활용해 주행성능을 높인 시도는 이전에도 있었다고 타다씨는 전했다. 토요타의 인기 미니밴인 노아, 프로 박스, 사크 시드 등의 범퍼 내부에 금속 테이프가 부착돼있다는 것이다.

일본의 자동차 저널리스트 하시모토 요헤이는 "집에서 혼다 CR-Z에 호일을 붙여 실험해봤더니 같은 결과를 얻었다. 10만㎞ 달린 자동차가 6만~7만㎞ 정도 주행한 차처럼 느껴졌다"고 전했다.

유길용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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