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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5차 핵실험은 무수단 미사일에 핵탄두 탑재 위한 것”

중앙선데이 2016.10.09 01:36 500호 3면 지면보기
북한의 1차 핵실험 10주년(9일)과 노동당 창건 기념일(10일)을 앞둔 8일 북한의 핵 또는 미사일 도발이 임박했다는 징후가 동시다발적으로 포착됨에 따라 한·미 군 당국이 대북 연합 감시전력을 증강했다.



군 관계자는 8일 “우리 군의 RC-800(금강)과 RF-16(새매) 정찰기, 주한미군 U-2 고공 전략정찰기 등의 출격 횟수를 늘려 북한의 핵실험장과 미사일기지 등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군의 최신예 지상감시 정찰기인 E-8C 조인트 스타스도 한반도에 출격했다. 합참 지휘통제실의 책임자도 장군급으로 격상됐다.


노동당 창건일 D-1, 북 도발 징후

북한의 대외용 라디오 매체 평양방송은 “미제는 7일 오전 괌도의 앤더슨 공군기지에 둥지를 틀고 있는 핵전략 폭격기 B-1B(랜서)를 조선반도 주변 상공까지 비행시키면서 군사적 위협과 공갈을 감행했다. 6일엔 B-1B를 남조선 지역 상동사격장에 들이밀어 훈련을 광란적으로 벌여 놓았다”며 “우리 군대의 대응 역시 보다 철저하고 무자비하게 실행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부 당국도 북한의 도발이 임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3개 갱도에서 핵실험 준비로 추정되는 활동들이 포착됐고,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의 로켓 발사시설(서해 위성발사장)에서도 차량과 인력 활동이 활발한 것으로 한·미 정보 당국은 파악했다. 강원도 원산 일대에 배치된 무수단 중거리 미사일 기지에서도 이동식발사차량(TEL)의 움직임이 포착됐다. 이런 동시다발적 움직임은 극히 이례적으로, 정부 당국은 북한이 국제사회의 추가 제재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갈 길을 가겠다’는 의지를 보이려는 의도로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8일자에서 지난 6일 북한의 대표가 유엔 총회 군축·국제안전 담당 1위원회에서 한 발언을 전하며 “10대 우주국의 당당한 일원으로서 국제적 규정과 관례에 부합되게 투명성을 최대한 보장하며 광활한 우주 정복의 활로를 더욱 힘차게 열어 나갈 것이라고 확언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북한이 ‘위성’이라고 주장하는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시사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국내 전문가들 사이에도 “‘KN-08’처럼 그동안 행사에서만 공개됐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이 발사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북한이 만약 6차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미사일 탑재가 가능한 핵탄두의 완성을 시도할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정부 고위 당국자에 따르면 북한이 지난달 9일 강행한 5차 핵실험은 중거리 미사일인 무수단(사거리 3500㎞ 안팎)에 핵탄두를 탑재하기 위한 실험으로 확인됐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8일 “핵실험의 강도는 현장의 지질이나 분석방법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다”며 “지난 핵실험 강도가 공식적으로는 10㏏(1㏏은 TNT 1000t의 폭발력)으로 나왔지만 최대 12㏏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3월 북한이 핵폭발장치(기폭장치·미러볼)를 공개한 이후 다양한 루트를 통해 관련 정보를 수집해 왔다”면서도 구체적인 판단 근거에 대해선 “공개될 경우 우리의 정보 수집 수준과 루트가 드러날 수 있다”며 언급을 꺼렸다. 다만 “그동안 북한의 핵실험 준비상황과 휴민트(인적 정보) 등을 토대로 정밀분석을 했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원한 다른 당국자는 “북한이 보유한 무수단 미사일에 장착하는 일반 탄두는 직경 1.5m 안팎에 무게가 최대 950㎏ 이하지만 핵탄두는 일반 탄두의 절반 정도인 직경 70㎝ 안팎으로, 기폭장치 등을 포함한 탄두의 무게가 500㎏ 이하”라며 “핵실험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유사한 크기의 핵탄두를 제조하는 동향이 포착됐고, 이것이 이번 핵실험에 사용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핵무기는 핵물질(플루토늄 또는 고농축우라늄), 운반수단(미사일), 기폭장치 등 3요소를 갖춰야 완성된다. 결국 북한은 지난 3월 기폭장치를 공개한 뒤 6월 무수단 미사일 발사에 이어 핵실험을 통해 탑재 가능성을 보여 준 것이다.



북한의 핵무기 실전 배치가 초읽기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익명을 원한 군 관계자는 “북한이 아직 수소폭탄급을 제조할 수준에는 도달하지 못했지만 이미 등장한 지 수십 년 된 핵분열탄을 미사일에 실을 수 있는 수준엔 거의 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단거리나 장거리가 아닌 무수단 미사일을 선택한 건 군사적 효용성 때문인 것으로 정보 당국은 보고 있다.



지난 6월 발사에 성공할 당시 북한은 3000㎞를 넘게 쏠 수 있는 미사일을 각도를 높여 쏘는 소위 ‘고각발사’를 통해 400㎞를 날렸다. 국책연구원의 한 연구위원은 “그동안 한·미는 무수단 미사일의 최소사거리를 500㎞ 정도로 봤지만 북한이 400㎞를 쏘면서 한반도도 무수단의 사정권에 들어가게 됐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무수단 미사일에 핵을 탑재해 괌과 일본, 한국을 동시에 노리겠다는 의도가 숨어 있다고 한다. 정부 당국의 판단과 북한의 주장을 고려하면 북한은 지난 핵실험으로 무수단 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는 핵무기 표준화에 성공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는 결국 적어도 무수단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핵탄두의 다량 생산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는 의미다. 단거리(스커드)나 장거리(대포동 2호 등) 미사일에 장착 가능한 핵탄두를 실험하기 위한 추가 핵실험이 이어질 것이란 뜻도 된다.



 



 



정용수·이충형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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