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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연, 측근 비리사건 관련해 학부모단체서 검찰 고발…국감서도 질타 이어져

중앙일보 2016.10.07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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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조문규 기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5일 시민단체로부터 '직무유기 및 직권 남용'으로 중앙지검에 고발 당했다. 6일 국회 교문위 국정감사에서는 "측근 비리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축소·은폐하려는 정황이 보인다"고 집중 추궁당했다.

교육청, 전 비서실장 검찰 조사 중인 사실 통보 받고도 사직서 '최종 결재'
조 교육감, "담당자의 단순 실수"라 해명. 정정공문 별도 작성해 결재 번복
교육청 홈페이지, 전 비서실장 사직서 관련 결재 문서만 정보공개 누락도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과 대한민국애국시민연합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검찰 수사 중인 비서실장의 사직서를 최종 승인한 사실에 대해 "수사 중인 공무원의 의원면직 불허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포기한 '직무 유기'이자, 위법적인 내용의 결재를 강행한 '직권 남용'에 해당한다"는 내용의 고발장을 제출했다.

지난달 28일 5000만원 뇌물수수 혐의로 체포된 조현우 서울시교육청 전 비서실장은 2년 계약 임기직으로 2014년 8월 조희연 교육감의 비서실장에 임명돼 올 8월 11일 임기 만료됐다. 하루 뒤인 8월 12일 연장 계약을 체결해 2018년 8월 11일까지 일반임기제 지방서기관으로 임명된 상태였다. 교육청 관계자는 "재계약 직후인 8월 20일 돌연 사의를 표명한 뒤, 지난달 5일부터 유급휴가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는 이후 서울시교육청의 처리 과정을 문제 삼았다. 서울시교육청은 조씨의 의원면직서를 처리하던 중 지난달 13일 검찰로부터 조씨가 수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통보받았다. '서울특별시교육감 소속 지방공무원 비위공직자의 의원면직 처리 제한에 관한 규칙' 제3조와 4조에 따르면 의원면직 신청자는 반드시 수사 기관의 검증을 거쳐 비위 사실이 없는 경우에 한해 의원면직을 허용하게 돼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검찰 수사중인 조씨의 의원면직서를 박춘란 부교육감의 대리결재로 23일 최종 수리했다. 당시 조 교육감은 덴마크·핀란드 출장 중이었다. 조 교육감은 출장에서 돌아온 27일 의원면직 결재를 번복했다.이미 교육청 전자문서 최종결재가 이뤄져 수정이 불가능한 상태라 정정공문을 별도 작성해 처리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검찰 공문이 2장이었는데, '수사중'이라는 내용이 앞면이 아닌 뒷장에 적혀 있어 확인하지 못했다"며 "담당 공무원의 단순 실수"라 해명했다.

국정감사에서는 "실수가 아닌 고의"라는 지적이 나왔다. 새누리당 한선교 의원은 "교육감이 (측근 비리를) 관대하게 처리하려고 했던 것 아니냐"며 "만약 실수라면 박춘란 부교육감이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라고 다그쳤다. 조 교육감이 측근인 조 전 비서실장의 비위를 징계하지 않기 위해 사직서를 서둘러 받아준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측근 감싸기 정황은 또 포착된다. 서울시교육청 홈페이지(sen.go.kr)에서 공개하는 결재문서 중 조 전 비서실장과 관련된 문서만 일관되게 누락돼 있다. 다른 공무원의 비위 사실이나 인사 동향은 모두 공개돼 있다. 조 전 비서관의 의원면직과 관련된 박 부교육감의 최종 결재와 조 교육감의 결재 정정공문만 빠졌다. 새누리당 김세연 의원은 "특정인의 비위 사실에 대한 문서만 누락한 것은 담당자의 단순 실수가 아닌 교육감의 의도적 은폐"라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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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계 관계자는 "조희연 교육감이 취임 직후부터 청렴을 공언했던만큼 교육감의 측근 비리 축소·은폐 시도가 더 충격적"이라 입을 모았다. 이경자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 상임대표는 "측근 비리는 물론 잘못된 일처리로 서울 교육이 조롱거리가 됐음에도, 자신의 잘못이나 책임이 아니라 '직원의 단순 실수'라 떠넘기기에 급급한 모습은 교육계 수장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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