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300만원 없어서'…파리에서 한국인 부부 자살

중앙일보 2016.10.07 08:26
기사 이미지

3개월치 월세가 밀려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한국인 부부가 살던 파리 근교의 아파트.

프랑스 파리의 근교 빌쥐이프(Villejuif)의 한 아파트에서 한국인 부부가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프랑스 언론 '르 파리지앵'에 따르면 시신이 발견된 건 지난 3일 오후 1시쯤이었다. 남편은 60세, 아내는 49세였다. 그들은 문고리에 각자 목을 매 숨진 것을 이웃 주민이 발견했다.

테이블에 서툰 불어로 쓴 유서가 있었다. '저희는 연락할 가족과 친구가 없습니다. 보증금(1350유로ㆍ한화 약 183만원)은 집세 대신 집주인에게 전달해주세요. 미안합니다.' 옆에는 반지와 휴대전화, 68센트가 놓여있었다. 그리고 한국어로 써있는 유서도 함께 있었다고 르 빠리지앵은 전했다.

이웃 주민들에 따르면 그들은 불어를 거의 못했지만 예의 바르고 아주 우아하게 이웃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하곤 했다고 한다. 이들은 자살한 아파트에서 6년 가량 살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숨진 부부는 3개월간 월세가 밀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약 2500유로, 한화로 325만원 정도다.

한국인 부부의 자살은 프랑스인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궁핍한 생활을 못 견뎌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은 프랑스 사회에서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프랑스는 외국인 유학생에게마저 월 200유로 가량의 주택보조금을 지원할 만큼 복지제도가 잘 갖춰져 있다. 다만 불어를 거의 하지 못했던 부부가 복지 지원을 받기 위한 행정절차를 몰랐을 수 있다.

프랑스 경찰은 부부의 시신을 부검해 정확한 사인을 가릴 예정이다.

유길용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