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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다가 울다가…‘카타르 킬러’ 손흥민이 끝냈다

중앙일보 2016.10.07 00:35 종합 28면 지면보기
한국 3-2 카타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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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이 한국 축구를 구해냈다. 6일 카타르와의 경기는 그의 50번째 A매치였다. 손흥민이 후반 12분 오른발 슛으로 결승골을 터뜨리고 있다. [수원=뉴시스]

가슴 졸인 한판이었다. 울다가 웃은 90분이었다. 결과는 한국의 3-2 역전승. 카타르와의 공방전은 해피엔딩으로 끝났지만 한국 축구는 여전히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중동팀만 만나면 고전을 면치 못하는 징크스는 이날도 계속됐다. 그나마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는 손흥민(24·토트넘)과 기성용(27·스완지시티)의 건재를 확인한 게 소득이었다.

2013년 이어 카타르전 또 결승골
‘만능 키’기성용도 1골 1도움 활약

뻥뚫린 측면 수비 여전히 숙제
11일 이란 원정 앞두고 보강 시급

말레이시아인 주심 판정도 논란
중국은 홈서 시리아에 0-1 패배

양팀이 2-2로 팽팽히 맞선 후반 12분. 상대 수비수 사이를 파고드는 공격수 손흥민을 발견한 미드필더 기성용이 절묘한 스루패스를 찔러줬다. 손흥민이 지체 없이 오른발로 감아찬 볼은 날카로운 포물선을 그리며 상대 골대 오른쪽 구석에 정확히 꽂혔다. 역전골이자 결승골이었다.

한국축구가 중동의 복병 카타르를 꺾고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A조 3차전에서 승점 3점을 추가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47위 한국은 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카타르(85위)와의 경기에서 5골을 주고 받는 난타전 끝에 3-2로 이겼다. 한국은 지난달 중국전(3-2승)과 시리아전(0-0무) 전적을 묶어 2승1무 승점 7점을 기록했다. 전반은 졸전이었다. 전반 11분 기성용이 상대 아크 서클 외곽에서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시도해 선제골을 터뜨렸지만 수비수 홍정호(27·장쑤 쑤닝)가 위험지역에서 파울로 페널티킥을 내줘 5분 만에 동점을 허용했다.

전반 종료 직전에는 역전을 허용했다. 왼쪽 측면을 파고든 카타르 주장 하산 알 하이도스(27)의 패스를 카타르의 주포 세바스티안 소리아(33)가 오른발로 마무리했다. 포백 수비라인은 전체적으로 엉성했고 볼 처리도 늦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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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동원(左), 기성용(右)

울리 슈틸리케(62·독일) 감독은 후반 들어 전술과 선수를 과감히 바꿨다. 석현준(25·트라브존스포르)을 대신해 들어간 1m96cm의 장신 공격수 김신욱(28·전북)이 동점골의 물꼬를 틔웠다. 후반 10분 상대 위험지역 정면에서 김신욱이 상대 수비와 경합하며 머리로 떨군 볼이 수비수의 클리어링 실수로 흘러나오자 지동원(26·아우크스부르크)이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기세가 오른 한국은 2분 뒤 기성용과 손흥민의 합작골로 스코어를 뒤집었다.

손흥민은 카타르를 상대로 두 경기 연속 역전골을 뽑아내며 ‘카타르 킬러’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2013년 3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카타르와의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손흥민은 1-1 동점이던 후반 종료 직전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려 한국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3년 만에 다시 치른 카타르전은 손흥민의 50번째 A매치였다. 후반 43분 손흥민이 김보경(27·전북)과 교체돼 벤치로 향하자 3만2000여명의 팬들은 그에게 박수를 보냈다. 손흥민은 “전반을 마치고 선수들이 당황했다. 어려운 경기였지만 정신적으로 극복해서 승리했다. 이란에 가서도 승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트랜스포머(변신 로봇)’ 기성용의 멀티 능력을 확인한 것도 긍정적이다. 기성용은 전반 선제골과 손흥민의 결승골 어시스트로 공격에 기여했다. 후반 들어 수비수 홍정호가 경고누적으로 퇴장 당한 이후에는 곽태휘(35·서울)가 투입되기까지 중앙수비수 역할을 대신 맡아 어수선한 수비진을 이끌었다. 골키퍼 김승규(26·빗셀 고베)는 2실점했지만 후반 중반 이후 잇단 선방으로 카타르의 파상 공세를 적절히 막아냈다.

말레이시아 출신 주심은 엉성한 판정으로 경기의 품격을 떨어뜨렸다.

전반 종료 직전 기성용의 헤딩 슈팅이 상대 수비수의 팔에 닿았지만 핸드볼 파울을 선언하지 않았다. A조 다른 경기에선 시리아가 중국을 1-0으로 꺾고 1승1무1패(승점 4)가 됐다. 홈 경기에서 패한 중국은 1무2패(승점 1)에 그쳤다. B조의 일본은 이라크를 맞아 후반 추가 시간에 결승골을 넣어 2-1로 힘겹게 이겼다. 축구대표팀은 7일 4차전(11일) 장소인 이란의 테헤란으로 향한다.

수원=송지훈·박린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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