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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오디세이 2016 참가자 릴레이 기고 <7> 왜 러시아인가?

중앙일보 2016.10.07 00:20 종합 33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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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태
㈜신정 글로벌 대표이사

선열들이 조국의 광복과 평화를 위해 몸으로 맞서 싸웠던 역사의 현장에서 보낸 5박6일간의 평화오디세이는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방안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값진 시간이었다.

석유·가스 자원 많은 블루오션
노력 없이 특혜만 바라며 외면
극동지역 인프라·영농 개발과
수산업·제2 개성공단 가능성


러시아는 중국과 마찬가지로 36년간의 일제강점기를 극복하기 위한 투쟁의 장이었다. 그럼에도 러시아는 중국에 비해 우리에게 아주 먼 나라로 인식되고 있다.

러시아는 지리적으로 남북관계에 아주 중요하다. 경제적으로도 우리가 필요한 석유·가스·석탄·광물 등 많은 자원이 있고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크며 돈이 되는 블루오션 시장이다. 유럽·중국·일본 기업들은 기를 쓰고 이 시장의 진입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우리는 외면하고 있다. 그 이유는 러시아의 정치·경제·사회·문화·언어 등을 제대로 파악하려는 노력보다는, 그들이 주는 특혜만을 누리겠다는 얄팍한 상혼과 편법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안일한 사고 때문이다.

러시아 비즈니스는 파트너 선정이 성공의 열쇠다. 러시아는 중국보다 관계를 더 중시한다. 누가 파트너가 되고 누가 소개하느냐에 따라 비즈니스 결과는 99% 이상 결정된다. 그동안 우리는 주변인과의 비즈니스로 낭패를 당한 경험이 많다. 이를 러시아 전체의 비즈니스 상황으로 왜곡하고 신뢰할 수 없는 집단으로 간주하는 사례를 자주 목격한다. 지피지기면 백전불패라 했다. 러시아를 제대로 이해하고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할 수 있도록, 그들이 관심을 갖고 우리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명분을 만들어 시장을 선점하는 방안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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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우수리스크 인근의 현대 농장. 여의도의 77배 면적인 2만㏊의 농지를 확보하고 현재 콩과 옥수수를 생산하고 있다. [사진 김현동 기자]

첫째, 극동지역의 인프라 개발 참여다. 러시아는 극동지역의 인구 감소(10년간 약 200만 명)에 위기감을 느끼고 극동지역 개발을 푸틴 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선정했다. 12개의 선도구역 개발과 블라디보스토크를 자유항으로 지정하고 각종 행정과 세제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법과 제도의 미비로 인한 불신은 상당부분 해소되었고 또 개선해가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열린 제2차 동방경제포럼(9월 2~3일)에 한국과 일본의 정상은 물론 대규모 경제사절단을 초청해 정상회담과 상호간의 경제협력 방안을 협의했다. 그들은 우리를 마냥 기다려주지 않는다. 중국과 일본, 아세안, 유럽 기업은 경제제재 아래서도 하루가 멀다 하고 투자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뒷전만 배회하다 러시아 시장 전체를 놓칠 수 있는 긴박한 상황임을 직시해 우선 시장을 선점한 다음 구체화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환경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둘째, 연해주를 중심으로 한 영농 개발 참여다. 현대중공업은 콩·옥수수·귀리를 연해주농장(약 3000만 평)에서 경작하고 있다. 땅값이 싸고 영농환경이 조성돼 있으며 우리와 지리적으로 가까워 최적지로 평가하고 있다. 나아가 큰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모스크바 인근의 영농 개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중소, 중견 기업과 개인의 해외영농개발을 위한 금융지원 프로그램이 부족하다. 현재 지원보다 융자 위주로 구성된 금융프로그램을 정부나 국책기관이 초기 단계에 일정 부분 지분참여를 하고 수익을 배분하는 시스템 등의 지원책이 절실하다.

셋째, 수산업 클러스터 투자 참여다. 2015년 통계에 따르면 우리는 수산물의 18.9%(7억5000만 달러)를 러시아에서 수입하고 있다. 러시아는 극동지역 개발을 위해 수산물 조업을 위한 선박건조 및 구매, 가공공장, 냉동창고, 양식 등에 투자하는 기업에 수산물 쿼터의 20%를 배정하는 파격적인 정책을 펴고 있다. 이를 잘 활용하면 수산물 쿼터 확보는 물론 양질의 먹거리를 우리의 식탁에 싸게 공급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개성공단을 대체할 산업단지 참여다. 나진과 하산 및 훈춘을 잇는 산업단지 조성에 참여하는 것이다. 당초 남북관계의 부침에 따라 개성공단 가동중단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 하산에 북한의 노동력과 남한의 자본 및 설비를 유치해 경제특구(SEZ)를 조성하는 것이 골자였다. 러시아는 우리의 참여 의지가 불투명하자 중국이 동해로 길을 열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하며 훈춘을 포함했다. 늦었지만 우리가 이를 잘 활용하면 무역장벽 없이 러시아와 중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 투자환경도 우리에게 유리하다. 루블화의 약세(달러당 30루블→65루블)로 경제제재가 해소되면 우리의 외환위기 때 론스타와 같은 투자수익의 실현도 기대된다.

이렇듯 우리가 좀 더 적극적으로 러시아에 다가간다면 우리 경제의 탈출구는 물론 남북·중국·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에도 기여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앞당기는 계기도 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러시아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유진태 ㈜신정 글로벌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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